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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언니selfmotivator Nov 14. 2020

비서인식개선 좌담회에 참석하다

비서인생 피날레

2020.08.26 / 19:00-21:30 / ZOOM 화상회의


한국비서학회 소개로 한국일보 기자님께서 마련해 주신 좌담회에 참석했다. 이 좌담회의 목적은 아래와 같았다.


* 비서를 바라보는 일부 왜곡된 사회적 시선을 변화시키기 위함

*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안타까운 사건을 예방하고, 나아가 비서 성추행 사건의 부각으로 비서직을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학생들, 현직 비서님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줄여가고자 함

* 인터뷰 내용의 핵심은 ‘비서직’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임


아무 보상없이, 순수히 현역비서로서 정말 위와 같은 목적에 동참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었다. 다만 당시 수도권 강한 태풍예보로 인해 한국일보사로 가지는 못했고 퇴근 후 ZOOM 화상회의로 참여했다. 내가 현역비서로서 마지막으로 이룬 작은 업적이자 피날레로 손색이 없었던 재능기부 자리였다.


당시 받은 사전질문지와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을 간략히 기록하고자 한다.

전현직 비서님들, 미래 비서님들이 많이 읽어 주셔서 현업에서 비서 인식 개선에 열심히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



Q. 비서, 어떤 일을 하는 직군인지, 현직 비서분의 경우 하루 일과에 대해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표준국어대사전에 정의된 비서란 일부 중요한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직속되어 있으면서 기밀문서나 사무를 맡아보는 직위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으로 기재되어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비서는 "조직의 의사결정자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좌하여 그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사람" 이다. 일부 개인업무가 있을 수 있으며, 신뢰가 쌓여진 상사-비서의 관계인 경우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기밀유지력이 상당히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하루일과는 매일 다르지만, 주로 다음과 같다.

* 비서: 우편물 관리, 집무실 환경정비, 일정 관리 및 조율, 출장 관리, 법인카드 경비 처리

* 행정: 각 부서 예산 관리, 벤더 비용 관리, 부서 대내외 행사 총괄, 외부교육 참관 후 내부교육 진행(디브리핑), 부서 관련 데이터베이스 취합 및 관리, 문서 파일링 및 보관



Q. 비서직을 맡은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해야 하고, 또 비서직을 고용해 같이 일하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같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A. 소속된 조직의 유형, 보좌하는 상사의 국적이나 직위에 따라 비서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상사가 지시하는 것만 처리하는 수동적인 마인드보다, 상사가 총괄하는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해보려는 능동적인 마인드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Q. 비서직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는데(단순반복적 업무 등) 현재 비서업무를 하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가?

A. 10년간 비서를 해오면서 단 하루도 단순반복적 업무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단순반복적 업무는 디폴트로 세팅되어 있지만, 그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상사와 협의하여 실행에 옮기는 등 업무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Q.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에서 비서와 상사는 밀접대면직군인데 대처 방안 등은

A. 밀접대면직군을 꼭 비서와 상사로 국한하지 않았으면 한다. 상사는 하루 일과 중 본인 비서보다 다른 실무진 및 외부 손님분들과 더 긴밀하게 협업하는 일정이 훨씬 많다. 오히려 비서는 아침에 출근하실 때 업무 보고 드리고 나면 하루 중 밀접대면하여 뵐 일이 다른 실무진들에 비해 적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소속된 회사의 경우, 3월부터 5월까지 회사 방침에 따라 격일 재택근무를 했고, 가급적 상사의 재택근무 일정과 맞추려 했으나 보좌하는 상사가 다수다 보니 모든 분들의 일정을 다 맞추지는 못했다. 회사 규정 상 밀리면 안되는 경비처리를 위해 전달받아야 할 원본서류 수령을 위해 사무실에 출근하여 처리한 바 있으나, 그 이외에 다른 업무는 모두 화상회의 및 이메일로 보고하였다. 6월부터 8월 중순까지는 주 1회 원격근무 체제로 도입, 가급적 대면보고를 지양했고 불가피하게 대면해야 할 경우 마스크 쓰고 회의에 참석하였다. 현재는 8월 18일부터 다시 격일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Q. 4차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비서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비서직도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하던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인공지능비서가 제공하게 될 서비스는 인간비서가 하는 업무 중 단순반복적인 업무가 주가 될 것이다. 단순반복적인 업무만 하는 비서는 결국 인공지능비서에 의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복잡하거나 논리적 사고력이 요구되는 직무 그리고 인간의 감성적인 역량이 필요한 직무를 함께 병행하는 비서는 단순업무는 인공지능비서에게 일부 위임하고 다른 생산적인 업무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인공지능비서와 상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Q. 요즘 성희롱, 성추행 등 사회적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단지 비서직 종사자들만 겪는 문제가 아닌데도, 유독 비서직종으로만 부각되어 현직에 계신 분들이나 비서직 준비생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있는데,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A.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 들 모두 정부기관에 종사하는 비서였다. 정부기관을 포함하여 비서를 고용하는 조직에서는 비서 채용 목적과 직무기술서를 면밀히 신중하게 검토하여 채용 공고 시점부터 명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신고자 분들 역시 비서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여성 사무직 종사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직무로 자신을 국한시키기 보다 일반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며, 언론에 소개되는 부분도 여비서 라고 강조되어 헤드라인이 부각되는 것을 지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성희롱/추행한 사람이 일단 원인이고 문제지만, 비서직 종사자들도 스스로 전문직 종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서니까 이래야 한다 라는 편견 또는 수동적인 태도를 깨고,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면서 본인의 역량을 확장할 필요가 있겠다.

 


기사원문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8272155000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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