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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taetae Dec 18. 2022

브런치에 글 올리기

표현하려 합니다

 “책은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좋다”라는 말에 이끌려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책을 읽으려 노력했고 종종 책에 관한 책도 읽었습니다. 특히 교육대학교에 입학해, 사회과를 심화 전공하면–교육대학교의 과는 모두 ‘초등교육과’이지만 심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네가 좋아하는 여행(답사)을 자주 다닐 수 있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말에 이끌려 그 과를 선택했고, 이에 따라 ‘사회 및 사회과교육’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아있는 것이 몇 안되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에 이끌려 깊이를 놓친 것 같기도 합니다. 그간 제 독서는 ‘스키’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곳에서 주행을 시작해 다른 곳에 도착합니다. 책을 펴서 첫 페이지에서 시작해 마지막 페이지에서 책을 닫습니다. 경험이 축적되고 근육이 커지는 것 같지만 그 변화는 알 수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몇 편의 글을 올리고 속으로 아주 뿌듯했습니다. 평범한 글솜씨를 가졌고 전적으로 나 자신을 위한 글이었기에 브런치 독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형식적인 라이킷임에도 저는 그것이 고마웠고 브런치라는 ‘글 공동체’에 속해있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론 나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드디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전공 공부에 대한 것들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조회수 등의 호응이 적은데 학문 서적을 들먹이면 이것마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어차피 안 볼 것이 뻔하기에 ‘광역 혼잣말’이 될 확률이 높은데 굳이 이곳에 올려야 하나 하며 말입니다.


  올릴까 말까. 왔다 갔다 했습니다. 결론은, 그냥 올리기로 했습니다. 언제부터 이런 거 신경 썼나 하며 말이지요. 그랬으면 저런 독서 후 글들을 올리면 안 됐습니다. 그리고 덕택 좀 보겠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느끼게 된 것인데, 이게 은근히 부담이 됩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요. 작가님들께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대충 쓸까 아니면 이번 주엔 안 쓸까 하다가도 이 생각들이 쏙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쯤 되면 국어교육에서 왜 그리 ‘사회적 상호작용’을 중요시 여기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 언어는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혼자 하는 생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생각을 공공의 장소에 내놓아서 다른 이들과 이를 나눈다면, 최소한 마이너스는 안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 사이를 헤치며 결국 합의에 도달하는 그 과정 속에서 생각과 사회는 발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이상적인 이야기고 저처럼 댓글이 하나도 안 달리는 경우에도 이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공공의 영역에 내놓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 상호작용이기 때문이지요. 독자를 의식하고, 조금씩 개선하며, 그것을 발행하는 행위는 소중합니다. 

 

 처음엔 그냥 너무 뜬금없이 사회과교육 관련 공부글을 올리면 이상하게 보일까 봐, 몇 마디 변명을 한 다음 그 밑에 바로 시작하려 했는데 말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하여튼, 이제 전공 공부 글도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비록 호응은 하지 않으시더라도 지켜봄, 그것이면 제게 충분합니다.


화령전 작약(나혜석, 1935. 호암미술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img_pg.aspx?CNTN_CD=IE00236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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