구조 3일 째의 키티. 오른쪽 눈은 심한 결막염 때문에 제대로 뜨지도 못했고 콧물은 그렁그렁 누런 콧물이 나오고 입안엔 구내염으로 인한 악취가 심했던 상황. 심한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염증 수치 증가 이외에는 어린 나이임을 고려하면 있을 수 있는 약간 낮은 빈혈 수치 외 기타 혈액학적 수치는 정상.
가온 처치, 수액 처치, 소염제 및 항생 처치를 적극적으로 한 후, 며칠 만에 눈에 띄게 좋아진 키티. 밥 먹으면, 잔다냥. 몸무게는 발견 당시 겨우 400그람 후반이었던 키티. 어금니는 모두 자라 있었지만 몸이 심하게 말라 갈비뼈와 엉치뼈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상태였습니다.
임상 진료를 보다 보면, 정말 많은 길냥이들을 보게 됩니다. 냥줍 하는 사람도 다양하지만, 냥줍 당한 고양이의 상태도 다양합니다. 잘못 불면 꺼질 것 같은 희미한 생명을 지닌 친구부터, 어떻게 이렇게 괜찮지? 싶을 정도로 건강한 고양이들까지... 또는 그런 고양이들의 운명도 다양하지요. 보호자의 다양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포기되거나, 좋은 집을 찾아가는 운이 좋은 고양이들 까지. 정말 세상은 요모조모이고 어렵습니다. 다음은 저처럼 길냥이를 냥줍 한 보호자들을 위해, 그리고 냥줍을 당한 제2의 키티들을 위해 쓰는 글입니다. 어떠한 숨이든지 우리는 좋은 결말을 위해 나아가야겠지요.
먼저 이번 글의 주제는 고양이의 나이 알아보기와 그 주기에 따른 에너지 요구량을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게 되겠습니다. 비교적 냥줍을 한 고양이의 vital 이 매우 양호한 편이라면, 병원에 데려오시기 전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밥 주기'가 되겠지요. (밥을 스스로 넘기기도 힘든 상태의 고양이라면 바로 병원에 데려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밥을 먹다가는 오연성 폐렴이 오기 쉽습니다;;)
고양이는 개에 비해 비교적 천천히 자라는 편입니다.(당연히 사람보다는 빨리 자라지만요.) 고양이의 life stage, 즉 생애 단계는 크게 6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새끼 고양이(kitten)는 출생에서부터 6개월 까지, 청소년기(junior)는 7개월에서 2년 까지, 청춘기(prime)는 3~6세, 성숙기 (mature)는 7~10세, 노령기 (senior)는 11~14세, 고령기 (geriatric)는 15세 이상으로 나뉩니다.(아니, 고양이가 15세 이상도 살 수 있냐고요? 네. 예를 들어 네바 마스커레이드라는 품종은 평균 연령이 15~20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영양과 생활환경, 예방 및 치료를 토대로 할 때이며,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5년이 채 되지 않지요..)
그렇다면, 처음 마주한 이 고양이가 어떻게 새끼 고양이인지, 청소년기인지, 또는 청춘기나 성숙기, 고령기의 고양이 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제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빨'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고양이는 앞니와 송곳니가 먼저 자라게 되고 4개월 미만 고양이에서는 어금니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게 되면 고양이는 영구치와 같은 성묘의 이빨을 가지게 되지요. 대부분 1 연령 이하의 고양이들은 이빨이 매우 하얗고 깨끗한 편입니다. 고양이가 5세를 넘어가게 되면 이빨이 닳은 자국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또는 몸무게로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성장곡선은 고양이가 건강한 상태로, 적절한 생애 주기별 영양공급이 이루어졌을 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빨'보다는 활용도가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어미가 보이지 않고 혼자 배회하거나, 이미 사람 손을 타게 되었거나, 안구질환 이외에 큰 특이사항이 없는 건강한 고양이라면 다음의 그래프를 참고할 수 있겠지요. 다음은 colorado animal rescue에서 발행한 새끼 고양이 주령 별 평균 몸무게입니다.
이에 따르면 고양이는 하루에 10그람 이상 체중이 불어나야 하나,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길고양이들은 질병 상황으로 인해 또는 굶주림으로 인해 이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은 또한 같은 곳에서 발표한 새끼 고양이 발달단계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새끼 고양이가 질병상태에 있어 눈에서 고름이 나온다거나 심각한 외이염을 앓는 등 아픈 상태라면 그저 참고용이 되겠지요.
일일 에너지 요구량은 휴식기 에너지양(RER)을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다음은 the veterinary nurse에서 제시한 글에 나와있는 본문 내용입니다.
(1) RER = (30 x bodyweight in kg) + 70 However, for animals weighing less than 2 kg or over 30 kg, the logarithmic formula can be used: (2) RER = 70 x (body eight in kg)^0.75
즉 2킬로 이하나 30킬로 이하에서는 휴식기 에너지양은 밑의 공식을, 그 외에서는 위의 공식을 써야 RER이 나옵니다.
RER을 구하셨으면 고양이의 생애 단계와 관련된 수치를 곱합니다. 다음은 TVN(today's veterinary nurse)에서 제시한 자료입니다.
성묘의 경우, 유지 에너지양(MER)은 최소한의 활동성을 가진 실내 고양이는 rer의 1.0에서 1.2를 곱하고 활동적이고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는 1.4~1.6을, 활동적이며 중성화된 고양이는 1.2에서 1.4를 곱하면 되지만, 새끼 고양이의 경우 다음을 참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도움이 되셨는지요?
다음엔 건강한 새끼 길고양이가 아닌 질병상태에 따른 길고양이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키티를 발견한 지 3주째 되는 가장 최근 모습의 키티. 이제 제법 커서 700그람 후반 정도가 되고, 각결막염을 완전히 개선하진 못했지만 두 눈은 더욱 또렷해지고 장난기가 많아졌다. 아직 일 킬로가 넘지 않아 XS짜리 옷도 큰지라, 양말을 잘라 옷을 만들어 주었더니 나름 잘 입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