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임에 에너지를 얻는 사람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다녀오고 글이 쓰고 싶어졌다. 집보단 근처 도서관을 갈까 고민하다가 이옷 저옷 차려입고, 또 그러다 보니 그래도 화장은 하자 싶어 꾸몄다. 그렇게 오늘 외출 복장은 완벽한 외출룩이 되어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큰 도서관을 가보자 하던 중 눈에 띈 별마당 도서관 사진. 내가 코엑스몰에 가본 적이 있었던가 고민하다가 그냥 가보기로 결정하고 무작정 삼성역에 내렸다.
맙소사 내가 생각했던 도서관이 아니라 도서관과 서점의 중간 형태의 시설임을 도착해서야 알았다. 아직도 '서울 사람'이 되려면 멀었구나. 진열된 책을 여럿 둘러보며 아래에 적힌 문구를 읽어본다. '진열용 도서이니 눈으로만 봐주세요' 귀한 책들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저렇게 전시용으로만 두다니 책이 사람이라면 평생 자기 본 업무를 못한 채 한이 맺혀있을 거라고 생각해 봤다. 진정한 책이 되고 싶지만 진열용이 되어버린 전시상품에 왠지 모르게 측은한 감정이 들었다. 마치 한때 완벽한 서울 토박이가 되고 싶었지만 경상도 태생임을 어쩔 수 없게 받아들인 내 모습인 것 같기도 했다.
한날은 누가 '왜 서울이 좋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내 삐딱한 시선으로 보자면, 대게 그런 질문들은 서울에서 나고 자라고 지방에서 생활해 본 적 없는 일명 '서울 촌놈'이 하는데 그들은 모르겠지 자신들이 고향에서 타고날 때부터 교통, 문화 등 모든 게 갖춰진 인프라를 누리고 산다는 것을.
서울에 직장을 잡고 올라온 지 1년 반 남짓한 시간이지만 난 여전히 북적거리는 출퇴근 지하철이 좋고 큰 가로수와 넓은 돌담길이 좋다. 주말이면 아직 못 가본 맛집들을 하나씩 클리어하면서 사는 게 좋다.
서울보다 인구 밀집도가 휠 배 많은 베이징에서 살 때도 난 그 북적임이 좋았다. 난 그런 곳에 살며 에너지를 얻어 가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언젠간 저 진열용 도서들도 돌고 돌아 적재적소인 곳으로 돌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