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우트, 소모임으로 알아보는 지역기반 서비스의 성공 요건과 방향
아직도 이웃?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배달 앱에 비대면 수령 옵션이 생기고, 오프라인 대신 동물이 나오는 숲에서 만남을 가지며 온갖 모임과 회식이 잦아들고 있는 지금, 지역기반 커뮤니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2020년 2분기, 당근마켓이 넷플릭스를 제치고 우리나라 비게임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습니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매너 온도를 지지대삼아 물건을 거래하는 당근마켓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앱 다운로드 수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당근마켓과 같은 온라인 지역기반 플랫폼 4가지를 낱낱이 분석하며 어떻게 이들이 많은 사용자들을 모을 수 있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면 좋을지 성공 요건들과 한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서론
본론: 지역기반 플랫폼 서비스별 특징 소개
당근마켓 특징 소개
소모임 특징 소개
우트 특징 소개
해외 사례: Next Door
결론
지역기반 플랫폼의 성공 요인과 지향점
지역기반 플랫폼 서비스별 특징 소개
당근마켓: 지역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2015년 출범, 월간 이용자 수 700만 명
2020년 5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 700만이 넘는 당근마켓은 2015년 출범한 내가 사는 동네의 중고장터 플랫폼입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네이버 '중고나라'와 같은 플랫폼 형식이지만 당근마켓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차별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역 인증과 매너 온도라는 지표를 통한 '신뢰도'인데요, 위 UI처럼 친근한 색감과 캐릭터도 이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거래를 넘어 큰 비전을 가지고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3명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정창훈 CTO는 이웃들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일부터 이웃들을 지역기반 커뮤니티로 통합하는 일 까지, 이웃 간의 신뢰를 부활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걸맞게 얼마 전 당근마켓에서는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생활' 탭과 우리 동네 서비스 플랫폼인 '우리 동네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중고거래를 넘어, 동네 생활 전반의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 상권을 온라인으로 이용하는 지역기반 커뮤니티/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는 셈이죠.
당근마켓의 장점
사용자 관점에서는 바로 '신뢰성'입니다. 기존의 중고거래, 번개장터도 넘지 못한 벽을 서비스 규칙과 기술, 디자인으로 극복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낮아진 매물 가격 또한 메리트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상대방과 거래 후 태도 및 신뢰도를 쌍방으로 체크하며 개개인의 매너 온도가 하나의 '훈장' 또는 '신뢰성의 지표'로 기능하며 기존 중고 거래 시장이 가지고 있던 취약점(**로운 **나라와 같은 밈이 수많이 쏟아진 것과 같이 말이죠.)을 극복했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유저 수를 급증시켰으며, 좋은 서비스가 가장 좋은 마케팅이라는 말의 대표적인 사례로 발돋움했습니다. 기업적 관점에서는 역시 모바일 동종업계 최다 회원수를 보유한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이는 다른 서비스로 뻗어나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당근마켓의 단점
사용자 관점에서는 아무래도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이다 보니 웹의 카테고리와 달리 검색 시 더 깊은 뎁스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중고나라에서는 기종 상관없는 필름 카메라를 사고자 할 때 '필름 카메라' 카테고리에서 바로 찾을 수 있었지만, 당근마켓에서는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가전'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게임/취미'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모두 들어가 보거나 검색해야 합니다. 또한 한 번에 여러 창을 띄워놓을 수 없다 보니 한 번에 한 가지의 카테고리만 볼 수 있고, 스크롤을 내리는 도중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물건의 위치를 다시 처음부터 찾아야 합니다.
소모임: 동호회 플랫폼. 다운로드 수 300만 이상
소모임은 '프렌즈 큐브'에서 만든 지역별 관심사별 오프라인 모임을 할 수 있는 모바일 동호회 플랫폼입니다. 러닝에서 시작한 '크루 문화'와 같이 서핑, 독서, 영화 봉사 등 여러 가지 관심사를 갖고 있는 동호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워라벨을 찾은 직장인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하더니 2018년도에는 회원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주요 기능으로 관심사에 맞는 소모임을 개설하거나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모 또는 번개도 개최할 수 있습니다. 전체 회원의 소모임도 볼 수 있지만, [내 모임] 탭에서 관심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과 관련 있는 원활한 활동을 위해 개인당 7개까지의 소모임만 참여할 수 있고 결제 시 유료 소모임인 '클래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모임 장점
사용자 관점에서의 장점은 200만이 넘는 회원수와 네이버와 다음 카페를 제친 오프라인 정모 횟수가 압도적인 서비스라는 점, 언제 어디서나 내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카테고리와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프로필을 사용하며 자기소개를 한 뒤 소모임을 이용한다는 점이 신뢰도를 상승시키기도 합니다. 기업적 관점에서는 많은 유저들 속에서 자유롭게 온라인 유로 클래스를 열게 하며 자연스럽게 수익창출도 가능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소모임 단점
사용자 관점에서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복잡한 인터페이스입니다. 우선 하단 탭만 살펴보아도 '홈' 모양의 아이콘 아래에 '유료'라는 카피가 짝지어있고, '말풍선' 모양 아이콘 아래에는 '내 모임'이라는 카피가 짝지어있어 혼동을 줍니다. 또한 앱 아이콘에서 보이는 3 컬러도 하나의 서비스를 운영하기에 충분한 컬러로 보이지만, 앱을 여는 순간 기본 7개 이상의 컬러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가 각 게시글의 사진과 제목의 이모지까지 더해 산만함을 불러일으킵니다. '내 모임' 탭에서도 중구난방인 글자 크기와 위계가 정리되지 않은 디자인으로 내 모임에서 어떤 부분을 주로 보아야 할지 헷갈립니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지역과 관심사에 맞는 모임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사용하기 쉽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로 개선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트: 지역기반 관심사 서비스. 2017년 출범
우트는 지역기반으로 게더링을 만들어 오프라인으로 모임에 참여하거나, 셀카 없는 일상 사진과 글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도심 속의 정서적 고립을 겪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만든 서비스로, 미래형 이웃 커뮤니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요 서비스로는 블록(지역 단위)별로 게시물을 업로드하며 일상 또는 취향을 공유하고, 3명 이상이 모이면 성사되는 '게더링'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을 임대해 복합 문화공간 ‘우트 키친’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브랜드 스토리들은 우트 팀블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트 장점
소비자 관점에서는 신분증 또는 배달 주소 인증 절차가 까다로울 수 있으나 온라인 이웃 간의 신뢰도를 높여 건강한 커뮤니티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감성적이고 깔끔한 UI와 게시글을 올리는 철칙 (수평적인 호칭과 존중하는 내용)은 잔잔하면서도 감성적인 우트만의 커뮤니티 문화를 조성합니다.
우트 단점
사용자 관점에서의 단점은 사용 인원이 50명 이상인 지역에만 커뮤니티 서비스가 열리므로 사용자가 우트를 사용하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기업적 관점에서, 앞서 장점 부분에서 말했던 까다로운 인증 절차가 (신분증 또는 택배 주소 인증 사진 전송 후 1-2일 뒤에 인증이 완료됩니다.) 신규 회원 모집의 허들로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본인 집 주소 외의 직장 근처와 같은 부 지역을 등록할 수 없는 점이 폐쇄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넥스트 도어: 2008년 출범, 미국, 영국, 유럽 등지 프라이빗 지역기반 커뮤니티
2010년에 시작된 ‘넥스트 도어’는"The private social network for your neighbourhood."라는 캐치프래이즈와 같이 같은 지역, 동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는 프라이빗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앱에 본인 주소를 입력하고, 집으로 배송된 초대 엽서의 코드를 입력해야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개괄적인 서비스 설명은 이곳에서 영문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넥스트 도어 장점
넥스트 도어의 장점은 푸시와 알림 기능에 대한 세팅입니다. 한 사례로 옆 동네 어느 집에 창문을 깨고 강도가 침입했다는 정보는 모바일 푸시를 통해 순식간에 모든 이웃에게 퍼져 일촉즉발의 상황을 예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넥스트 도어는 지역기반 이웃들에게 즉각적인 이슈를 알릴 수 있고, 포럼에서 토의나 토론 또한 나눌 수 있어 SNS의 새로운 대안으로써 기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철통 보안 시스템을 강조한 서비스이기에 개인정보나 지역 정보를 프라이빗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넥스트 도어 단점
지역이라는 지표만으로 이웃과 소통하던 넥스트 도어는 2015년, 개인 프로필에 회원의 인종 표시를 가능하게 만들어 많은 지탄을 받았습니다. 유색인종의 인권이 대두되는 요즘, 이와 같은 기능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커뮤니티 플랫폼의 성공 요인
이렇게 4가지의 커뮤티 플랫폼을 분석해본 결과 성공요인을 '신뢰'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당근 마켓은 신뢰 온도, 소모임은 프로필 공개, 우트와 넥스트 도어는 까다로운 회원가입 절차로 하여금 기존 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유해 가입자들을 1차적으로 거를 수 있었습니다. 물론 100% 필터링할 순 없지만, 1차로 걸러주는 것 만이라도 안심하고 친근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뿐만 아니라 쉬운 사용성과 친근한 브랜딩 또한 재방문의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당근마켓의 당근이와 우트의 개별 음료 이름 프로필 및 일러스트레이션은 따뜻한 이웃 커뮤니티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반면 체계가 정리되지 않은 어지럽고 복잡한 UXUI는 재방문율을 낮추기도 합니다.
커뮤니티 플랫폼의 지향점
대중교통, 자동차는 물론이고 KTX로 출퇴근하는 시대에 사는 인간에게의 공간 축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집에서 체류하는 시간보다 직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프리랜서들은 매일 가는 공간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대에 맞추어 활동 반경 또한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게 한다면 더욱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름을 존중하는 커뮤니티 문화를 만드는 것도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짊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참고자료
https://aws.amazon.com/ko/blogs/korea/danggeun-market-online-platform-community-building/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hellowoot&from=postList&categoryNo=1#
https://medium.com/우트-주식회사/tagged/aim
http://www.hani.co.kr/arti/economy/it/602368.html
https://www.huffingtonpost.kr/2014/11/10/story_n_6136918.html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3/article_no/9348 http://www.friendscube.com/abou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