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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Aug 03. 2024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과 함께한 싱가포르 여행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아직은 힘든 여행이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잘 다녀왔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잠에 빠져버렸다. 집으로 돌아오고 긴장이 풀린 나는 씻자마자 누워 자버렸다.

그리고 그다음 달 아침에 일어났다.


아직도 여행을 다녀왔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꿈을 꾼 듯 4박 5일이 지나가버렸다. 사진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그날 그때의 감정을 되살려본다.


가지고 신발이 화근이었다. 많이 걸어야 한다고 해서 편하다고 생각한 샌들이 복병이 될 줄은 몰랐다. 퉁퉁 붓고, 물집이 집혀 걷기가 힘들었지만 상처밴드로 싸고 겨우 참고 다녔다. 샌들을 겨우 반정도 걸치고만 다녔다.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도 뒤꿈치가 까질 정도니 여러 개의 신발을 준비하지 못 한 내 잘못이었다. 신발 때문에 발이 아팠고 여행의 100프로 즐기지 못 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다시 싱가포르를 간다면 신발은 종류별로 다 챙겨갈 예정이다.


패키지여행이라 진짜 일정이 타이트해서 쉴 새 없이 돌아다니고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은 많은 걸 보고 왔다. 차 안에 이동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제일 편안하고 시원한 시간이었다.


여행 가기 전의 설렘을 안고 6시간을 비행하고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추억을 만들었다.

작년 겨울방학 때 아이들과 여행계획을 다 세우고 항공권과 호텔까지 예약을 끝냈었다.

그리고 4일 후에 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고 여행은 무기한 연기가 되었었다.


엄마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며 여행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며 나를 위로했던 아이들이었다. 회복하는 시간 내내 미안했다.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아프고 난 후 나는 매일을 새롭게 살아가고 있다. 행복하고 풍족하며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살아낼 것이다.


누군가는 아파서 우울해할 때 나는 우울할 틈이 없다. 아이들 챙기다 보면 정신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시간이 빠르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여행은 거의 아이들이 나의 보호자 역할을 해 주었다. 영어로 통역 다 해주고 모두 국제학교 다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둘이서 영어로 대화하고 현지에서 어딜 가도 편하게 들을 수 있어 부러웠다. 내가 10년 동안 엄마표 영어로 이중언어를 할 수 있게 한 보람이 있구나를 느낀 순간이었다.


벌써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지 고민이 된다.

넓은 세상을 보며 아이들의 사고도 넓고 깊어질거라 생각한다.


다음 여행지를 정하고 그 설렘으로 매일 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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