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인문학, 우석 지음
자기 개발서나 재테크 관련 도서는 전반적으로 문장들이 잘난 척하는 느낌이라, 손이 잘 안 간다. 물론, 약간의 잘난 척은 신뢰를 주니까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나의 작은 자격지심은 독서를 방해한다. 아이참. 하긴, 내가 쓴 글도 시간이 흐른 뒤 읽으면 오만하고 방자하기 그지없더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저자가 자기 자신의 잘난 점, 혹은 잘한 점을 드러내기에 급급해 하지 않아서 수월하게 잘 읽었다. 블로그에 챕터마다 독후감을 잘 정리하겠다고 다짐한 게 무색하게, 별안간 완독을 해버린 책, "부의 인문학 (우석 지음)"이 되겠다. 내가 느끼는 책의 주제를 간략히 추려본다.
이 책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물론 편식은 안된다. 기존에 정립된 이론들을 습득하여 적용하는 것은 무조건 좋은 방법이 될 순 없다. 현실은 이론대로만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경험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둘을 모두 아우르는 게 독서다. 독서에 담겨있는 지혜는 이론이 될 수도, 그리고 개인의 경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의 경험은 여러 독자를 통해 검증되기 때문에, '취미란'에 독서가 밀려나는 요즘, 우리 손에 닿은 책들에 담긴 경험들은 마냥 독단적이진 않을 것이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경쟁해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 (p.88). 하지만 배우고,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아 자신의 자유를 내던지고, 누군가 (주로 정치인) 가 대신 책임져주겠다는 말에 넘어간다. 정말 그들이 책임져줄까? 공짜 점심은 없다. 그들이 외치는 복지는, 당신의 돈으로 생색내는 것이다. 또한 세상은 공평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돈을 크게 번다. 아파트는 청약이라는 진입장벽이 있기에, 빌라나 오피스텔보다 돈을 더 크게 번다. 덧붙이자면, 책의 저자는,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먼저 시작하라고 말한다. 주식은 전문가들과 경쟁하는 것이지만, 부동산은 대부분 개인이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서, 불명예직일수록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돈을 더 많이 번다 (p.27). 즉, 도덕적이지 않다고 해서 돈을 적게 벌 이유는 없다. '나는 성실하게 일했기 때문에, 성실하지 않은 자보다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놓아주어야 한다. 물론, 반대로 '돈을 적게 버는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인생은 줄서기! (p.73) 이기 때문에, 줄만 잘 서도 돈을 벌 수 있다. 돈은 도덕을 가리지 않는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 공부하고, 활용해야 한다.
혁신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다.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 인재가 모여있는 곳에선 업무 외의 시간, 그러니까, 식사를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기가 막힌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인재 한 명은, 또 다른 인재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다. 인재들이 모여있는 곳은, 단순히 업무를 하는 것 외에, 부가적으로 얻는 것들이 생각보다 매우 풍부하고, 많다. 인재가 모여있는 곳에, 기업이 모인다. 그리고 그곳에 인프라가 생성된다. 당연히 부동산의 가치도 오른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 맥락으로 보면, 지방은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다. 인재가 모여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없고,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다시 인재 유출로 이어진다. 결국, 서울은 계속해서 가치가 오를 것이다. 다른 내용을 덧붙이면, 내가 착실하게 예/적금으로 돈을 모으는 동안, 인플레이션으로 화폐의 가치는 계속 떨어진다. 그동안 부동산의 가치는 내가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멀리 달아나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조급해지긴 하지만, 낙담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뭘 해야 하는가? 부지런히 공부하고 용기를 내야겠다. 이 책은 시야를 넓히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작성한 주제 외에도 좋은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해 논의가 되는 여러 주제를 깔끔하게 정립하고 싶은 사람들은 읽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재테크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