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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dge IT Jan 21. 2021

스트리밍 전쟁: 디즈니 플러스

코로나로 인해서 오히려 활황인 산업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 산업입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미디어에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진 건데요. 미디어 중에서도 스트리밍 시장의 규모가 작년에 굉장히 많이 성장했습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그 속에서의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유튜브, 프라임 비디오, 훌루가 주요 미디어 스트리밍 업체입니다. 이들 중에서 작년에 가장 눈에 띈 성장을 보여준 디즈니 플러스에 주목해 보고 싶어요. 





디즈니 플러스는 2019년도 11월 12월에 디즈니에서 출시한 스트리밍 서비스에요. 월간 멤버십은 $6.99, 년간 멤버십은 $69.99입니다. 처음에 디즈니 플러스가 나왔을 때, 제 주변 친구들 중에서 버라이즌 (Verizon) 통신사를 이용하는 친구들이 무료로 디즈니 플러스를 보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는 디즈니 광팬이어서 친한 친구 중 버라이즌을 쓴느 친구에게 계정을 공유 받아서 디즈니 플러스를 이용해보게 되었답니다. (참고로 미국의 3대 통신사 중에서 버라이즌이 통신사 요금제가 가장 비쌉니다. 지금은 버라이즌에서 디즈니 플러스 무료 제공기간인 1년이 지나서 제 계정을 만들었어요. 디즈니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인 소울이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디즈니 플러스는 작년말까지 약 9 천만명이나 되는 가입자를 유치했어요. 참고로 넷플릭스는 약 2억명의 가입자가 있답니다. 출시된 지 1년만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미디어 스트리밍 시장을 차지하면서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죠. 그래서 넷플릭스 및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이 그렇게 오리지날 시리즈들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는거에요. 


저는 디즈니 플러스의 빠른 성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바로 콘텐츠 부분이었어요. 처음에 디즈니 플러스를 접했을 때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해주는 콘텐츠들이 넷플릭스에 비교해서는 콘텐츠의 종류나 숫자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디즈니의 명작들과 스타워즈 시리즈를 한번 복습하고 나면 디즈니 플러스 멤버십을 유지하면서 굳이 더 볼만한 콘텐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어요. 제가 영화 모아나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제가 모아나를 10번씩 보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디즈니 플러스의 두가지 큰 강점들이 있었어요. 그러니 디즈니 플러스가 1년 내에 9천만명이나 되는 가입자를 확보한거겠죠?




1.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대박 영화를 개봉한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영화 개봉을 하더군요. 가장 크게 주목 받았던 콘텐츠는 3개인 것 같아요. 해밀턴. 뮬란. 소울.


해밀턴은 7/3에 개봉했는데,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이에요. 뉴욕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흥행한 뮤지컬 중 하나고, 뮤지컬 표가 상당히 비싸기로도 유명합니다. (대략 $200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런데 그런 비싼 인기 뮤지컬을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니! 완전 흥했죠. 


친구들 사이에서 완전 난리가 났어요. 디즈니 플러스를 무료로 일정 기간 체험해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친구부터, 버라이즌 통신사를 쓰는 친구에게 계정을 빌리는 친구까지 정말 다양했어요. 저도 해밀턴이 나오자마자 봤는데 왜 유명한지 알겠더라구요. 오히려 브로드웨이에서 보는것 보다 디즈니 플러스로 보는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조차 들었어요. 이게 해밀턴이 미국 건국에 관련된 역사적 내용이어서, 사실 미국역사를 잘 알지 못하면 대사가 좀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가 있는데 오히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 자막을 키고 보니 이해하기가 훨씬 쉽더라구요.



여기서 디즈니 플러스를 체험해보던 친구들이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고 이를 해약했을까요? 아니요. 왜냐면 디즈니가 9월 초에 뮬란을 개봉한다고 했거든요. 


9월 초에 개봉된 뮬란도 정말 말이 많았어요. 그 당시에 뮬란을 개봉했을 때, 디즈니 플러스 계정 멤버십만으로는 뮬란을 시청할 수가 없었거든요. 처음에 개봉했을 때 디즈니가 프리미어 엑세스 (Premier Access) 콘텐츠로 뮬란을 지정해서, 멤버십 계정이 있음에도 추가로 $29.99를 내고 뮬란을 보도록 했어요. 최근에서야 (12/4) 뮬란이 디즈니 플러스 멤버십 계정에 무료로 풀렸죠.

 

이것도 완전 말이 많았어요. 디즈니 플러스 멤버십 계정 비용에다가 추가로 $29.99나 내고 뮬란을 볼 가치가 있느냐를 가지고 친구들 사이에서 많이 토론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친구들은 두명이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보겠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어요. 저는 이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던게, 이제 사람들이 집에서 영화 신작을 보는데도, 영화관에 가서 영화 신작을 보는 것과 동일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구나라는 것이 신기했어요.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의 소비행동에 변화가 생긴거죠. 


이러한 소비행동 변화로 인해 향후 개봉되는 영화 신작들이 어떻게 비용 책정을 하게 될지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아요. 코로나가 끝나고 영화관에 갈 수 있게 되었을 때, 영화관에서 영화 신작을 보는 영화 티켓 가격과, 집에서 영화 신작을 스트리밍해서 보는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까요? 이를 번들링 해서 가격 책정을 할 수도 있겠고 따로 책정할 수 도 있겠죠? 따로 한다면 어떻게 가격 차이를 두어서 책정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12/25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소울이라는 영화를 개봉했어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디즈니 플러스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소울 영화의 평이 너무 좋아서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디즈니 플러스 계정의 멤버십 비용이 완전 가치 있다! (Totally worth it!)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좋은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보려면 대략 $15정도를 내야되는데, 저는 디즈니 플러스 멤버십 비용인 $6.99, 즉 영화 티켓의 절반의 비용만 지불하고 이렇게 멋진 영화를 볼 수 있었잖아요. (이 영화 정말 강력추천 드립니다. 살짝 인사이드 아웃하고 비슷한 느낌인데 인사이드 아웃의 감동보다 더 큰 감동을 드릴거에요!)



이렇게 디즈니 플러스 계정을 만든 저.. 과연 제가 해지할까요? 아니요. 왜냐면 이제 완다비전하고 만달로니언을 봐야 되거든요. 이게 완다비전하고 만달로니언은 시즌제로 조금씩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가 되다보니 이제 저는 그냥 계속 디즈니 플러스 멤버십 계정을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바로 이렇게!! 디즈니 플러스 계정을 만들고 유지하게 되는 거에요. 주기적으로 유명한 영화들을 개봉하면서 디즈니 플러스를 체험해보게 하고, 그 다음으로는 디즈니 만의 새로운 오리지날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멤버십을 유지하게 하는거죠. 이게 마블과 스타워즈 팬이라면 정말 헤어나올수가 없어요.....제 주변 친구들도 처음에는 버라이즌을 통해 무료 계정으로 사용하다가 무료 계정이 만료된 최근에는 만달로니안이나 완다비전을 보려고 멤버십 비용을 내고 계정을 유지하더라구요. 





2. 디즈니 플러스는 가장 중요한 고객층인 어린이 층을 꽉 잡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가 정말 대단한 이유는 바로 가장 중요한 고객층인 어린이 층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들의 미디어 콘텐츠 시청 패턴이 어른과는 다르거든요. 어린이들은 좋아하는 미디어 콘텐츠가 있으면 보고 보고 또 봐요. 어른인 저는 모아나를 좋아해도 한두번 보고 말지, 막 열번씩 보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어린이들은 달라요! 어린이들은 좋아하는 영화를 질리지도 않고 봅니다. 


제 귀요미 조카랑 (올해 10살) 저의 대화에요.

"다엘아, 우리 영화 토이스토리 볼까?"
"다엘이 토이스토리 10번 봤어. 근데 그래도 재밌으니까 고모랑 또 같이 볼래!"


저라면 10번 봤으면 질려서 안볼거 같은데 우리 다엘이는 그래도 또 보고 싶어하더라구요. 정말 신기 또 신기. 바로 이러한 아이들의 재미있는 미디어 시청 특징 때문에 아래 닐슨이 조사한 2020년도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영화 순위가 대부분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하는 어린이들 영화인거에요. 아이들이 프로즌 2, 모아나 이런 영화들을 보고 보고 또 보니깐.


출처: Nielsen 


이게 왜 중요한지 아세요? 부모님들은 어린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에요.코로나로 인해서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아이들도 힘들고 부모님도 힘들죠.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주어야 되는데 얘네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 중 하나가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인거에요. 그러니 부모 입장에서는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할수 밖에 없어요. (동일한 이유로 어린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YouTube 채널이나 장난감 시장이 굉장히 재미있어요. 돈을 내는 사람은 부모님인데 그 부모님으로 하여금 돈을 내게 하는 것은 어린이들이거든요. 이 Dynamics가 굉장히 재미있고 이를 잘 이해하시면 굉장히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생각해보실 수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는 그 종류나 숫자 자체만으로는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조금은 부족할지 몰라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정말 그 콘텐츠들의 광팬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들은 어린이들이 완전 광팬이에요. 보고 또봐요. 어떤 콘텐츠가 가치 있는지 평가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볼 것 같으세요? 해당 콘텐츠가 얼마나 재생되었는지 횟수를 보겠죠? 그러면 이러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들의 가치 평가 (Valuation)는 높게 잡힐 수 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디즈니 플러스에서 최근 주력을 다하고 있는 마블과 스타워즈 오리지날 콘텐츠들은 역시나 마니아 팬층이 두텁죠. 어린이들 만큼은 아니지만 이분들도 상당히 보고 또 보는거 좋아하십니다. 거기에 새로운 오리지날 콘텐츠들이 계속 나오니 팬들은 디즈니 플러스의 숲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죠. 역시나 해당 콘텐츠들의 가치 평가 역시 동일한 이유로 올라가게 됩니다. 





올 2021년에 마블 시리즈로는 "WandaVision" (1월), "The Falcon and the Winter Solider" (3월), "Loki" (5월), "Marvel's What if" (여름), "Hawkeye" (가을) 개봉 예정입니다. 정말 마블 캐릭터들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상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디즈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대단한거는 개봉일자들이 약 두달 간격으로 계획되어 있다는거죠. 하나 보고 멤버십 해지할까 싶으면 다음달에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니 멤버십 해지를 못하게 하는거죠. 정말 완벽한 계획이에요. 올 2021년 디즈니 플러스의 활약이 더욱더 기대됩니다. (그리고 저 엄청난 마블 시리즈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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