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그냥 솔직한 심정
한동안 브런치 글쓰기를 안 했더니
브런치 관리자가 친절하게도 제발 글 좀 올리라고
다분히 경고성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나름대로 브런치 글을 못 쓴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는데
삶의 큰 변화가 있었다.
휴직을 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이사를 왔다.
지금은 한 줄로 쉽게 표현하지만,
정말 많은 고민들과 주변의 걱정, 만류, 조언 등에 시달려야 했고,
현실적으로 금전적인 계획이 필요했으며,
회사 구성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물론 육지에서 제주도로 이사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큰 일이라는 걸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2년 전에
제주도에 아파트를 살 때부터 슬그머니 시작되었다.
아내에게 투자용으로 아파트 하나 사자고 얘기는 했지만,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매번 농담 삼아 '우리 제주 가서 한번 살아볼까'하고
서로 마주 보며 실실 웃는 게 다였다.
그랬는데 그 농담이 현실화되다니..
어제 산책을 하다가 '소라의 성 북카페'라는 곳에 우연히 들렀는데
창문 밖의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에 눈이 사로잡혀 멍하니 있다가
책꽂이에 'The Having 해빙'이라는 책이 보여서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책을 꺼내서
그 자리에서 그 책을 다 읽었다.
Having은 우리의 렌즈를 '없음'에서 '있음'으로 바꾸는 방법이에요
바로 이것이었다.
농담을 현실로 만든 방법이..
난 아내에게 농담처럼 '제주 가서 살아볼까?'라고 말하는 척(?) 했지만,
사실은 내 몸과 마음은 이미 제주에 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러 현실적인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지만,
신기하게도 제주에 가서 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환경이 도와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마도 'The Having' 책에서 얘기하듯이,
이미 내 마음속에는 제주도로 이사를 가는 것이 '있음'의 상태였고
그래서 마음이 항상 즐겁고 가벼웠고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극단적인 상황도 있었지만 가볍게 넘어갈 수 있었고
순풍을 타고 바다 위를 저절로 앞으로 나아가듯이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너무 지금은 모든 것이 감사하고,
가슴 벅차오르고,
이런 시간이 내게 주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뿐이다.
지금은 이 느낌 속에 흠뻑 젖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