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급, 「장량(張良)」
51. 모든 것을 버리고 훌훌 털고 떠나다
隱匿好傳黃石法(은닉호전황석법) 몸 숨겼다 황석공 병법 잘 전해 받고
謙虛聊托赤松遊(겸허료탁적송유) 겸허히 적송자에 몸 맡겨 노닐려 했네.
可惜漢家甕裏肉(가석한가옹리육) 애석하다. 한나라 동이 속 젓갈 된 고기
八年同是獻功儔(팔년동시헌공주) 8년 동안 함께 같이 공 바친 짝이었다네.
김우급, 「장량(張良)」
[평설]
장량은 등장과 퇴장이 모두 남다르다. 어떤 노인을 만나서 병서를 얻는가 하면, 훌훌 털고서 적송자를 따라 노닐려 했다. 장량은 모든 시기를 통틀어 가장 합리적인 처신을 했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범인들은 장량을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였다.
장량과는 다른 길을 걸었던 인물도 있었다. 기원전 196년에 한신과 팽월은 처형당했다. 한나라 개국에 가장 큰 공이 있었음에도 그들은 그렇게 사라졌다. 한고조는 이들의 삼족을 멸하고 살을 발라 젓갈을 담가서 각지의 제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제후들이 자신의 뜻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이렇게 될 것이란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였다.
이 시에서는 장량을 한신과 팽월과 비교하면서 장량의 처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고조는 어려움은 함께 할 수 있지만 즐거움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누군가는 그러한 사실을 먼저 알았지만, 누군가는 그러한 사실을 간과했다. 삶과 죽음이 여기에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