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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투아빠 Jun 28. 2022

패닉 PANIC

카세트테이프를 듣다

TV에서 흘러나오는 곡은 '아무도'였다. 잔뜩 힘을 준 머리의 보컬, 그리고 키가 큰 래퍼. 얼핏 봤을 때는 남성 2인조 댄스그룹이라 생각했다. '아무도'라는 곡도 조금은 대중 취향에 맞춘 곡이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춤은 없었다. 물론 율동 수준의 몸동작 정도는 있었지만.


오히려 곡보다는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앞섰다. 바로 그 괴팍한 머리를 한 보컬이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달팽이'라는 곡이 나왔다. 같은 가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곡. 게다가 래퍼는 아무 의미 없어 서 있기만 했다. 솔직히 색소폰은 폼이 아니었나 싶다. 오롯이 보컬에게만 맞춰진 곡, 심지어 보컬은 피아노까지 쳤다. 누가 중간에 색소폰 연주만 잠깐 하는 래퍼에게 관심을 보였겠나.


다들 아시겠지만, 패닉이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누가 봐도 댄스 그룹의 비주얼로 나와서, 앨범 재킷 역시 그렇다. 그런데 '달팽이'를 부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 땐 몰랐다. 이적이 얼마나 훌륭한 뮤지션인지, 또 김진표가 한국 힙합의 선구자(물론 지금은 쇼미더머니 MC지만, 그 때 김진표의 한국어 라임은 훌륭했다)가 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집을 다 듣고 나서야 "와! 이적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김진표는 솔로 앨범이 나오고, 패닉 3집의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까지 듣고 나서야 좋아졌다. 솔직히 패닉 1집은 김진표의 비중은 거의 없다. 가사지에 공식적으로 rap이라 표기된 곡은 '아무도'가 유일하다. '다시 처음부터 다시'는 김진표 파트가 랩이라기보다 훅이었다.


다시 들어봐도 버릴 것 하나 없는 앨범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듣기를 추천한다.




*'왼손잡이'라는 곡에 김진표의 랩이 나온다. 다만 앨범에는 없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 김진표의 비중을 위해 랩을 만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PICK - 아무도




SIDE A


1.Intro : Panic is Coming 1:28

2.아무도 3:14

3.나에게 독백 4:38

4.달팽이 4:54

5.다시 처음부터 다시 4:15


SIDE B


1.왼손잡이 2:28

2.더... 5:33

3.기다리다 4:08

4.안녕 5:24

5.Outro : 다시 처음부터 다시(saxy reprise)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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