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cker coconut roche
하루 종일 뒹굴거릴 수 있는 방학, 아침에 눈을 뜨고 10분 동안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사실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 거의 없다.
집에서 쉬는 날이면 베이킹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언어 공부를 하는 편이다
'뭐라도 해야 해'에 대한 약간의 강박인가 싶기도 하지만.. 크게 스트레스받거나 신경 쓰이진 않는다.
오늘도 평소와 같은 그저 그런 날,
조금은 특별한 코코넛 로쉐를 만들었다.
흰자에 코코넛가루, 코코넛 슬라이스를 넣어
오븐에 구운 담백한 과자인 코코넛 로쉐,
평소 코코넛을 즐겨먹는 편이라 카페나 빵집에 로쉐를 팔면 사 먹곤 했다.
바삭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그 중간의 식감,
은은하기도 하고 자극적이기도 한 코코넛의 향
코코넛 슬라이스가 씹힐 때 난 행복을 느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더 먹고 싶지만 특유의 느끼한 맛 때문에 3개 이상 먹지 못했다. '왜 이렇게 빨리 질려버리는 걸까'
'코코넛의 풍미도 극대화시키고, 기름진 맛도 덜하게 할 순 없을까' 로쉐를 좋아하는 나에게 생긴 숙제였다.
처음엔 녹차가루, 딸기가루 등 여러 가루류를 넣고 로쉐를 구워봤다.
그렇게 하니 코코넛 로쉐 특유의 맛과 향이 사라져 버렸다. 견과류를 넣어봐도 로쉐의 부드러운
식감이 묻혀버려서 어울리지 않았다.
초콜릿을 넣고 같이 구워봤지만, 굽는 과정에서 초콜릿들이 다 녹아버려 로쉐의 맛과 향, 식감을
모두 안 좋게 만들었다. 이대로 포기하긴 아쉬워 생각을 계속하다가
'속에 쿠키가 든 초콜릿을 이용해 로쉐를 구워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결과는 좋았다.
코코넛 로쉐 특유의 맛, 식감, 향도 잘 유지됐고
다크 초콜릿의 씁쓸함이 로쉐와 아주 잘 어울렸다.
초콜릿 안의 쿠키 덕분에 초콜릿이 다 녹지 않았고, 그 점이 로쉐의 식감과 잘 어울렸다.
코코넛 로쉐
코코넛가루 - 70g
계란 흰자 - 50g
설탕 - 55g
녹인 버터 - 25g
코코넛 슬라이스 -20g
Loacker 초콜릿 - 4조각
1. 볼에 흰자와 설탕을 넣고 잘 섞은 후 코코넛 가루와, 코코넛 슬라이스를 넣고 섞어준다.
이때 코코넛의 씹히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코코넛 가루의 양보다
코코넛 슬라이스의 양을 늘려도 좋다.
2. 녹인 버터를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3. 네모 모양으로 로쉐를 만든 후 그 위에 초콜릿을 올려준다.
4. 180도 13분 구워준다.
코코넛 로쉐는 구워질 때 냄새가 좋다. 온 집안에 코코넛 오일을 뿌린 느낌(?)이다
냄새 때문에 로쉐를 굽고 싶다 라는 이상한 생각을 한 적도 있을 정도로 오븐에 들어간 로쉐는
고소하지만 달달한 냄새가 났다.
만든 로쉐를 한입 먹어보면 초콜릿 안의 바삭한 쿠키와 초콜릿, 코코넛 슬라이스의 조합이 정말 좋다
간단히 만든 로쉐는 4시쯤 집에서
내린 드립 커피와 함께 먹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항상 느끼지만 오늘은 더 크게 와 닿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