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찌 Oct 15. 2020

너무나 소중해져버린 혼자 남은 새벽시간

방해하지 마 아무도, 자다 깨지마 절대!

연애할 때는,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뭐든지 남편이랑 같이하고 싶었다.

같이 잠들고, 주말이면 같이 일어나고,

낮잠도 같이 자고, 외출도 같이하고,

밥도 같이 먹고, 티비도 같이보고.


그렇게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좋았고,

결혼을 하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없어선 안될 소중한 우리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하나도 둘도 아닌 셋의 출산을 앞두고

내 모든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완전한 아줌마가 되었고,

혼자선 아무 곳도 갈 수 없는 엄마가 되었고,

내가 먹고 싶지 않아도 매 끼니 아이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주부가 되었다.


진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


하지만 그렇게 간절한 잠을 미뤄두고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것.


너무 소중해진 온전한 나만의 시간

가계부를 정리하고, 책을 읽고 다이어리를 쓰고.

특별히 하는 것 없어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새벽시간.

늘 정신없는 우리 집에 평화가 찾아오는 유일한 새벽시간.


남편과 둘이서만 함께하는, 기억도 희미해진 그 시간이 소중한 건 여전하지만

잠든 아이 곁을 지켜야 하는 남편의 옆자리를 포기하고,

이 시간을 위해 잠도 포기한 엄마는

오늘도 아이들과 남편이 잠이 드는 이 순간만을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잠든 아이의 옆에서 라디오를 듣는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