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회사에 입사하고 일주일이 흘렀다.
과연 어땠을까?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한 회사를 다닌 세월이 거의 15년, 초중고대를 다닌 세월 빼기 1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한 직장에서 보냈기 때문에 기업 문화, 업무 시스템, 스타일, 상사와 주변 사람들이 모두 너무 다르다.
이해 안 되는 것들 투성인 데다가 나는 거기서 계속해서 버벅대고 어리바리하다.
하지만 그것들이 이해가 안 되고, 단점들만이 보인다고 해서 이미 내가 선택하고 와버린 길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스스로가 웃겼던 포인트는 전자 근로계약서 서명을 나도 모르게 미루고 있었던 것. 첫 주간에는 차마 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인사팀에서 부추겨서 실성하듯 웃으며 서명을 했다.
이 상황도 나중에 돌이키면 그저 웃겼던 에피소드로 기억될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이전 회사와 그때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데 ‘후회’만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더 이상 안전하고 평온함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 이상, 불편하고 두렵고 힘들더라도 미래의 내가 더 격려해 주고 나아가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직이라는 것은 익히 힘든 것이라고 들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라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에는 양면성이 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나다운 모습이 나오지 않고 경직된 것이 보인다면 그것이 괴로운 부분이고,
그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내 간다면 나 자신이 얼마나 반갑고 기특할지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움츠러듦을 느낄 때 한 번씩 나를 이렇게 부풀려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것은 한 시대에 기여하는 것, 누군가에는 에너지를 주는 것이라고 믿으면서.
이전 글에 조회수가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그만큼 힘이 들고, 현실에서 허덕이고 있어서 키워드가 눈에 들어오고 공감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40대에 팀장으로 이직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생생하게 남기며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작은 에너지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우선 생각나는 대로 쓰면, 내 마음도 조금 안정되고 마치 풍선 터지기 전에 공기 빼주는 역할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