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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잉하라 Feb 14. 2023

02.딱 한 번 사는 인생, 약간은 미쳐도 좋아

1. 새로운 도전으로 매일매일 행복한 삶


우리는 신영동에 빵 공방을 오픈하여 판매하고,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테스트해 보며 새로운 삶에 재미를 느꼈다. 회사에 다닐 때 막연히 동경하던 나만의 가게를 운영하며 행복했다. 회사 끝나고 아이와 함께 아빠 가게에 가서 놀다가 셋이서 손잡고 부암동 언덕을 넘어오며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떠오른다. 딸아이 생일에 친구들에게 맛있는 과자를 만들어 주고 졸업식 때는 작은 이벤트를 하면서 우리만의 감성으로 작은 가게를 재미있게 운영했다.


나는 여전히 회사에 다녔다. 왜냐하면 아직 완전히 다 놓고 빵집에만 몰방하기에 겁이 났고 안정적이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기에.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동안 일하느라 아이와 함께해주지 못하는 미안함도 있고, ‘지금 하는 일이 평생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나만의 가게를 꾸려가며, 내 생각으로 운영해 보고 싶은 꿈도 계속 꾸면서.      

회사는 다닐만했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뭔가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다. 지금 아니면 못 할 것 같은 생각에 회사에서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 당시 나의 결심에 큰 역할을 했던 건 '라라랜드‘ 영화였다.     


[출처] 라라랜드 (La La Land) - Audition (The Fools Who Dream) 가사/번역|작성자 헤메라

Here's to the ones who dream

꿈꾸는 이들을 위하여

Foolish as they may seem

비록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아파하는 마음을 위하여

Here's to the mess we make

우리가 벌이는 문제를 위하여.

She told me

이모께서는 말해주셨죠

"A bit of madness is key

"약간 미쳐버리는 것도 좋아

To give us new colors to see

우리의 세상에 새로운 색을 불어넣어 주지

Who knows where it will lead us?

그러다 보면 어디에 닿을지 누가 아니?

And that's why they need us"

세상엔 우리 같은 사람도 필요한 법이지"

     



이 영화를 10번 넘게 보면서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약간 미쳐버리는 것도 좋아. 우리의 세상에 새로운 색을 부어 넣어주지”

여주인공이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오디션 장소에서 자신의 모든 감정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뭔가 시도해보지도 않고 그냥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답답했다. 그래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결심하게 된다.     



2. 까짓것 한번 해보자!


드디어 2018년.      

18여 년간 직장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40여 년을 살아오면서 이때가 제일 설레고 두려우면서 행복했고 막막했다.

빵집을 같이 하게 되면서 남편은 빵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나는 나머지 잡다한 일을 다 했다.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면서 좀 더 전문적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꿈이 생기고, 넓은 장소를 찾던 중 시어머니의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 아들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일산에서 가게를 재개업했다.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빵을 선보이고 실력을 쌓은 후 제주도로 내려가자는 게 목표였기에 빵집 내부에 제주도 그림과 사진, 소품 등을 전시했다.

다행히 많은 분이 좋아해 주고, 찾아 주어 빵집은 생각보다 잘 되었다. 우리 빵집 옆에 프랜차이즈 대형 빵집이 있었는데, 빵이 없으면 거기로 간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회사에서도 성실했지만 내 사업이 아니기에 나에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했고, 여력이 된다면 다른 일도 도와준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작지만 내 사업을 하면서 이일 저일 계속 찾아서 하게 되는 나를 발견했다.

소품 하나를 놓더라도 손님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맛있게 보일 수 있을까?

어떤 조명을 써야 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 가게에 왔을 때 행복함을 느끼게 할까?

좀 더 좋은 재료를 쓸까?

좀 더 맛있게 만들 방법은 무엇일까?

장비는 어떤 게 좋은가?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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