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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머니 Jun 28. 2024

투고전문작가라는 세계

단 권 작가로 남지 말라고 했다. 투고로 계약하고 나니 작가님들은 다음 책, 그다음을 써야 한다며 재촉했다. 단 권으로 남으면 안 되니 자꾸 쓰고 또 쓰라고 했다. 두 번째 책을 계약하고 나니 더 쓰라고 했다. 두 권만 내고 말 거냐며 다른 거 써보라고 했다. 다른 거? 주식 말고, 내 얘기 말고 다른 거 뭐 써야 할까 고민했다. 책 두 권이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무명작가인 나는 투고로 책을 내야 하는데 어떤 이야기를 팔아야 하나 고민했다.


동화는 어떨까 싶었지만 어나더레벨 같아서 엄두도 못 내다 끄적끄적 써봤다. 어찌어찌 맺음 했다.

투고했더니 여기저기서 거절의 답장을 받았다. 소재는 좋지만 이게 문제다, 저게 별로다 하며 빨간펜 선생님도 아니면서 고쳐보라 했다. 계약도 안 해주는 편집자들의 잔소리가 싫었다. 나의 멘토 @배지영 작가님께 투정했더니 아까워서 그런 거라고 했다. 편집자들도 글이 아까워서 고쳐보라 하는 거라고.

'진짜 그럴까?'

잔소리 답장을 다 출력해서 붙여놓고 읽으며 글을 고쳤다. 출간된 동화책을 하루에 한 권씩 읽으며 고치다 보니 잔소리 당연했구나 싶다. 아직 성에 안 차지만 이 정도면 어떤가 싶어 투고했는데... 답이 왔다. 계약하잔다. 계약금도 입금되었다.


잔소리 답장 보내준 편집장들 보고 있나?

당신들 이 책 베셀되면 어쩌려고 날 거절했나?

메롱메롱 나 계약했지롱. 자랑을 하고 싶지만 진심으로 고맙다. 당신들 아니었다면 못나게 묻혔을 이야기를 털고 닦고 고칠 수 있었다. 책이 되어 나온다면 다 당신들 덕분이다. 소재 좋으니 고쳐봐라, 글 좋다 포기 마라 해줘서 그 말만 믿었다. 거절해 준 당신들이 나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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