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산다#4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기 전 이렇게 심장이 떨릴 줄이야.
지난 5월 코로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다. 타지에서 혼자 살고 있으니까 백신을 맞기 전 불안했다. 뉴스에서 몇몇 사람들에게 부작용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나도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하고 걱정됐다. 혼자 있으니깐 무슨 일있으면 어디에다 연락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다. 부모님께 전화라도 한 통 드려야 되나. 혼자 집에 있다가 죽는 거(?) 아닌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다행히 코로나 백신 접종은 일반 주사와를 맞을 때와 별 차이 없었다. 주사 맞는 순간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너무 많이 겁을 먹었나보다. 뉴스에서 나오는 부작용이 일어나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1차 접종을 맞은 날 공가를 내고 일찍 퇴근했다. 백신 접종 후 몇 시간 동안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날 평상시와 비슷한 시간에 잤다. 조짐은 새벽녘에 찾아왔다. 머리가 좀 아파 깼다. 이리저리 뒤척였다. 주사 바늘이 들어간 곳은 근육이 땡겼다. 몸살 나기 직전처럼 근육이 살짝 아팠다. 그러다 다시 잠에 들었다.
하루 쉴까하다가 아침에 출근했다. 머리가 살짝 지끈거렸다. 회사 의무실에서 두통약을 받아서 먹었다. 좀 나아지는 듯했다. 컨디션이 별로 안좋았다. 결국 반차를 내고 집에 들어갔다. 머리가 띵했다. 그 외에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었다. 코로나 주사가 뭐라고 이렇게 움츠러 들었던가. 하루종일 머리가 띵했다. 엄청 아픈 건 아닌데 뭔가 머리 근육이 땅기는 듯한 느낌. 다행히 이틀째가 되니 증상이 사라졌다. 근육통도 없고 몸살기운 같은 느낌도 많이 가라앉았다.
혼자 사니깐 코로나 백신 접종 맞는 것도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만일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 곁에서 돌봐줄 사람도 당장 없기 때문이다. 주사 맞기 전 가족의 얼굴이 생각날 줄이야. 이번 주 2차 접종을 앞두고 있다. 화이자로 접종한다고 한다. 1차 접종 때보다는 덜 불안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거시기하다. 코로나가 얼른 물러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