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 프랑스에서는 파리세계박람회가 열렸습니다. 프랑스는 이 박람회를 통해 100년 전 프랑스 대혁명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했는데요.
그 중 하나로,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을 구조물을 세우고자 했어요.
이 아이디어 공모에 700여편의 응모작이 쏟아졌고
그 중 구스타프 에펠의 철탑이 채택됩니다.
이 탑이 바로, 에펠탑입니다.
높이가 300m가 넘는 이 건축물은 이 일대의 시민들에게도 충격이기도 했고, 프랑스가 주변 국가들에 국력을 과시하기에도 충분해보였습니다. 실제로 1930년 크라이슬러 빌딩이 세워지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에펠탑이 처음 지어질 때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전까지의 파리 대부분의 유서 깊은 건축물들은 석조로 되어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검은 철골을 드러낸 채 우뚝 높이 솟은 이 탑은 주변의 풍경과 확실히 이질적이긴 했죠. 그래서 이 탑이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라며 건립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요. 대문호 모파상이 에펠탑을 꼴도 보기도 싫다며 탑이 보이지 않는 쪽으로 집의 창을 냈다는 일화도 전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에펠탑의 건축가 구스타프 에펠은 이 탑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은,
'프랑스' 하면 '에펠탑'을 떠올릴 만큼의 랜드마크가 되었고,
프랑스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꼭여기에 들르거나 멀리서라도 구경한다는 설명을 굳이 할 필요도 없는 곳이 되었죠.
러시아 비운의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를 다룬 뮤지컬 <니진스키>의 한 넘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에펠탑에 불이 들어왔어요! 정말 예쁘죠?
처음엔고철덩어리다 뭐다 말이 많았는데,
지금은 저렇게 빛나잖아요
아니 누가 고철 덩어리로
저렇게 탑을 세울 생각을 했을까요?
안 그래요?"
니진스키는 스트라빈스키와 협업한 '페트루슈카'가대성공을 하면서 온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이 기쁨을 이어 또 새로운 춤을 추고 싶은 열정이 끓어올랐어요.
하지만 니진스키가 속한 발레뤼스의 단장인 디아길레프와 스트라빈스키는 페트루슈카로 더 투어를 돌고 싶어했고 그 계획과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뛰쳐나온 니진스키는 밖에서 서성이던 로몰라와 마주칩니다.
사실 그녀는 니진스키를 만나기 위해 헝가리에서 파리까지 날아온 열성팬이었고, 그가 다니는 곳곳을 따라다니는 중이었어요.
그렇게 만난 로몰라는 니진스키에게 프랑스의 곳곳을 보여줍니다. 그곳에 자유가 있다는 말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