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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D케터 Oct 13. 2020

영화 <더 록> 모든 사람은 나와 같지 않음을 기억하라

생각하는 D케터의 영화 이야기 [생각하多]

[ 한 줄 평이多 ]
"모든 사람이 나와 같지 않음을 기억하라."

2020년 추석 특선 영화로 방영되었던 영화 '더 록'.
영화의 첫 장면 속 음악과 연출에 매료되어 채널을 돌리지 못했던 것 같다. OST가 장면을 예술적으로 살려낸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작업에 참여한 작곡가 중 한 명이 '한스 짐머'였고 오프닝 영상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나는 이 영화를 끝까지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가 선택한 작품에 대한 믿음과 그가 이 영화를 그의 방식으로 멋지게 살려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담으로, 필자는 뉴욕에서 직접 한스 짐머의 공연을 본 적이 있을 정도로 그의 음악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영화를 기억하는 방식에는 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OST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차지한다. 음악만 들려도 영화의 장면과 그 순간까지 다시 어렴풋하게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선물이다.


OST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왜 필자가 이 영화의 한 줄 요약 리뷰를 "모든 사람은 나와 같지 않음을 기억하라."라고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한다.

우선, '더 록' 속 감독부터 등장인물(출연진)과 줄거리를 살펴보자.


감독/출연
<아마겟돈>, <진주만>, <아일랜드>, <트랜스포머> 등 꽤나 흥미로운 작품들을 연출했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다. 더불어 극 중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는 숀 코네리, 주인공의 이미지와 딱 떨어지는 니콜라스 케이지, 에드 해리스의 명연기가 훌륭한 연출을 만나 고뇌의 순간과 긴장감의 연속 속에서 관객들을 쥐락펴락 하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특히 영화 도입부에서 험멜 장군(에드 해리스 분)이 거대한 혼란을 만들어 내게 된 원인을 아주 세련되고 간결하지만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연출 한 점이 놀라웠다.

길고 루즈하고 자칫하면 신파로 빠질 수 있는 상황과 소재에도 불구, 감독은 간결하고 세련되었지만 감정의 깊이를 놓치지 않고 전달한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과하지 않은 간결함 속 빼어난 전달력을 갖춘 이 영화의 도입부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줄거리
'미 해병 여단장 프란시스 험멜 장군은 미정부를 상대로 '극비의 군사 작전을 수행하던 중 전사한 장병'들의 유가족에게 전쟁 퇴역 군인들과 동일한 보상을 보장해줄 것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그의 호소는 무시되거나 묵살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허멜 장군은 정의의 회복이란 명분으로 비밀리에 해병대 공수 특전단을 규합하여 과거 30년간 형무소로 악명 높았던 알카트라즈섬을 장악하고 이 섬을 찾은 민간인 관광객 81명을 인질로 억류하는데...'

"모든 사람은 나와 같지 않음을 기억하라."
영화를 보고 나면, 이 한 줄 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험멜 장군의 의도와 그를 따르던 이들은 결코 같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비극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나와 걷는 방향이 같다고 해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들은 잠시 나와 함께 걸을 뿐, 나와 결코 종착지가 같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험멜 장군은 자신의 전 동료가 죽어 나가는 것도, 인질들이 끔찍한 최후를 맞는 것도, 샌프란시스코의 국민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원치 않았다. 단지 비밀 군사작전 수행 중에 전사한 장병들의 유가족에게 전쟁 퇴역 군인들과 동일한 보상을 해줄 것을 호소하며, 그것을 협상을 통해 관철시키고자 했을 뿐.


영화의 행복하고 후련한 결말 끝에는 씁쓸한 맛이 감돈다. 지금껏 우리 사회 속 스쳐 지나간 수많은 험멜 장군들을 생각한다. 여전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그들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기억하며.

별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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