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대한 염려로부터의 격리
한국에선 넘지 못했던 “미용실”이라는 문턱을 이곳에선 넘어야 한다. 고지식한 탓인지, 미용실에서 이발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집 앞 브랜드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아도 나름 멋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에서 생활한 지 한 달 조금 넘은 시점에 지인을 따라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식 미용실에서 처음 이발을 했다. 예약을 했어야 했고, 30분 간격으로 시간이 잡혀있다. 한 15분여 만에 이발은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요금으로 150위엔 (약 2만 5천 원)을 지불해야 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국의 미용실에서 드는 남성 헤어컷 비용과 얼추 비슷하다.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중국인이 운영하는 근처 이발소에 들리면 40~50위엔 (약 7~8천 원)이라 한다. 이 정도 값이면, 한국 집 앞 브랜드 이발소에서 지불했던 값이랑 거의 같다. 한국 서울이나 이곳 중국 후이저우(혜주)나 남성 헤어컷에 드는 비용은 얼추 비슷비슷한 듯하다.
그런데, 용기 내어 중국인들이 찾는 평범한 이발소에 들리려던 계획은 잠시 미루기로 한다. 얼마 전, 같이 근무하는 직원의 짧은 머리를 본 이후 용기가 나지 않아서다.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중국 미용실에서 날씨도 더워지고 하니 평소보다 조금 짧게 시원하게 깎아달라고 했단다. 그런데, 그를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는 군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나름 중국 친구들의 스타일이었던 모양이다. 한국에서 지시하는 분은 핑계 대지 말고 다음번엔 평범한 이발소에 들리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어떻게 이발해 달라고 설명할 자신이 아직은 없다.
이곳은 이미 여름에 접어들었다.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넘어선다. 아직은 이 곳 날씨가 좋다. 그러나 지인들이 전하는 여름철은 덥고 습한 기온이 장난이 아닌 듯하다. 스콜성 비가 잦고 습한 탓에 집안 옷장 관리가 특히 필요하단다. 빨래를 모아두었다가 일주일에 두어 번꼴로 세탁하고 있는데, 이 횟수를 늘려야 할까 생각된다. 곰팡이와의 싸움인 듯하다. 아직은 잠자는 시간 동안에는 에어컨을 작동시키지 않은 탓에 두어 번 잠에서 깨어난다. 더위를 느끼며, 이불을 걷어내었다가 다시 덮기를 반복해댄다. 등 부위가 가렵다. 이유를 잘 알 수는 없지만...
이 곳에서는 아파트 거실 베란다에 빨래 걸이를 설치해둔 집이 참 많다. 바깥에서 아파트를 바라보면, 집집마다 거실 베란다 전면에 걸쳐 내걸린 빨랫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세탁물을 말린다. 오늘, 휴일을 맞아 침대포와 이불 커버, 베갯잇을 모두 세탁기에 집어넣었다. 나 역시 이불 커버 등 대형 세탁물로 거실 베란다 전면을 가려버렸다.
사실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생활 속에서 코로나에 대한 나의 염려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3차 확산을 이야기하고 있다지만, 이곳의 모습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더운 여름 날씨로 접어들며,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마스크는 복잡한 실내나 관공서 건물을 제외하고서는 ‘반드시’라는 무언의 강요는 사라진 듯하다. 이곳의 백신 접종률이 얼마이며, 집단면역이 생성되었는지 여부는 잘 알지 못한다. 중국인 직원들 가운데서도 자원해서 중국산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이 있으나, 아직 많은 수는 아닌 듯하다. 이곳도 세계인을 향해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필요할 것이고, 나 또한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