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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언니selfmotivator Jan 22. 2021

어떻게 한 거야?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가능하게 만든 노하우

1. 직장인 혹은 직업인

2. 논문 쓰는 대학원생


쉽지 않은 사회적 신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글을 생산할까 고민하다, 내적으로 자신의 의지와 외적으로 환경 및 타인의 요소라는 관점에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제가 직장인 신분이던 시절 (현재는 직업인),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선후배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직장 다니면서 대학원 다니는 게 가능해요?"

2. "박사과정이면 일반대학원일텐테 회사에서 뭐라고 안 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직장 다니면서 대학원 다니는 거 가능합니다.


가능합니다.

목표가 단단하고 의지가 확실한 사람이라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대학원 진학보다 더 한 것도 이루지 않겠습니까?

제가 대학원을 가게 된 것은 몇 달 전의 글에서 간략히 소개했었습니다만, 비서로서 경력을 전문적으로 확장하고 싶었습니다. 성장에 목말랐던 한 직장인에게 배움의 기회는 정말 간절했습니다. 그러다 석사논문을 쓰면서, 언젠가는 사회실무경력을 오래 쌓은 후에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학계 연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박사과정까지 오게 되었네요.


 부분에서 저는


"그렇게 학계에 이바지하고 싶은 목표가 있으면 직장 그만두고 공부만 하지, 힘든 두 개의 길을 다 끌어안고 가려는 것은 당신의 욕심 아니냐?"


라는 비판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항변을 하자면, 직장을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제가 있는 분야(비서)는 훗날 학교로 임용될 때 사회실무경력(산업군 10년 이상의 경력)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경력  10년은 채우고 그만 두고 싶었습니다. 둘째, 현실적인 이유에서 월급이 재정수입의 원천이었기 때문에 병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직장인 대학원생분들이 직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번 질문은, 목표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그 목표와 의지는 상당히 구체적이어야 하고, 계획적이어야 하고, 스스로 점검하는 장치가 꼭 필요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여러분 퇴근하고 뭐하세요?

어떤 분들은 맛있는 저녁을 차려 드실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코로나만 아니라면) 헬스장에 가셔서 운동을 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자격증 취득을 위해 스터디 카페 같은 곳에서 공부를 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다 귀찮아서 아무 생각 없이 TV 보면서 머리를 식히는 분들도 계실 테고,

어떤 분들은 연인과 데이트 하며 맛집 탐방을 하고 SNS에 올 릴 사진을 촬영하실 수도 있을 테고요.


이처럼 직장인들에게 퇴근 이후의 시간 활용 방법은 매우 다양한데, 저를 포함, 대학원 동기들(대부분 직장인)은 다양한 옵션 중 하나인 대학원 진학과 학위과정을 선택한 것뿐입니다. 다만 대학원 진학은 다른 옵션보다 돈과 시간이 꽤 많이 들어가는 장기적인 취미(?)이고, 개인의 목표와 의지가 그 어떤 옵션들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다른 취미와 구별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대학원 다니는 것에 대해 회사에서 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있었던 조직에서는, 제가 아는 한, 별다른 쓴소리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석사과정도 일반대학원 소속이었고,  주간시간에 열리는 수업도 들었습니다.

박사과정은 그 운영 목표 자체가 아카데믹에 100% 집중된 분야라 모든 대학들이 일반대학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cf. 일반대학원과 기타대학원의 차이점은 글의 맨 하단에 설명을 달아 두었습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서른이 되기 전 외국계로 이직을 할 수 있었고, 계속 외국계 기업들로만 옮겨 다니면서 조직문화가 좋은 곳으로 입사할 수 있도록 저의 커리어를 관리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대학원을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틀, 분위기보다는 저의 직속 상사와의 관계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저의 상사에게 대학원 진학하기 전부터 매 해 인사평가 자리를 포함하여, 대학원 진학에 대한 저의 커리어 계획을 2년 간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상사에게 조금씩 예고를 했었던 것이죠. 원 소속이 직장이었던 만큼, 아무리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대학원 진학이라지만, 회사 업무에 일말의 지장이 될 만한 요소가 있다면 (예: 주간대학원이라 근무 시간 중에 수업이 있는 경우), 직속 상사와 반드시 사전에 상의를 하는 것이 기본 매너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속 상사도 사람인데, 본인 부하직원이 갑자기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하면 놀람, 걱정, 우려 등 복합적인 감정이 들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직속 상사도 저와 똑같은 월급쟁이 신분이지만, 그래도, 저보다 더 사측의 입장에 계신 분일 확률이 높고, 얘가 공부한답시고 업무를 소홀히 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부터 들 것입니다. 그런데 미리 단계별로 직원의 꿈과 진로 계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예고를 한다면,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게 됐다는 충격은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상사와 본인이 협상할 수 있는 발판을 미리 마련하게 된다는 유리한 고지를 취게 됩니다.


저는 일을 할 때도 그렇고, 대인관계에서도 그렇고 사전고지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사전고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의 배려, 즉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나오는 최대의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사후에 고지할 수도 있지, 그걸 어떻게 늘 미리 얘기하냐 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건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전고지는 내가 의지만 있으면,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한다고 해서 나에게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손해가 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단계별로 예고를 했고, 입학통지서를 들이밀었고, 수강신청 단계에서 저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상사와 협상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세 차례 정도 미팅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떤 학기에는 저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도 했고, 어떤 학기에는 매주 반차를 써서 주간수업을 들었던 학기도 있었습니다. 학기마다 개설과목이 다르니, 수강신청 때마다 늘 상사와 미팅을 통해 그때그때 타협안을 찾아갔습니다.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위해, 근무시간 주 40시간은 반드시 지키면서 말이죠. 그리고 회사는 개인의 연차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금지할 수 없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주 40시간이 안 나올 경우에는 저의 연차를 사용했습니다.


상사의 조언에 따라 팀원들에게 제가 학교를 다니고 있음을 공개했고, 학교 다니느라 일 펑크 낸다는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어서 어떻게 보면 학교와 병행하기 전보다 더 열심히 업무에 신경 쓰고 완벽을 기했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비서로서 더 이상 성장할 기회가 없었고, 외부에서 기회를 가까스로 찾았는데, 이 정도 노고쯤이야 성장통으로 간주하고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학교 수업을 포기하고 (어쩌다 한 두 번 결석과 지각은 나 혼자 겪는 피해지만, 업무는 한 번의 펑크가 나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 야근을 한 적도 있고, 주말에 조용히 회사에 나가 주중에 못다 한 업무를 마무리하기도 한 걸 보면, 이 병행러의 길이 다른 취미를 가진 일반 직장인들보다 2-3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결국,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아무 변화도 하고 싶지 않은 욕구의 수준을 넘어설 때, 사람은 동기부여가 되고,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는 것을 하루하루 업무와 연구를 병행하며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외국계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스토리 아니겠느냐 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위 1번에서처럼 그 누구보다 확고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서든 방법을 찾았을 것 같습니다. 핵심은 회가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외국계 기업이든, 회사의 조직형태보다 본인 직속 상사와 지속적 커뮤니케이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공부하는 것이 나쁜 일도 아니잖아요? 최대한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깨지 않는 선에서, 부하직원을 성장시키는 것은 조직에서 리더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책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십을 전공하는 박사과정생이라서 하는 주장이 아닌, 실무적 관점에서 존경받는 리더는 직원들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협조해 주는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제 상사가 저의 경력개발에 회의적이고, 시작조차 못하게 하는 상사라면 저는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거나 다른 계획을 세우고 당당하게 그분께 사표를 던질 것 같습니다. (제가 마지막 직장을 퇴사하게 된 배경이 이 점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는데, 조만간 별도의 글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분께 사이다 발언과 함께 사표를 던졌습니다.^^)


직장인분들 중에 혹시라도 성장 욕구가 조금씩 꿈틀대고 계신다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설계해 보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직장과 대학원 병행 6년 차 제 경험 상, 뭐든 시작이 어렵지 일단 한 번 발을 들여놓잖아요? 그럼 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가게 되어 있더라고요. ^^

 

오늘도 성장하는 #주경야독러

셀프모티베이터 하얀언니

(사진출처 gettyimage)


주) 일반대학원과 기타대학원 (특수대학원, 전문대학원, 통번역대학원, TESOL 대학원 등)의 차이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일반대학원은 학부생들처럼 09:00-18:00 주간시간에 교과목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기타대학원은 산업계에 있는 분들 중 전문성 향상에 대한 니즈가 있는 분들을 위해 운영하는 과정으로 직장인들이 대다수인 점을 고려하여 야간에 교과목이 개설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기준은 일반대학원은 academic 이 주요 기조라 졸업요건 중 논문이 필수인 곳이 많지만, 기타대학원은 practical이 주요 기조라 논문은 선택인 곳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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