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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Dec 12. 2024

삼국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53

손조서(孫肇瑞), 「過葉縣」

53. 조서로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다

孔明皆慕號爲龍(공명개모호위룡)   모두들 공명 사모해 와룡이라 불렀으니

何異周家望太公(하이주가망태공)   주나라가 태공망을 기다린 것과 다를 바 없네.

卿可自爲昭烈詔(경가자위소열조)   그대는 스스로 소열 황제 위해 조서 지어

令人豎髮魏吳中(영인수발위오중)   위, 오 사람들 머리털 곤두서게 했네.

손조서(孫肇瑞), 「過葉縣」     


[평설]

이 시는 제갈량이 유비의 조서를 작성했던 일을 노래한 작품이다. 1구는 당시 사람들이 제갈량을 와룡(臥龍)이라 부르며 흠모했음을 보여준다. 2구는 이를 주나라 문왕이 태공망을 만난 일에 비유했다. 문왕이 위수에서 태공망을 만나 크게 기뻐했듯이 유비도 융중에서 제갈량을 만나 그를 책사로 삼았다.

3, 4구는 제갈량이 유비를 위해 작성한 조서가 지닌 위력에 주목한다. 유비는 제갈량에게 조서 작성을 일임할 만큼 그를 신임했고, 제갈량이 작성한 조서들은 위나라와 오나라를 압도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유비 생전에 제갈량이 작성한 조서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기 어려우나, 그의 문장력과 정치적 식견이 조서에 잘 드러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시는 조서 작성이라는 일화를 통해 제갈량이 뛰어난 문장가이자 정치가였음을 드러내고 있다. 위와 오의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한 그의 뛰어난 문장력은 유비를 보필한 참모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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