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급(金友伋), 진시황[始皇]
71. 사라져 버린 아방궁
過五兼三意氣雄(과오겸삼의기웅) 오제 넘고 삼황 겸하니 의기가 웅장했고
咸陽宮殿逼蒼穹(함양궁전핍창궁) 함양 궁궐 하늘까지 닿을 듯하였다네.
當年自信無窮計(당년자신무궁계) 그 당시에 무궁한 계책이라 자신했으니,
誰謂阿房掃地空(수위아방소지공) 그 누가 아방궁 모두 사라진다 했으리
김우급(金友伋), 진시황[始皇]
[평설]
이 시는 진시황의 대단한 권력과 몰락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 진시황은 스스로 덕은 삼황(三皇)을 겸비했고 공은 오제(五帝)보다 뛰어나다고 자평했으며, 함양에다 엄청난 규모의 아방궁을 세웠다. 이렇게 1, 2구는 진시황의 대단한 기백과 권력을 보여주고 있다. 진시황 당시에 무궁한 계책이라 자신했지만 결국 이세 호해(胡亥)에 이르러 진나라는 망하고 항우의 손에 아방궁도 불에 타 버렸다. 이렇게 3, 4구는 진시황의 거대한 야망과 몰락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진시황 같은 엄청난 위세와 권력도 끝내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니 삶에서 어떠한 가치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도 함께 던져준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