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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자까 Oct 10. 2022

겨울에 쓰여질 글은 어떨까.

바람이 거세졌다. 낮에 잠시 커피를 사러 외출을 했는데 바람은 칼바람처럼 춥고, 소나기가 내렸었다. 해는 쨍한데 거센 바람과 비를 맞고 있으려니, 날씨가 왜 이러나 싶었다. 집에가서 두꺼운 옷이나 꺼내야지 하면서 잰걸음을 재촉했다. 목이 추울까 둘러맨 얇은 목도리는 머리에 둘러맨채로 걷고 있으니, 옆에서 걷던 동생은 ‘감기 조심하세요’광고 같다며 웃었다. 지나가던 차창에 비친 모습을 슬쩍 봤는데 모양새가 광고 속 캐릭터처럼 귀엽지는 않았다. 핳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답답스럽기도 해서, 계절옷을 정리했다. 반팔과 얇은 바지를 수납함에 넣고 두꺼운 옷을 꺼냈다. 언제 또 이렇게 날이 추워졌나 싶다. 두껍게 껴입고서 나가서 산책이라도 할까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글을 쓰기로 했다. 따뜻한 집에서 노트북 타자를 두드리며 글을 쓰고 있으면 그것나름대로 겨울을 보내는 힐링이 아닌가 싶었다. 마음같아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최민석 작가의 단골 카페로 가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따뜻한 커피를 홀짝 하면서 겨울감성이 잔뜩 묻은 글을 써보고 싶은데, 애석하게도 가는 길이 2시간이라 그것도 마음을 먹고 가야한다. 


집에서 주황빛 스탠드을 켜고, 보일러 난방을 켜는 것으로 대신하며 타자를 친다. 빈 여백에 글자가 하나씩 채워져 가는 과정이 뭐가 그리 재밌을까 싶은데, 그냥 내 이야기를 적는 것이 좋다. 하나의 주제를 긴 호흡으로 써내려가는 것도 도전하고 싶은데, 아직은 그럴만큼의 글쓰기 근육이 자라진 않은 것 같다. 쉽게 쓰여지는 글은 일상 에세이와 개인적인 일기일 뿐이니 이러한 시간들이 나에게 글쓰기 근력을 키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기도 한다. 나는 삶의 의욕은 많지만 곧잘 조급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결과가 쉽게 얻어지지 않으면 실망도 크게 느껴진다. 이런 저런 일에 도전을 하면서 나에게 맞는 일, 아닌 일 등을 구분해 나가곤 하는데 그중에서도 글쓰기 만큼은 글쓰기 근력을 키워서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이었다. 


이번 가을은 금방 지나가버린 듯 하다, 아니 사실은 아직 낙엽이 다 물들지도 않았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놀라긴 했지만, 이런 초겨울 같은 날씨와 앞으로 올 겨울은 어떤 글로 채워질까. 

작년 겨울에는 칼바람 불던 날들에 꽃꽂이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 겨울에도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집안의 분위기를 만들어 볼까. 이번 겨울도 춥겠지만, 따뜻함은 남아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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