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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언니 Oct 03. 2020

유학은 보장된 탄탄대로?

노력들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주었을 때

사실 나는 부모님이 온전히 성인이 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유학을 기다려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성인이 되고, 대학생활도 해본 다음에 유학을 가니까 20살짜리 미국 친구들 사이에서 정말 죽기 살기로 노력했다. 아마, 그 이전에 갔었으면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가끔 든다. 안 그래도 치열하기로 유명한 아트센터지만 부잣집 딸내미도 아닌데 어렵게 와서 그냥저냥 편하게 공부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워낙 수업 강도나 과제량은 압도적으로 많은 수업들이라 과제 수를 더 해간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 작업을 다른 사람들보다 한 스텝 멀리 더 끌고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좀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컴퓨터를 너무 오래 해서 어떤 때는 이틀 동안 허리가 안 움직여져서 가만히 누워있었던 적도 있고, 작업하느라 잠을 너무 못 자서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난 적도 있고… 그런데 이런 노력들이 정말 결실을 맺어주더라. 일단 아트센터는 채용자 인프라도 그렇고 졸업생 커넥션도 엄청 좋기 때문에 이안에서만 성공하면 나는 성공할 수 있다는 그런 신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일부 학생들은 기피하기까지 하는 수업들은 일부러 꼭 들었고, 그런 수업일 수록 더 돋보이고 더 열심히 작업하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나 단발적으로나 채용자들이 학교에 와서 온 캠퍼스 리쿠르팅을 하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이거를 준비시켜주지는 않는다. 

다들 워낙 인턴십 따내려고 노력이라, 학기마다 끝나면 프로젝트들을 바로바로 인터넷으로 정리하는 친구들도 꽤 있고, 졸업할 때 쯤되면 거의 포트폴리오 웹사이트가 완성돼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야 채용자들이 언제 와도 어느 정도 준비돼있는 상태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애플 인턴쉽도 하게 되었고, 꿈에 그리던 아이디오 인턴쉽까지도 하게 되었다. 아이디오랑 인터뷰할 때는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 그렁그렁한 채로 인터뷰한 게 아직도 생생하다. 누가 생각하면 정말 모자랄 게 없는 커리어 패스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외고 준비 실패서부터 시작해서 사실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목표들로부터 이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완전 실패 연속이었다. 근데 항상 어떻게 보면 현실 가능성이 좀 없을 수 있는 목표들을 가졌어서 계속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기보다는 포기할 땐 포기하고 목표들을 바꿔가면서 현실 가능성이 없을 것 같아도 일단은 계속 더 나아갈 방법을 찾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까? 그렇게 졸업 1년을 앞두고 아이디오 인턴쉽을 하게 되었고, 인턴쉽 마지막 날 풀타임 오퍼를 받게 되었다. 졸업을 하지도 않은 상태였고 아이디오 입장에서는 6개월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그런 파격적인 오퍼를 받게 돼서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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