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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pr 19. 2024

거인의 어깨에 서서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요즘은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인터넷으로 학술 논문들을 살펴볼 수 있다.

어떤 주제이든지 키워드만 입력하면 그 키워드와 연관된 연구 자료들이 삽시간에 화면을 가득 메운다.

굳이 전자도서관을 찾아서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구글 학술검색 페이지에서 웬만한 자료는 다 찾을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구글 학술검색’을 입력하면 인터넷 주소가 뜬다.

https://scholar.google.co.kr이다.

그 주소를 클릭하면 Google 학술검색 사이트의 메인 화면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이 메인화면에 내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이 한 줄 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 아이작 뉴턴’이라고 쓰인 문장이다.

아이작 뉴턴이 어떤 인물인가? 인류 역사상 수많은 천재들이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아이작 뉴턴은 천재 중의 천재였다.

수학, 물리학, 천문학, 철학을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그의 연구들에는 만유인력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운동의 법칙, 엔트로피의 법칙 등 다양한 이름들이 붙여졌다.

중고등학생들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에게 있어서 뉴턴은 반드시 넘어가야 하는 산이면서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 전까지 뉴턴의 연구는 과학자들에게는 마치 위대한 신앙처럼 여겨졌었다.

재밌게도 뉴턴은 신앙심도 매우 깊었다.

그의 성경 해석은 어지간한 신학자보다 더 뛰어났었다.

이런 인물이라면 기고만장해서 사람들을 만날 때면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갈 만도 했다.

하지만 뉴턴은 굉장히 겸손했다.

그가 겸손했다는 것은 그가 즐겨했던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뉴턴이 주로 했던 말이 바로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이다.




이 말은 뉴턴이 자신의 연구 업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드러내 준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자기 혼자만의 노력으로 얻은 결실이라고 하지 않았다.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딛고서 자신이 또 하나의 연구 결과를 얻어내었을 뿐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자신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있었기 때문에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 거인은 바로 뉴턴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과 뉴턴보다 먼저 연구했던 연구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똑똑한 사람이 겸손하기까지 하니까 더욱 완벽해 보인다.

그리고 그의 말 한마디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영국인들도 그런 숙연한 마음이 들었나 보다.

오죽했으면 2파운드 동전의 옆면에 뉴턴의 이 말을 새겨놓았다.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라).’ 영국 정부는 동전을 통해서 전 국민에게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라고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2파운드 동전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여러 거인들이 어깨를 빌려주었다.

그 어깨에 올라서서 먼 곳을 보았고 넓은 곳을 보았다.

그들이 어깨를 빌려주지 않았다면 발밑의 땅바닥만 보며 살았을 것이다.

수많은 장애물들이 내 눈을 가려서 먼 곳을 보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내가 서 있는 곳이 세상의 전부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세상의 처음과 끝인 줄 착각하며 살았을 것이다.

거인이 나를 불렀다.

자기 등에 올라타라고 했다.

자기 어깨 위에 무등 태워주었다.

그리고 멀리 보라고 했다.

저 먼 곳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세상이 넓다고 했다.

그 넓은 세상을 향해 달려가라고 했다.

내 아버지가 거인이셨다.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이 거인이셨다.

책 속에서 만난 숱한 위인들이 거인이셨다.

그 거인들의 도움으로 내가 여기까지 왔다.

그러는 동안 나도 점점 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내 어깨에 누군가를 태워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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