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막걸리 만들기
1주일.
이틀 동안은 12시간마다 한 번씩 섞어주고 그 이후에 5일은 가만히 둔다.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막걸리 만들기가 실패하지 않았구나,라고 안도했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공기 방울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저 보이지도 않은 미생물이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싶었다.
막걸리를 저어주는 이유는 막걸리에 공기을 넣어주는 것이다. 공기를 넣어주고 나면, 미생물은 숨을 쉬어 더욱 열심히 활동한다.
병이 따뜻해질 정도로 열도 나고 자글자글하게 기포가 더 많이 생긴다.
참 신기했다. 그리고 대단했다.
25도 미만을 맞춰야 하는데 날씨가 점점 무더워서 27도, 28도가 될 때는 얼음팩을 살며시 옆에 두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고, 밥을 먹다가 보고, 잠을 자기 전에 보고, 이렇게 막걸리의 얼굴색을 살피며 온도를 확인하는 나를 보며 웃음이 나왔다. 이게 애지중지구나 싶었다. 살면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특히 무언가를 키우는 것에서)
이렇게 환경만 맞춰주면 자기네들이 무럭무럭 커서 맛있는 맛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니.
처음으로 만든 이 막걸리는 일주일 뒤 걸러져서 물을 섞어 막 거른 술, 막걸리가 되었다.
이 이름은 '막+거르-+-이'의 합성으로, '지금 막(금방) 거른 술'이라는 뜻과 '마구(박하게) 거른 술'이라는 뜻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위키)
누룩 100그램으로 시작했는데, 물까지 섞어 2리터가 된 이 막걸리는 그다음 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셨다.
단양주(한 번 빚은 술)에 발효시간도 짧은 방법인지라 약간은 시큼한 막걸리가 되었지만, 시판하는 막걸리와는 다른 추억의 맛으로 마셨다.
미국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음식이다.
고기와 농산물은 신선하고 깨끗하지만 그것을 조리하는 방법이 너무 단순하다.
고기를 연하게 하기 위한 슬로 쿡 방식도 좋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그 깊은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나는 그 이유를 짧은 역사로 추측했다. 초기부터 냉장 기술이 이미 발달해서 굳이 실온에서도 오래 보관해야 하는 방법을 찾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발효를 통해 미생물이 내는 맛있는 맛을 이용한 음식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치즈와 요구르트는 충분히 다양하고 맛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을 미국의 맛이라 하기 어렵고, 그것을 이용한 요리가 부족하다 생각한다.
(김치를 생각하면 그 자체로도 먹지만 얼마나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서 사용되는가.)
부족한 솜씨이지만 발효에 대해 열심히 검색하고, 공부하고, 만들어 보는 사람으로 그 과정을 이 매거진에 정리하고자 한다.
쉬운 막걸리 만들기
막걸리 만드는 방법은 정말 많지만 열심히 공부한 결과, 가장 실패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본 토대는 유튜버 ‘술 익는 집’에서 참고하였다.
관심이 있다면 내 글보다 이분의 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재료
찹쌀 1킬로, 물 1리터, 누룩 100미리, 이스트 1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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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본 레시피는
밥 : 누룩 : 물 = 1: 0.2 : 1.6이 많았다.
여기에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 이스트를 추가했다. 이스트는 옵션이다. (이스트는 쌀 2킬로당 5그램~25그램)
술 익는 집에서는 실패를 줄이기 위해
밑술을 빚고
밑술은
찹쌀 200그램과 물 400 미리리터를 이용해 죽을 만들고
죽에다가 누룩을 넣어 15분 이상 물기가 생길 때까지 섞어준다.
남은 찹쌀 800그램은 물 600미리로 압력 밥솥에 밥을 짓고
#다른 기본 레시피는 쌀을 찜기에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
식힌 다음에 밀술에 섞어준다.
이스트 1미리를 넣는다.
그리고 잘 섞이도록 20분간 섞어준다.
25도 미만에서 이틀 동안은 12시간마다 섞어주고,
5일 동안은 (뚜껑은 살짝 닫는다. 꽉 닫으면 이산화탄소로 인해 터진다) 열지 않고 그대로 둔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1. 청결이다.
쌀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어야 한다. 또한 모든 기기는 알코올로 소독하고 고온 증기로 소독한다. 누룩과 이스트 외에 다른 잡균이 있다면 막걸리는 금방 부패할 것이다.
2. 수분의 함량이 적어야 한다.
세균은 수분을 좋아한다. 효모와 유익 박테리아는 수분이 적은 환경에도 잘 살아남는다. (이 뿐만이 아니라 환경이 열악할 때도 살아남는다. 예를 들어 산소가 적을 때)
고두밥은 수분함량이 적은 밥이다. 고두밥은 수분이 적으니까 물, 누룩과 함께 버무려 놓으면 고두밥은 물을 흡수한다.
이때 작은 미생물이 밥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녹말 분자 틈새로)
미생물은 녹말을 분해해 소화시켜 발효가 조금 더 빨리 일어난다. 만약 진밥을 사용한다면 이런 작용이 적을 것이고 발효가 늦게 일어난다면 산패의 위험이 높다.
3. 뚜껑을 열면 안 된다.
용기에 있던 산소가 다 사용되고 나면 알코올 발효가 시작된다. 중간에 뚜껑을 여러 산소를 넣어주면 이 과정이 무산된다.
열심히 효모의 효소작용으로 쌀을 소화시켜 녹말에서 당을 만든 후 그 당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알코올 발효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맛있는 맛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알코올이 생성이 될 때 알코올이 농도가 높아질수록 잡균은 죽는다.
또한 알코올을 만들어내던 효모도 15도 이상이 넘어가면 비실되고 20도에서는 사멸한다. 자연적으로 발효를 통해 만들 경우 12~14도의 술이 된다.
4. 온도가 20~25도가 좋다.
효모는 25도 가까이에서 활성이 크다. 하지만 그 이상에서는 효모뿐만 아니라 잡균의 활성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