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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다해 Jan 29. 2021

미국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미국에 가서 살 집이 정해지고 나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운전면허따기이다. 미국에서 운전은 선택이 아니라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모든 것이 걸어다닐만큼 가까이 있지도 않고, 혹시 가깝다 하더라도 인도나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목적지가 바로 길 건너인데도 차를 타야 하는 곳도 있었다.


내가 나임을 증명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혹시 운전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도 면허증은 필요한데, 우리 같은 외국인은 나의 신원을 증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이 바로 운전면허증이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도, 휴대폰 개통에도 거주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정말 1번으로 필요한 것 중 하나이다. 운전면허를 따려면 거주를 증명하는 서류(집 관련서류, 계약서 등) 합법적인 체류 비자 서류 등 나라는 사람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를 정말 파일 케이스로 한 가득 가지고 가야 한다. 남편이 학생이던 시절 나는 F2비자(유학생의 가족비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유학생 와이프는 혼자서 운전면허증도 못 만든다. F1비자를 가진 남편이 꼭 함께 방문해야만 면허를 딸 수 있었다. 나라는 사람의 존재간 나 자신으로 증명되지 않는다니...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참 새삼 외국인으로 남의 나라에 와 있다는게 서글프게 느껴졌다.


창피하게 떨어질 순 없어!

미국은 주마다 법이 정말 많이 다르다. 운전면허 취득 역시 주마다 다 조금씩 규칙이 다르다. 내가 살던 주에서는 필기 시험을 치르고 나면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임시 면허 같은것을 주고 그 종이에 옆에 동승자를 태우고 몇시간 연습했다는 사인을 받아서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 필기시험을 신청하러 가면 기본적인 교통 규칙과 운전자가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나와 있는 책자를 하나 준다. 요즘은 웹상에서도 이 책자를 다 볼 수 있고, 다운로드 받아 출력해서 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그 당시에 나는 애도 없고 남편이 학교 가고 나면 하루종일 할일도 없는 그야말로 자유부인이었다. 십 년 함께 산 지금이야 별로 그런거 없지만, 그 때는 이거 떨어지면 남편한테 너무 창피할 것 같아서 그야말로 고시공부 하는 학생처럼 책이 찢어지도록 공부를 했다. 주변에서 누구누구는 몇 번 떨어졌다더라 하는 소리를 들어서 더 걱정이 됐다. 시험은 DMV(Department of Motor and Vehicles)에 가서 컴퓨터로 본다. 예약된 시간에 가서 보는데, 재미있는 것은 시험을 한국어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들은 바로는 한국어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서 오히려 영어로 보는게 더 낫다는게 중론이라 나는 영어를 선택해 시험을 봤다. 며칠간의 고시공부(?)로 다행히 한번에 통과해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한국에서 이미 10년 가까이 운전을 하다 갔기 때문에 실기 시험은 사실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이것도 예약된 시간에 가면 감독관 평가하는 분이 보조석에 타고 우리나라 주행시험 보듯이 시험을 본다. 다른 점은 우리나라 주행시험은 정해진 코스가 있는데 여긴 그런건 따로 없다. 시험장을 나가 동네 한바퀴를 이리저리 돌고 평행주차를 잘 하는지도 중간에 확인한다. 필기시험보며 공부한 규칙들을 잘 따라 감독관의 지시대로 제자리로 잘 돌아오면 통과다. 


(글 아래 쪽에 한국 사람들이 실기시험을 보다 자주 실수 하는 내용을 정리해 두었다.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국제면허를 가지고 미국에서 운전할 예정이신 분들도 아래 사항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운전면허증 사진은 언제나 실패다 

시험에 통과하면 처음엔 종이로 된 임시 면허증을 주고 나중에 집으로 플라스틱으로 된 카드를 보내준다. 면허증 사진을 미리 준비해 가는 우리 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DMV에서 직접 파란 배경지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미국살며 주를 3번 이동하며 살아서 면허증을 비교적 여러번 교체 했는데 한번도 제대로 사진이 찍힌 적이 없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주로 북쪽의 김씨네 부자 처럼 나왔고 나는 거의 항상 부랑자 또는 미아리 고개 점쟁이 같아 보였다. 안경을 벗고 찍어야 해서 항상 바라보는 곳의 촛점이 어긋나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주에 따라서는 중립적인 표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크게 웃을 수도 없다. 반나절쯤 아이 셋과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지쳐 얼른 해치우고 집에 가고 싶은 표정으로 찍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미아리고개 선녀보살처럼 보이는 나. ㅋㅋㅋ   운전면허증 사진은 언제나 실패다.




Tip .미국에서 운전면허 실기시험 시 주의할 사항

1. 한손으로 운전대 잡기

평상시에는 사실 누가 단속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면허 시험시에는 꼭 운전대의  10시, 2시 방향에 두 손을 올리고 시험을 봐야 한다. 운전면허 시험 볼 때 처음에 한 손으로 추워서 한 손은 엉덩이 밑에 넣고 한 손으로 운전대 잡고 시작했다가, 남편이 했던 말이 생각나 얼른 두 손으로 바꿨다. 아이오와의 겨울은 정말 엄청 춥다. 항상 잠바를 두겹입어야 할정도로 춥다. 차에 타자마자 추워서 두 손을 허벅지 아래 찔러 넣었다가는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시작했다. 나중에 시험감독관이  평가하시는 분이 '너 처음에 한손으로 운전해서 감점 하려고 했는데 곧 두 손으로 바꿔서 봐줬어.' 라고 했다.

2. STOP 표지판
STOP 사인을 미국에서는 정말 다들 꼭 지킨다. 길 지나가다 차도 없고 사람도 없어도 STOP표지가 있는곳에서는 정말 모두 다 섰다가 간다. 처음 미국갔을 때 놀랐던 부분 중에 하나였다. 필기시험을 볼때에도 STOP표지에서 차가 출발하는 순서에 대해 나온다. 기본적으로는 먼저 온 사람이 먼저 가는게 원칙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STOP표지를 무시하고 지나갔다가는 시험에서 바로 탈락이다. 그리고 STOP에 선 다음에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좌우를 크게 살피는 모션을 취해 주어야 한다. 시험관에게 내가 전방 좌우를 잘 살피고 건넌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3. 속도
학교 앞이나 거주 지역에서는 도로 옆 속도 표지판을 잘 보고 그에 맞게 속도를 조절해 주어야 한다. 제한 속도가 마일로 표시되어 있어서 학교앞에서 25 동네에서는 35 이런데 생각보다 느리게 가야 한다. 아이오와 살 때는 아니지만 뉴저지에서 스쿨존에서 35로 달리다가 티켓을 받은 적이 있다. 딱지도 떼봤다.ㅠㅠ 스쿨존은 다른 곳 보다 엄격하니 꼭 잘 지키는 게 좋다.

4. No turn on red
보통은 우회전 할 때 일단 정지하고 멈췄다가 잘 가면되는데, No turn on red 표지가 있는 곳에서는 빨간불에서 우회전하면 안된다. 글씨로 써있어서 지나치기 쉬운데 꼭 유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이다. 이 있는곳에서는 정말 다 섰다가 간다. 처음 미국갔을 때 놀랐던 부분중에 하나였다. 필기시험을 볼때에도 스탑사인에서 차가 출발하는 순서에 대해 나온다. 기본적으로는 먼저온 사람이 먼저 가는게 원칙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스탑사인을 무시하고 지나갔다가는 시험에서 바로 탈락이다. 그리고 스탑사인에 선 다음에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좌우를 크게 살피는 모션을 취해 주어야 한다. 시험관에게 내가 전방 좌우를 잘 살피고 건넌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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