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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닥도닥 Sep 22. 2020

말실수는 진짜 속마음을 보여준다?

일상생활로 알아보는 심리학


도돌씨는 작고 소중한 회사원입니다.

앞으로 도돌씨와의 흔한 일상을 통해서 심리학의 개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주)도닥에 재직 중인 도돌씨.

어제 밤 늦은 야근에 셀프 포상으로 치킨을 포장해 갔지만 도돌씨는 그만 지쳐서 잠들었습니다.  오늘 출근하면서도 어제 못 먹은 치킨이 계속 아른거리는지, 평소보다 오전 내내 배가 더 고픈 거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동료 도순씨와 함께하는 점심시간.


도순 : 이 고등어 조림 기본 2인 주문인데 맛있어 보인다. 내가 살테니까 먹어보자.

도돌 : (고등어? 나 별로 안좋아하는데.. 도순이가 산다고 하는거 보니 많이 먹고 싶은가보지? 거절하기도 애매한데... ) 그럼...... 그럴까? 


식사 후 입이 찝찝한 도돌은 양치를 하려는데 치약이 없어 도순씨에게 말하네요.


도돌 : 미안한데 나 치킨 좀 빌려줘..... 


엉뚱한 도돌씨의 말실수는 나른한 오후를 시작하는 재밌는 에피소드로 모두가 웃어넘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영역을 무의식까지 확장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말실수가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어요. 이런 무의식 안에는 우리가 드러내지 못하는 욕구들이 숨겨져 있고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죠.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도돌씨는 어제 먹지 못한 치킨에 대한 아쉬움과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먹은 불편감 등의 욕구를 자기도 모르게(무의식적으로) 말실수로 표현한 걸 수도 있습니다. 


그냥 웃어넘기면 될 말실수를 굳이 이렇게 따져 봐야 할까요?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도순 : 네? 무슨 말이에요?
도돌 : 아! 하하 아니야. 배부르게 먹으니까 말이 헛나왔네


도돌씨가 치킨을 빌려 달라고 한 다음 이를 웃어넘기고, 다시 아무렇지 않게 도순씨에게 치약을 빌려 달라고 말할 수 있다면 전혀 문제가 아니겠죠. 그날 저녁 냉장고에 넣어뒀던 치킨을 먹으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혼자 피식 웃을 거에요.


하지만 도돌씨가 전혀 웃을 수 없고 표정이 굳어간다면? 


도순 : 네? 무슨 말이에요?

도돌 : 아니야... 아무것도(자리에 앉으며).......... (으악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창피해!)


그 사소한 말실수의 순간 도돌씨는 남들이 모르는 복잡미묘한 경험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도돌씨가 공공연히 다이어트하고 있다고 알리고 있었다면 어제 밤에 야식(치킨)을 먹으려던 걸 들킨 것 같아 부끄러울 수도, 도순씨가 추천해준 메뉴가 내심 먹기 싫었다는 것을 들킨 것 같아 신경 쓰일(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거나) 수 있겠죠. 아니면 치킨을 빌려 달라는 말에 비웃는 듯한 상사의 표정이 며칠 내내 신경 쓰일 수도 있습니다. 




내 말실수로 인해 설명하기 힘든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면 도돌씨에게 있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닐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감정을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느끼고 있다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해봐야 할 필요가 있겠죠.


앞으로도 도돌씨가 겪고 있는 일상생활을 심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해봅시다.



글쓴이 : 곰곰이

심리상담사

사람을 만나고 마음으로 이야기 합니다. 심리학과 상담에 대해 나누고 싶어 도닥임을 시작합니다.


그린이 : NA (인스타@nabong_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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