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지(尹新之), 「詠秦皇」
73. 천도가 진시황을 몰아내다
秦皇臺殿漢皇居(진황대전한황거) 진시황 궁전에서 한 황제 살았으니
虗築長城萬里餘(허축장성만리여) 부질없이 장성을 만 리 남짓 쌓았다네.
深計遠圖徒自苦(심계원도도자고) 깊고도 먼 계책에 사서 고생하였지만
好生天道有驅除(호생천도유구제) 생명을 사랑하는 천도(天道) 그를 몰아냈네.
윤신지(尹新之), 「詠秦皇」
[평설]
진시황이 애써 만들어 놓은 궁전에는 한나라 황제의 거처가 되고 말았으니, 만 리나 되는 장성을 쌓았지만, 헛수고로 돌아간 셈이다. 무엇을 막으려 했고 무엇을 막았는가? 진시황의 야심 찬 여러 계획(아방궁 건설, 만리장성 축조)은 수포로 돌아갔으니, 생전에 자신과 백성들만 수고롭게 괴롭혔을 뿐이다. 결국 생명을 존중하지 않던 진시황은 생명을 사랑하는 천도에 의해 제거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