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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02. 2024

1년 300권 책읽기 운동 2024년 9월 독서 목록

설악산에 올랐다가 대청봉 밑에서 땅벌에 쏘였다.

하루 이틀 견뎠는데도 부기가 빠지지 않길래 동네 병원에 들렀다.

그 병원의 원장님은 책을 엄청 좋아하신다.

진료실 책장에 책이 가득 차 있었고 바닥에도 책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아픈 것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책 이야기를 하면서 진료시간을 거의 다 쓴 것 같았다.

내가 땅벌에 쏘인 부위를 보여주고 처방을 받는 동안 원장님이 요즘 무슨 책을 읽고 계신가 살펴보았다.

내 눈에 확 들어온 책은 <춘추전국이야기>라는 책이었다.

‘어라?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책을 읽으시네?’ 

역사책을 읽는 사람들은 역사를 통해서 오늘을 진단하고 미래를 생각하려고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쓴 에드워드 카(E. H. Carr)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현재의 문제들을 과거에게 물어보고 과거의 대답을 참고로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려고 것이 역사를 읽는 즐거움이다.




우리는 지금 21세기라는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를 읽을 필요가 있다.

오늘날 다양한 학문과 사상이 목소리를 외치는 것처럼 춘추시대에도 다양한 가르침들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제자백가(諸子百家)라고 했을까? 오늘날은 무한경쟁시대이다.

말이 좋아 경쟁이라고 하지 사실은 전쟁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밟아야 한다.

전국시대도 그랬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너를 무찔러야 했다.

춘추전국시대는 먼 옛날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바로 춘추전국시대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동네 병원 원장님이 보고 있는 <춘추전국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었다.

잊어버리기 전에 곧바로 교보문고에 검색해 보았다.

다행히 전자책으로도 발간되어 있었다.

모두 11권짜리다.

분량이 많지만 까짓것 11권이면 어때? 도전이다.

지난 8월 말에 있었던 일이다.




1년 300권 읽기를 넘어 올해는 1년 400권 읽기에 도전하고 있다.

한 달에 평균 33권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1, 5, 6, 8월에는 평균에 이르지 못했다.

다행히 2, 3, 4, 7월에 목표량보다 훨씬 많이 읽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책읽기의 목표량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부담감을 줄이려면 평상시에 많이 읽어서 책읽기 적금을 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연말에 편안하게 목표량을 채울 수 있다.

9월에는 총 37권을 읽었다.

9월 마지막 날에 301권째 책을 독파하였다.

이제 남은 개월 수는 3개월, 남은 책 수는 99권이다.

별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목표인 400권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느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목표가 일을 가능하게 했다.

목표가 없었다면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도전했고 도전하다 보니까 달성하게 되었다.

책읽기뿐만 아니라 삶의 다른 분야도 그럴 것이다.




9월에 읽은 책 중에서는 철학 관련한 책들을 추천하고 싶다.

로랑스 드빌레르의 <철학의 쓸모>는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과 함께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쓴 <인생의 비탈에서 흔들리지 않도록>이라는 책도 많은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끔 허무한 생각이 들 때면 에픽테토스의 글을 읽어보는데 이번에는 <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라는 책을 읽었다.

에픽테토스의 책은 그 책이 그 책이고 다 아는 내용인데 읽을 때마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중근 자서전>을 읽으면서는 안중근 열사가 품었던 동양평화론을 생각해 보게 되었고 프리드리히 니체의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느냐>를 읽으면서는 촌철살인 같은 니체의 말들에 찔림을 받았다.

9월의 독서목록을 게시한다.

이 목록 중에서 어느 한 권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없다.

그건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년 300권 책읽기 운동 2024년 9월 독서 목록>     


265. <춘추전국이야기3>. 공원국. 위즈덤하우스. 20240902

266. <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박효은. FIKA(피카). 20240903

267. <초기 기독교의 열쇠 영지주의>. 백일기. 석벽. 20240904

268. <춘추전국이야기4>. 공원국. 위즈덤하우스. 20240905

269. <춘추전국이야기5>. 공원국. 위즈덤하우스. 20240905

270. <전후 유럽 1945~2005 (2)>. 토니 주트. 조행복. 열린책들. 20240906

271. <세이 나씽-북아일랜드의 살인의 추억>. 패트릭 라든 키프. 지은현. 꾸리에북스. 20240908

272. <야만스러운 탐정들1>. 로베르토 볼라뇨. 우석균. 열린책들. 20240909

273. <인생의 비탈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파스칼 브뤼크네르. 최린. 와이즈맵. 20240910

274. <야만스러운 탐정들2>. 로베르토 볼라뇨. 우석균. 열린책들. 20240911

275. <윤곽>. 레이첼 커스크. 김현우. 한길사. 20240912

276. <환승>. 레이첼 커스크. 김현우. 한길사. 20240913

277. <춘추전국이야기6>. 공원국. 위즈덤하우스. 20240914

278.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세계사컨텐츠그룹. 20240915

279. <춘추전국이야기7>. 공원국. 위즈덤하우스. 20240916

280. <춘추전국이야기8>. 공원국. 위즈덤하우스. 20240917

281. <예술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최현, 이정림. 범우사. 20240918

282.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김평옥. 범우사. 20240919

283. <역사(상)>. 헤로도토스. 박광순. 범우사. 20240920

284. <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 에픽테토스. 노윤기. 페이지2북스. 20240922

285. <들풀의 구원>. 빅토리아 베넷. 김명남. 웅진씽크빅. 20240922

286. <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김현영. 이너북. 20240923

287. <안중근 자서전>. 안중근. 더스토리. 20240923

288. <역사(하)>. 헤로도토스. 박광순. 범우사. 20240924

289. <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이수경. 서삼독. 20240924

290. <현명한 이타주의자>. 슈테판 클라인. 장혜경. 페이지2북스. 20240924

291.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이근후. 메이븐. 20240925

292.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이지안. 한겨레엔. 20240926

293. <숙론>. 최재천. 김영사. 20240926

294.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민음사. 20240927

295. <향신료 전쟁>. 최광용. 한겨레엔. 20240928

296. <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 김진영. 웅진씽크빅. 20240928

297. <새는 바보다>. 매트 크라흐트. 김아림. 메디치미디어. 20240928

298.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버지니아 울프. 박신현. 교보문고. 20240929

299. <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김정훈. 쌤앤파커스. 20240929

300.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느냐>. 프리드리히 니체. 김요한. 떠오름. 20240929

301.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임홍빈. 문학사상.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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