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날이 풀리고 봄기운을 스쳐 여름날 같은 햇살이 비친다. 한겨울의 추위와 서러움이 너무 컸던 탓일까 봄날의 햇살치고는 뜨겁기 그지없는 햇살조차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따사롭게 와닿는다. 4월 첫 주의 매출이 괜찮은 편이어서 괜스레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장사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4월 중반 들면서 또 매출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옆의 식육식당은 이제 오픈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다. 오늘은 마을 사람들을 초청해서 시식회 겸 동네잔치라도 할 모양새다. 과연 태그커피에는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이럴 때 나의 사교성이나 사업가적인 마인드가 발휘되어야 하는데 나는 전혀 무관한 사람처럼 관망만 하고 있다. 나는 사업가가 아니라 그저 작은 카페의 주인일 뿐이다. 그 안에서 내가 더 위로받고 힐링하고 사는 작디작은 존재일 뿐이다. 오늘 싸 온 파인애플은 달지 않다. 밍밍하다. 맛있는 과일을 고를 때 겉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처럼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쓴 지 달지는 직접 먹어봐야지 분명하게 분간이 가는 것이다. 최근 들어 나는 더 나은 매출을 기대한다기보다는 좋은 양수자가 나타나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그렇지만 카페를 양도하기 위해서는 매출이 잘 나와주어야지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깡통의 할아버지들은 어느 순간 발길이 뜸해지고 배달도 뜸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태그커피의 현금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는데 그조차 이제 기대하기 어려워지려나 보다. 이렇게 오르막 내리막을 타고 있는 태그커피를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람 사는 일이 모두 그렇듯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인 것을..... 마무리가 깨끗한 사람이 되길 바라지만 매번 시작할 때보다 마무리가 어렵고 지저분해지기 쉬운 게 사실이다. 하루는 너무 빠르고 일주일, 한 달은 금세 지나가 버린다. 조급해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내심 조급증이 생기고 걱정이 앞서는 매일매일이다. 하루에 한 가지의 좋은 일만 생겨도 그 생각만으로 다음 하루를 버틸 수 있는 든든함이 생기는 것 같다. 앞서 가지 말고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더 나아지고 더 웃을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