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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블리의 가방 May 20. 2020

02_'3초백' 루이비통의 비밀

루이비통이 왜 루이비통인지 아시나요?



루이비통 = 3초백?

거리에 나가면 3초마다 발견할 수 있는 가방이라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오드리 헵번이 가장 좋아했던 스피디백(Speedy bag)의 인기에 따라 3초백이라고 불려 왔다. 이런 말이 생길 만큼 보편화된 명품의 가치와 5조 원 규모까지 성장한 국내외 명품시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루이비통은 특유의 모노그램과 럭셔리함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루이비통은 가품도 정말 많다.



LVMH(Louis Vuitton Moet Henessy)

루이비통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루이비통-모에-헤네시 LVMH( Louis Vuitton Moet Henessy) 그룹을 빠뜨릴 수 없다. LVMH그룹은 루이비통, 셀린느, 펜디, 벨루티, 불가리, 쇼메, 크리스찬 디올, 모엣 샹동, 마크 제이콥스 등 수십여 개의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들을 거느린 거대 공룡 그룹이다. 1987년, 앙리 라카미에는 루이비통과 주류 기업인 모엣 헤네시의 합병을 진두지휘하여 LVMH 그룹을 만들었다. 이후 당시에 크리스찬 디올을 운영하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 의해 인수되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가 2011년 세계 갑부 리스트에 빌 게이츠, 워런 버핏과 함께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를 꼽을 만큼 세계 명품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힘과 재력 또한 대단하다. 1987년에 아르노 회장이 루이비통을 인수하며 탄생하게 된 LVMH 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확장해 왔다. 패션, 가죽 부문에서 88년도에 지방시, 93년도에 겐조, 그로부터 3년 후인 96년도에는 로에베와 셀린느, 97년도에 마크 제이콥스, 2000년에 에밀리오 푸치, 01년도에 펜디를 인수했다. 주류 부문에서도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있었는데, 헤네시 꼬냑 인수 후 브라질과 호주,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포도밭을 아예 사들이며 명품 와인 제조에 몰두해 모엣 샹동, 돔 페리뇽, 크뤼그 등의 브랜드를 인수하게 된다. LVMH 그룹의 성공은 패션·가죽 부문과 주류 부문에서 비롯됐다. 두 부문의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순익 40억 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소개한 LVMH 그룹의 성공 전략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 1984년 경영난에 빠진 크리스찬 디올을 인수 한 이우, LVMH 그룹의 브랜드는 약 60여 개로 늘어난다. 아르노 회장은 명품의 역사와 전통은 새로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들을 인수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이들끼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로는, 디자이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이다. 한 예로 아르노 회장은 크리스찬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인 존 갈리아노의 패션쇼가 대중들에게 혹평을 받자, "쇼킹하지 않으면 창조적이지 않다."라고 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지지해주었다. 세 번째로는 명품에 대한 꿈과 환상을 만들어 퍼뜨렸다. 소비자에게 언젠가는 꼭 사야 할 브랜드, 꼭 사고 싶은 제품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며 상류사회와 일류 브랜드 마케팅을 계속했다. 일례로 1933년, 자동차 경주 대회를 재조직하여 후원했고, 루이비통의 작업실인 아니에르 공방으로 기자들을 초대해 트렁크의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모노그램 캔버스 가방의 탄생 100주년인 1996년에는 아르노 회장의 기획에 따라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의 디자이너들이 루이비통 캔버스 가방을 재해석했다. 이렇게 LVMH 그룹에 소속된 루이비통은 날개를 달았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시작

루이비통(Louis Vuitton)


루이비통의 창립자인 루이비통은 1821년, 프랑스 프랑슈콩테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목공소를 운영하는 집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나무 다루는 일을 보며 자라게 되었다. 14세가 되던 해에 그는 무일푼의 처지로 걸어서 파리에 도착한다. 파리에서 그는 마레샬의 견습공으로 귀족들의 여행 짐을 꾸려주는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당시 귀부인들에게는 페티코트 위에 수십 미터나 되는 천을 늘어뜨리는 드레스가 유행하고 있어서 이들이 여행을 하면 수십 개의 트렁크를 마차에 싣고 다녀야 했다. 루이 비통은 드레스가 구김이 가지 않도록 짐을 꾸리는데, 이 소문이 퍼져 곧 그는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인 유제니 왕후의 총애를 받는 유명한 도제가 된다.



1854년에 그는 마침내 프랑스에 자신의 가게를 오픈한다. 그때까지의 트렁크는 뚜껑이 반원형으로 되어있었는데, 루이비통은 이를 쌓아 올릴 수 있도록 상자 형태로 만들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높아지는 인기와 더불어 모조품이 유행하자, 그는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그레이 트리아농, 빨간색 스트라이프 무늬, 격자무늬 등을 고안해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마침내 1896년, 루이비통의 아들인 죠르쥬 비통이 그 유명한 LV를 결합시켰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노그램 캔버스는 이 죠르쥬 비통의 손에 탄생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의 영향으로 꽃과 벌 무늬가 반복되는 모노그램 캔버스를 만들었다. 이 모노그램은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며 당시 트렁크뿐만 아니라 접을 수 있는 가방의 시작이 된다. 루이비통이 특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자물쇠가 있는 가방이다. 루이비통은 잠금장치가 있는 가방을 최초로 고안해냈다. 이를 텀블러(Tumbler) 잠금장치라고 부른다. 빨강, 노랑, 초록 등 세련된 원색 라인 또한 특징적이다. 이로써 창립 이래 150여 년이 다 되고 있는 지금도 루이비통은 시공간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방 브랜드로써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와 루이비통의 만남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루이비통이 LVMH 그룹에서 날개를 달며 함께하게 된 디자이너가 있다. 루이비통의 전 수석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그는 1963년 뉴욕 출신으로 파슨스 디자인 스쿨 패션 디자인 전공이다. 루벤 토마스사의 스케치북 컬렉션을 통해 데뷔했다. 1984년에는 로버트 듀피와 협력하여 제이콥스 듀피 디자인을 설립, 운영하였으며 1986년에는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87년도에 최연소로 '페리 앨리스'상을 수상하며 천재로 인정받고, 1993년 그는 라이선스와 디자인 회사인 마크 제이콥스 인터내셔널을 창립한다.


그러던 중 1997년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되어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던 마크 제이콥스. 오랜 전통의 벽을 깨면서도 하이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과제를 떠안게 된 마크 제이콥스가 기존의 엘레건트한 요소에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감각을 결합시키며 루이비통은 전 세계 패션 교과서가 되었다. 트렁크로 고정되어있던 루이비통에서 대담하고 파워풀한 의상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컬렉션은 고급스럽고 심플한 70년대 복고풍을 연상하게 하고, 이것은 80년대 룩을 부활시킨 루이비통 컬렉션과 일맥상통한다.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마크 제이콥스의 군더더기 없는 트렌디함은 전 세계 여성들이 루이비통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는 모노그램을 재해석한 다양한 가방들을 선보이며 루이비통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클래식과 모던의 만남이 세대와 시간을 초월한 명성에 새로운 주춧돌 역할을 했다. 




루이비통의 장인정신

루이비통에서는 화학 소재로 무두질하고 염색하는 다른 가죽 소재들과는 달리 어떠한 화학 재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가죽 자체의 퀄리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식물성 염색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코팅 효과가 자연스럽다. 이후 그 가죽을 루이비통의 장인이 직접 잘라 틀을 만들고 징을 막아 바늘로 꿰매게 된다. 가죽의 선별과정부터 염색, 프레싱 등 모든 과정은 장인들이 100%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지갑 하나를 만든 후에 8명의 품질 검사를 거칠 만큼 확인 과정도 꼼꼼하다. 이러한 수작업은 1954년에 이르러 고객 각각의 성향을 반영한 스페셜 오더 서비스까지 발전하게 된다. 즉, 고객의 입장에선 유일무이한 나만의 루이비통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발전해온 루이비통은 현재까지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여행 가방을 비롯하여 현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루이비통을 대표하는 가죽 라인은 모노그램 캔버스와 다미에 캔버스를 비롯해 십여 개 이상이다. 가방/핸드백, 여행가방, 가죽 소품, 액세서리, 신발, 의류, 시계, 주얼리, 필기구 등 총 9개로 구성되어 있다. 루이비통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Interbrand)에서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100)'에 매년 상위에 랭크되고 있으며, 럭셔리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홍보가 아닌 브랜드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다양하고 확장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있는 루이비통. 과연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루이비통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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