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운동에 있어서 조금은, 아니 많이 아쉬운 11월이었다.
매월 마지막 날이 되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 지난 11월은 유독 심했다.
설렁설렁 읽은 기분이다.
하지만 지난 11월의 내 업무량과 일상을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선방한 셈이다.
어쨌거나 29권의 책을 읽었다.
30권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다른 달에서 끌어올 수 있으니까 괜찮다.
1년에 400권의 책을 읽으려면 산술적으로 한 달에 평균 33.3권을 익어야 한다.
그렇게 계산하면 11월에는 네댓 권 적게 읽은 거다.
하지만 어떤 달에는 40권 정도 읽기도 했으니까 괜찮다.
평균을 내면 큰 차이가 안 난다.
중요한 것은 몇 권을 읽느냐가 아니다.
일정한 분량을 꾸준히 읽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1월에도 책 읽기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읽은 나 자신을 칭찬한다.
내가 아쉬워하는 것은 읽어보려고 구입하고 다운받은 책 중에서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기 때문이다.
11월은 가볍게 읽은 책과 무겁게 읽은 책이 공존했다.
<벌거벗은 한국사> 시리즈는 가볍게 읽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역사 속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와 인물들을 소개한 책인데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도 많았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도 가볍게 읽은 책이다.
그리스신화 중에서 재미있는 내용들을 추려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제시하는 책이다.
중간중간에 미술작품도 실어 주었는데 글 읽는 즐거움과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어우러지는 책이다.
아직 시리즈의 2권을 더 읽어야 하는데 그건 12월의 숙제로 남겨두었다.
무겁게 읽은 책으로는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를 들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들었던 생각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군중심리에 휩쓸릴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정신줄을 놓치말고 자신만의 생각을 고수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책을 보면 스웨덴과 같은 선진국에 살면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결론은 선진국이고 돈이 많은 나라라고 해서 행복한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은 어떤 것인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유발 하라리의 신작인 <넥서스>는 놓칠 수 없는 책이었다.
언젠가 유발 하라리의 책을 읽으면서 심한 질투심을 느꼈던 때가 있었다.
나와 나이 차이도 많지 않은데 어떻게 이 사람은 이렇게 박학다식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유발 하라리에게 도전했다.
“당신은 책을 쓰시오. 나는 당신의 책을 읽겠소.”
제아무리 세계적인 석학일지라도 그의 책을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얼마나 자존심 상하겠는가?
그 세계적인 석학을 알아보는 사람은 그의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다.
유발 하라리가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의 책을 읽어주기 때문이다.
11월에 읽은 책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은 시집이다.
11월은 가을이다.
가을에는 시를 읽으면 좋다.
물론 봄, 여름, 겨울에 시집을 읽는 것도 좋지만 가을에 읽는 시집은 그 맛이 다르다.
허영자 외 여러 시인들의 시를 엮은 <시가 굶주릴 이유는 없다는 거야>는 제목부터 시인의 자존감이 느껴졌다.
가을이 되어서 자꾸 고향 생각, 어릴 적 생각이 나기에 <정지용 시집>을 집어 들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는 그곳을 차마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1월의 끝은 나태주의 시로 매듭을 지었다.
“그 사람 하나가 세상의 전부일 때 있었습니다.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가득하고 세상이 따뜻하고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빛나던 때 있었습니다.
그 사람 하나로 비바람 거센 날도 겁나지 않던 때 있었습니다.
나도 때로 그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랬던 때를 떠올리면서.
349. <시가 굶주릴 이유는 없다는 거야>. 허영자 외. 현대시학사. 20241104
350.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김진주. 페이지2북스. 20241104
351. <불안세대>. 조너선 하이트. 이충호. 웅진지식하우스. 20241105
352.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박지우. 청림출판. 20241106
353.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김현정. 을유문화사. 20241107
354. <벌거벗은 한국사 : 고려편>.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 20241107
355. <벌거벗은 한국사 : 조선편>.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 20241108
356. <벌거벗은 한국사 : 영웅편>.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 20241109
357. <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 20241111
358. <벌거벗은 한국사 : 인물편>.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 20241111
359. <벌거벗은 한국사 : 권력편>.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 20241112
360. <로마 황제는 어떻게 살았는가>. 메리 비어드. 이재황. 책과함께. 20241112
361. <에피쿠로스의 정원>. 아나톨 프랑스. 이민주. B612북스. 20241113
362. <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이미애. 열린책들. 20241115
363. <넥서스>. 유발 하라리. 김명주. 김영사. 20241116
364. <영광>. 레이첼 커스크. 임슬애. 한길사. 20241118
365. <정지용 시집>. 정지용. 열린책들. 20241118
366. <시간의 지배자>. 토머스 서든도프 외. 조은영. 디플롯. 20241122
367. <얼굴 없는 중재자들>. 하비에르 블라스, 잭 파시. 김정혜. 시공사. 20241124
368.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이정순. 을유문화사. 20241127
369.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페이지2북스. 20241127
370. <질투라는 감옥>. 야마모토 케이. 최주연. 책읽어주는남자. 20241127
371. <여수의 사랑>. 한강. 문학과지성사. 20241128
372. <자연에 이름 붙이기>. 캐럴 계숙 윤. 정지인. 윌북. 20241128
373. <직업으로서의 정치 직업으로서의 학문>. 막스 베버. 박문재. 현대지성. 20241129
374.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웅진지식하우스. 20241130
375.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이윤기. 웅진지식하우스. 20241130
376.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이윤기. 웅진지식하우스. 20241130
377. <별빛 너머의 별>. 나태주. 알에이치코리아. 202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