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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머니 Jun 30. 2024

두 번 계약하고 싶다


계약서를 받은 건 6월 18일이다. 6월 17일 날은 도서관에서 여러 권의 동화책을 읽고 좋아 뵈는 출판사의 메일 주소로 투고했다. 6곳의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며 그 출판사에 나온 동화책을 읽었다는 예의를 갖췄다. 그리고 아이음북스 대표님은 다음 날 바로 계약서를 보냈다. 거절의 답도 보내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그날 보냈던 메일에 1곳은 이번 원고는 진짜 고민 많이 했는데 계약 못한다고 했다. 대신에 다른 거 써 놓은 거 있음 보내달랬다. 작가님 글 한 번 더 보고 싶다며 꼭 투고를 해달라 했다. 1곳은 소재 좋지만 이거 별로, 여기 보충, 이 부분 어색해서 너무 큰 수정이 필요하다 했다. 아주 꼼꼼히 잔소리했다.  

2곳 다 아이음북스와 계약 후 메일이 와서 자신 있게 답을 보냈다. 형주(주인공)를 예삐 봐준 다른 곳과 계약했다고. 그러나 이런 답은 무척 감사하다고 기획 중인 다른 글은 이러저러한 이야기니 완성되면 또 메일을 보내도 되느냐며 밑밥을 깔아 뒀다. 물론이다, 꼭 보내달라는 답을 받았다.



계약금을 받은 건 6월 28일이다. SNS에 자랑질을 먼저 하고 그런 거 안 하는 친구들한테는 갠톡으로 자랑했다. 그리고 오후 5시에는 식구들과 청요리집에서 짜장면에 탕수육 먹으며 축하주 했다. 이제 더 이상 메일이 왔나, 안 왔나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 양껏 먹고 마셨다. 메일 알림이 떴지만 광고 메일이겠거니 했다. 중요한 메일은 다 왔으니까 토요일에도 안 열어봤다. 일요일 아침에 확인 차 열어봤는데 이런 메일이 와 있다. 계약을 하자니, 좋다니,... 와 두 번 계약하고 싶다아아~~~~



이건 일종의 자랑질 후속 편이 맞다. 그러나 남의 자랑질에 배 아파만 말고 투고해서 책을 내야 하는 브런치스트들이라면 따라 해봐라. 거절의 메일을 보내는 곳에는 또 답을 보내라. 내 이름이라도 출판사가 한 번 더 기억하게 하면 다음 투고에 도움이 된다. 마구잡이로 보내지 말고 출간된 책을 읽고 나서 보내라. 그 출판사의 방향은 이런저런 것 같다는 개인 생각을 써라. 내 글이 당신네와 맞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라.


제일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마라.

나도 했다. 글솜씨나 재능으로 작가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엉덩이 무겁게 쓰는 것, 성실하게 꿈을 꾸며 포기하지 않고 투고해서 작가 되었다.

그러니 비싼 돈 주고 책 쓰기 수업 듣지 말고 그 돈으로 책 쓰기 관련 책을 사서 보고 혼자서 쓰고 투고해 보자. 투고가 도저히 안 된다 싶은 그 돈으로 독립출판해라. 나에게 투고 ABC를 배워서 책이 이렇게 출간되었다고 연락을 준다며 나는 그 책을 사서 읽으며 리뷰도 할 테지. 그럼 당신도 내 신간을 읽어주고 리뷰해 주는 주고받는 홍보가 되겠지. 무척 아름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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