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lmom Mar 13. 2022

사내맞선(ft 사랑을 그대품안에)

중2였나? 고2였나 아무튼 TV만 많이 보면 PD가 되는 줄 알았던(사실은 PD라는 장래희망을 핑계로 주구장창 TV앞에 앉아 있던) 무지랭이, 게다가 사춘기에 2차 성징에 감수성이 터지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던 그 시절에 <사랑을 그대품안에>를 만났다. 

당시에는 정극 위주 특히 시대극이나 눈물콧물 쏟는 치정이 있어야 드라마지 하는 시절이었는데, 갑자기 신데렐라 스토리의 시초, 조상님 격인 이 드라마를 누군가(이진석 피디였던가 지금 JS 픽쳐스를 만드신 분인듯 한데)가 만들어냈던 거다. 


지금에서야 뻔하디 뻔해서 오프닝만 봐도 16회 엔딩까지 다 읊조릴 수 있는 스토리지만. 

재벌 2세 반항기 넘치고, 하지만 너무 멋있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세상의 모든 여자가 이 남자를 좋아해야 할 것 같은데) 사랑에 대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 남자가 우연히 캔디(가난하지만 밝고, 씩씩하며 모든 고난을 몸으로 이겨내는) 여자 주인공을 우연히 만나 어떤 이유로 가짜 연애 비슷한걸 하다가 진짜 사랑에 빠지는 그런 얘기. 

이 드라마 덕에  몇날 며칠 가슴 설레서 잠을 설치고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남주(차인표아저씨!!)를 만나기 위해 방송국 앞에 진을 쳤으며, 꼭 PD가 되어 이런 멋진 사람을 만나서 연애를 하고 말겠다는 허무맹랑한 꿈을 꾸기도 했다( 당시 내 머릿속에는 PD가 된다 연예인을 일을 핑계로 친구처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연예인이 나를 여자로 느낀다 이런 말도 안되는 삼단 논법에 빠져서 일기장은 연예인과 연애하는 얘기로 도배가 되어 있을 지경이었다- 진실은 직업적인 게 중요하다기 보단 예뻐야 하는 것인데.....어린시절 나는 인생의 진리를 알지 못했다)

잡설이 왜 이렇게 길었냐하면...

몇십년이 흐른 지금도 이 신데렐라 스토리가 얼굴만 바꿔서 여전히 유효하는 것이 

역시 세상에 새로운것 없고, 먹히는 걸 매치고 업어쳐도 먹히는 건가. 

다 아는 얘기라 유치하고 재미없을 듯한데 왜 이 드라마에 빠지냔 말이다. 사소한 디테일(예를 들면 남주와 여주가 만나는 방식)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꾸준히 비슷한 드라마들이 100번은 더 만들어졌을텐데. 이 드라마 왜 재밌냐고. 



요즘 나의 차애(최애는 뭐니뭐니해도 결사곡ㅋㅋㅋ) 드라마. 김세정은 원탑 주인공을 해도 잘해내는 것 같고, 안효섭은 드라마에서 첨 보는데 남주로서 매력적이다(뭐 전처럼 이젠 그런 헛된 판타지는 꿈꿀 수 없지만)

작가의 이전글 웹툰)팔이피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