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기에도 여력이 없었던 올해 봄, 난데없이 여행작가학교를 찾았다. 아니, 어쩌면 생에 한번은 도전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여행과 글,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를 한데 버무려 함께 할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빙그레 웃음이 났다. 여행(旅行)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고, 작가(作家)는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여행작가학교는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 운영하는 여행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는 전문 여행작가 단체로는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 등록된 법인 단체로, 방송과 신문은 물론 사보와 인터넷사이트 등의 각종 매체에 여행기사를 기고하거나 여행서적을 저술한 국내 전문 여행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여행작가학교 28기 과정에서는 세 번의 현장 실습과 사진, 글쓰기, 콘텐츠 등에 대한 강좌를 들을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현장 실습을 마친 뒤에 제출했던 글쓰기 과제이다.
'글쓰기 과제'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평소 매일같이 끄적거리던 포스트잇 메모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무 단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글쓰기 과제' 이 얼마만에 들어보는 낯선 단어인가. 얼마전 책장에 켜켜이 쌓인 논문 꾸러미 사이에서 글쓰기 과제를 발견했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영영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아, 부리나케 어딘가 남겨야겠노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곳이 바로 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