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라고 들어보셨나요?
최근 Z세대에 대해서 다룬 책 '최강 소비 권력 Z세대가 온다'을 추천받아 읽었는데요, 이 책으로 말하자면 Z세대가 누구인지부터 시작해서 Z세대의 특징과 좋아하는 것들을 마케팅 예시를 들어 설명합니다. Z세대를 아예 모르셨던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설명이 잘 되어 있으면서도 다양한 해외사례를 통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이 책이 미국에서 쓰인 책이기 때문에 Z세대를 설명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 기업 등 대부분의 예시가 미국 사례라는 것입니다.
흠...
저는 읽으면서 한국에서도 이 내용들이 적용가능한지, 공통분모는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Z세대를 사로잡는 브랜드가 되는 법 : 국내 브랜드 편]! 먼저 Z세대가 누구인지부터 알아볼까요?
1) Z세대에 대해서 왜 알아야 할까?
밀레니얼 세대는 들어봤는데 Z세대는 또 뭐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서 이제 겨우 파악했다고 생각한 순간 등장한 Z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가장 강력한 소비세력이자 기업들이 공략해야 하는 1순위로 평가받으며, Z세대는 앞으로 떠오를 주요한 세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곧 Z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면서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게 될 텐데요, 문제는 이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이전 세대와 소비자 행동 패턴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Z세대는 까다로우면서도 강력한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파악하고 이들을 사로잡을 방안을 모색한 브랜드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2) Z세대! 네가 너무 궁금해!
Z세대를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합의는 없지만 인구학자들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Z세대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국내에서 Z세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세가지만 살펴봅시다.
첫째, 모바일/소셜에 능숙한 디지털 세대입니다. 날 때부터 모바일 세대였던 Z세대는 모바일 기기을 무엇보다 중요시합니다. 한경 비즈니스가 조사한 Z세대의 여가시간은 유튜브 감상 82.2%, 친구와 어울리기 69.8%, TV 시청 영화감상 65.8%, 페이스북/인스타그램 59%, 가족과 함께 보내가 54%로 확인되었습니다.
둘째, 강한 사회의식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진보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Z세대는 특히 '평등'과 '정의'에 집착합니다. 일상에서 겪는 여러 부당함과 불공정함을 빠르게 인식하며 자신들의 힘으로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합니다. 환경, 성 평등, 인종 평등, 성적 지향성 평등을 수호하기 위해 그 어떤 세대보다도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셋째, 돈의 가치를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를 지향합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어떻게 다를까요?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는 베이비붐 세대이고, Z세대의 부모는 X세대입니다. 경제 호황기에 상당한 부를 축적했던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X세대는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여파 속에서 Z세대를 키웠습니다. 그러면서도 X세대는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로 Z세대를 양육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Z세대는 돈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현실감이 뛰어나면서도 자립심이 강한 세대가 됐습니다.
3) Z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Z세대의 특징은 이제 알았는데 그럼 이러한 Z세대의 특징에 딱 맞는! Z세대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Z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이번 글에서는 해외 Z세대와 국내 Z세대의 공통적인 특징을 잘 활용한 한국 브랜드의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1. 모바일 네이티브 브랜드
제품이나 서비스를 모바일 친화적으로 최적화시키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처음부터 모바일에서의 경험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시대입니다. 특히 Z세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웹사이트보다 모바일 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일 뿐만 아니라 모바일 네이티브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브랜드의 디지털 전략에는 모바일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UX/UI디자인 또한 Z세대 소비자들의 모바일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제프 프롬과 앤지 리드는 그들의 책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모바일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집에나 가든지"
모바일 네이티브 브랜드는 이제 너무나도 많아 하나면 꼭 집어 말할 수 없는데요, 한국에서는 카카오톡, 밀리의 서재, 지그재그, 화해, 배달의 민족 등 많은 브랜드가 모바일에서의 경험을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2.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브랜드
Z세대는 일명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합니다. 이들은 강한 사회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욕구가 강합니다. 물건을 고를 때, 그 기업이 환경을 파괴하는지, 가학적인 동물실험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기업의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지, 가치관은 어떤지 확인합니다. 또한 기업이 성 평등, 인종 평등, 성적 지향성 평등 등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중시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브랜드의 예시를 살펴봅시다.
#누가 : 아로마티가
#무엇을 : 동물 유래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100% 식물성 천연 유기농 원료만을 사용한다.
#어떻게 : 비건 브랜드는 동물실험과 성분을 배제하고 식물 성분에 기초해 만드는 브랜드를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비건 단체인 '비건 소사이어티'의 정식 파트너로 등록되기도 한 아로마티카는 특히 멸종 위기의 식물은 사용하지 않는 윤리적인 브랜드기도 하다. 이외에도 유해 성분으로 의심되는 성분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또한 어려운 아이들과 몸이 불편한 장애우를 돕고, 지역 교회 및 단체를 지원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효과 : 비건 제품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점점 많아짐에 따라 충성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돈쭐'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돈쭐은 '돈'+'혼쭐'의 신조어로, 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기업의 행보를 응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개인 SNS에 #돈쭐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브랜드 홍보도 적극적으로 펼치죠. 이런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를 온전히 이해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기 위해 마케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Z세대는 언제나 환영하며 여러분들의 브랜드를 돈쭐내러 갈 준비를 할 것입니다.
3. 투명성, 신뢰를 보여주는 브랜드
Z세대는 브랜드의 진정성, 기업의 투명성, 보안의 신뢰 등을 중요시 여깁니다. 유년시절 IMF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음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사회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었고, 본인을 스스로 지킨다는 가치관이 생성되면서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 투명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한다면 Z세대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겠죠? 여기 각 상품의 원가를 화끈하게 공개하면서 '신뢰 마케팅'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누가 : 칸투칸
#어떻게 : 각 상품마다 순생산원가, 광고비, 급여, 판매당순마진, 판관비 합산원가, 누적판매금액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에 대한 비용과 마진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무엇을 : 원가를 공개하여 모든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투명성과 고객에 대한 진정성을 어필하였다.
#효과 : 싼 가격에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소비자는 브랜드에 충성하였고 '착한 경영'이미지를 창출하였고, 2019년 기준으로 131만 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게 되었다.
칸투칸은 Z세대를 타겟으로 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게 진정성과 신뢰를 제대로 보여주는 좋은 마케팅 예시입니다. 그리고 이 브랜드 재미있는 점이 이 뿐만이 아닙니다. 브랜드에 관한 웹툰을 제작하는가 하면, 각 상품을 홍보하는 이미지를 무슨 영화 포스터처럼 만들고 거기에 병맛 같은 센스 있는 타이틀을 붙입니다. 저는 정말 웃으면서 봤는데.. 이런 개그, 저만 취향인가요...?
4.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브랜드
Z세대는 기업의 협찬을 받는 셀럽의 이야기보다 인스타나 유튜브를 통해 진정으로 자신의 관심이 있는 분야를 일관되게 올리는 인플루언서를 신뢰합니다. 기업은 광고 제작에 대해 지시하지 않고 인플루언서나 1인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고 객관적으로 의견을 제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들과 콜라보를 통해 제품을 제작하는 것은 큰 신뢰도를 가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것을 가장 잘 활용한 것이 슈레피입니다.
#누가 : 슈레피
#무엇을 : 뷰티 인플루언서가 제조과정에 직접 참여해 뷰티 상품을 제조한다.
#어떻게 : 한 제품 당 한 명의 인플루언서가 뮤즈로 매칭 되고, 수천 가지 화장품을 사용해 본 뷰티 인플루언서가 본인의 노하우와 시청자들에게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화장품에 대한 영감을 제시한다.
#효과 : 레페리는 대형 VC로부터 총 140억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올해 1월 젠더 뉴트럴 코스메틱 브랜드 ‘라카’에 15억 원의 투자를 단행하며 업계 주목을 이끌었다.
이제는 마케팅하면 '인플루언서'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는데요, 슈레피는 인플루언서들을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역할로서만 보지 않고 그들을 아예 파트너 느낌으로 본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입니다. 점점 더 강해지는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을 제대로 캐치했고 젊은 여성들에게 제대로 먹히고 있습니다.
5. 놀이터 같은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
앞서 Z세대는 실속형 소비를 중시한다고 했는데요, 이러한 성향은 Z세대를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눈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확인하고 빠르게 손에 넣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유년기에 부모세대의 어려움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인지 직접 경험하는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죠.
그러나 기존의 매장 경험은 Z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왠지 물건을 구매해야 할 것 같고, 제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찬과 구매를 유도하는 영업방식에 불편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Z세대가 선호하는 매장 경험은 놀이터 같이 이것저것 만지면서 둘러보고 여러 가지 이벤트에 직접 참여하면서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방식의 경험입니다.
#누가 : 공간 와디즈
#무엇을 : 성수동에 와디즈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여 펀딩 하기 전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떻게 : 코워킹 플레이스부터 각종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 기존 고객이 아닌 사람들까지 끌어들였고, SNS에 인증하기 좋은 포토존이 있어 즐거움을 준다.
#효과 : SNS에 다양한 인증샷이 소셜에 올라오고 있고 주말 기준 하루 약 1천 명 정도의 방문자가 찾아 올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공간 와디즈는 올해 초에 오픈을 한 만큼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브랜드입니다. 온라인 브랜드인 와디즈가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공간 와디즈를 만들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더 많이 방문했을 텐데 하는 시기적인 아쉬움이 큽니다.
6. 스피디한 온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
Z세대는 오프라인 매장 쇼핑을 좋아하지만 디지털 세대답게 여전히 온라인 쇼핑을 즐깁니다. 길게 눌어선 줄,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집에 편안하게 앉아서 재고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가심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는 여러 사이트의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온라인 쇼핑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Z세대는 5개의 화면을 동시에 다루면서도 집중력은 8초에 그치는 세대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상에서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것은 필수고, 원하는 제품을 찾고, 주문하고 빠져나가는 과정 속에서 속도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빨라야 합니다. Z세대는 모든 경험이 지체 없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 지그재그
#무엇을 : 하나의 어플로 여러 쇼핑몰의 제품을 검색 / 비교 /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쇼핑몰 가입 도우미'라는 기능을 제공했다.
#어떻게 : 한 번의 개인정보 입력으로 각 쇼핑몰 회원가입 시 자동으로 사용자 정보가 입력돼서 회원가입이라는 귀찮고 불편한 과업을 매끄럽게 진행하도록 하였다. 또한 각기 다른 쇼핑몰의 상품을 하나의 장바구니에 담고, 한 번에 결제까지 이어지게 하는 통합 결제 서비스 ‘Z결제’를 도입하여 빠르고 쉽게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효과 : 최근 연예인 한예슬 씨를 광고모델로 쓸 정도록 수입이 안정적이며, 어플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00만 건에 달한다.
초창기 '지그재그'는 옷을 구매할 때마다 각 쇼핑몰에서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했었는지, 처음 방문하는 것인지 헷갈리고 회원가입을 진행하다가 지그재그 어플을 이탈하는 경우도 빈번했는데요. 지난해 10월, 지그재그는 어플 내에서 어느 쇼핑몰을 이용하든 하나의 장바구니에 담에 결제하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적립 쿠폰이나 할인 혜택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을 제공해서 Z세대를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Z세대의 특징과 그에 따른 국내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았는데요. 이제 '한국의 Z세대'가 누군지 이제 조금 감이 오시나요?
앞으로 Z세대는 가장 강력한 소비자 집단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이 브랜드의 미래를 고민하시는 여러분들이 Z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