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조언을 구하는 질문을 했다.
자신이 회사 업무를 통해 경험한 것들을 정리해오다가 후배들을 위해 직접 교육과정을 열어 알려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점점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외부에서 자문이나 패널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특히 상사는 "HR에 문의해서 절차에 맞게 해라"라고 한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사 말대로 절차에 맞게만 하면 되는가? 뭔가 찜찜한 이 기분은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준 조언은 아래 3가지였다.
사실 회사마다, 상사마다, HR마다 다르긴 하다.
그래도 아래 3가지를 지킨다면 불확실함에 오는 불안감을 어느 정도는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1. 취업규칙을 찾아보라.
2. 퇴근후와 주말에 하는 것은 회사에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단,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회사 기밀이나 사례, 자료가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
3. 외부에서 오는 요청은 자신이 아니라 상사에게 오도록 해라.
회사의 규정을 잘 살펴봐야 한다.
회사마다 취업규칙이나 사규가 있다.
여기에 겸직 금지 조항, 외부 강의시 승인 절차, 회사 자료 사용 규정, 회사 명의 노출 관련 규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걸 확인해야 한다.
규정은 직원이 지켜야 하는 사실이기 때문에 확인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근무시간 외 활동은 원칙적으로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자료 사용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회사 자료 사용이 나중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쌓은 경험, 방법, 통찰만 설명하는게 좋다.
직장인으로서의 경험은 저작권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는 근무시간 외 활동을 통해 수입이 발생하는 것을 문제삼기도 하지만 말이다.
외부 요청이 오면 상사에게 가도록 하는 것은 좋다.
실제로 회사들은 어느 직원이 뭘 외부에서 말하는지, 회사 입장이 어떻게 비칠지를 민감하게 본다.
그래서 외부 요청 → 회사 승인 → 본인 참여 절차로 가는 것이 상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길이다.
상사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추가로, 개인 활동을 통해 회사에게 주는 이익은 없는지도 생각해 보고 말해주면 좋다.
직원이 세미나 발표나 패널 토의에 참여하면 소속회사의 인지도도 올라간다.
이런 점을 좋게 생각하는 회사도 있으니 만약 그런 회사에 있다면 강하게 어필하면 좋다.
이제 퍼스널 브랜드 시대다.
개인 브랜드를 쌓아야 하는데 회사 눈치를 보느라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
회사와 충돌 없이 개인 브랜드를 키우면 된다.
회사 이름이나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하면서 꾸준히 글을 쓰고 경험을 정리하고 타인과 공유하면 된다.
나도 블로그를 18년간 써오면서 내 소속과 이름을 밝힌 것은 거의 조직을 떠날 즈음이었다.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고 내 HR 경험과 생각을 밝히기만 했어도 많은 분들이 내 블로그를 방문하고 나를 알아봐 주셨다.
불안은 모호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렇게 외부 활동을 해도 되나?", "상사는, 회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를 불안해하지만 말자.
경계선을 확실히 알고 지키면 된다.
물론 상사에 따라, HR에 따라 경계선을 애매모호하게 답변해 주는 경우가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