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났던 계절.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너무 똑같다.
지루하다.
달력을 보면 자꾸 깜짝 놀란다.
벌써 날짜가 이렇게 지났나 하고,
그동안 나는 무얼 했나 하고,
거울을 보면 자꾸 깜짝 놀란다.
텅 빈 동공.
간절함이 사라져버린 멍한 눈빛.
생기를 잃은 표정.
좋아해주기 힘든 표정의 내얼굴.
들뜨거나 설레여본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빠담빠담' 뛰지 않는 심장.
'무덤무덤'뛰는 심장
내 심장에게 미안해진다.
심장아,
너는 주인을 잘못만났구나.
벌렁거리거나 쿵덕거려서,
두 손을 모아 지긋이 눌러주어야만
겨우 진정을 하곤했던
내 심장을 나에게 침묵으로써
격렬한 항의를 하는것만 같다.
'어떤날'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좋은 음악과 좋은 책.
그리고 낡은카메라.
설레이는 떠나기전의 순간,
그 찰나.
섬
김동률
소주
바다
그리고
혼자.
혼자라도 좋다.
누군가와 함께 떠났다면 만나지 못했을 순간들.
오로지 나만의 시간.
나는 오늘도 숲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