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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등대 '칼란 미나레트'

중앙아시아의 문화유산

1999년의 칼란 미나레트 ⒸSergey Prokudin-Gorsky



칼란 미나레트


‘크고 높다’는 뜻의 칼란 미나레트(Kalyan Minaret)는 높이가 46m인 첨탑으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첨탑이다. 벽돌을 구워 만들었고, 실내에는 가파른 나선형 계단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칼란 미나레트는 우즈베키스탄의 도시 ‘부하라(Bukhara)’에 위치해 있다.


내부 계단 ⒸDave Proffer


칼란 미나레트는 12세기 ‘Bako(바코)’라는 인물이 설계했다. 칼란 미나레트를 짓기 이전에는 Kalyan이라는 기존 구조물이 있었는데, 이 구조물은, 무슬림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카라한(Qarakhanid, 840~1212, 중앙아시아의 투르크계 칸국)’의 통치자 ‘모하마드 아슬란 칸(Mohammad Arslan Khan)’이 만든 것이었다. Kalyan은 ‘welfare(행복, 번영 등)’을 뜻하는데, 불교 혹은 조로아스터교의 과거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카라한의 영토. ⒸAbazov, R. (30 April 2016). Palgrave Concise Historical Atlas of Central Asia. 갈무리


칭기즈칸이 부하라에 쳐들어 왔을 때, 칼란 미나레트의 꼭대기를 보려고 고개를 들다가 모자를 떨어 뜨렸고, 모자를 주우려다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숙이게 됐다. 그후 몽골군이 부하라를 없애려고 할 때, 칭기즈칸이 ‘이 첨탑은 나를 고개 숙이게 만든 탑이니 부수지 말라’고 해서 이 탑이 보존됐다는 일화도 있다.


칭기즈칸 초상화 Ⓒ미상(위키백과)


이 첨탑은 과거 기도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드넓은 사막에서 이정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1900년대 초까지는 이 탑의 꼭대기에서 범죄자를 떨어트려서 처형했기 때문에 ‘죽음의 탑’이라고도 불렸다. 1938년, 부하라를 비밀리에 방문했던 ‘피츠로이 맥클린(1911~1996, 제2차 대전에서 활약한 영국 군인)’은 회고록 'Eastern Approaches'에서 "1870년 이전 수 세기 동안, 그리고 1917년부터 1920년 사이의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사람들은 섬세하게 장식된 이 탑에서 떨어트려져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2012년의 칼란 미나레트 ⒸAdam Jones from Kelowna, BC,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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