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년차 케이팝 고인물이 쓰는 의아함
(*이 글은 광화문 집회 전 쓴 글입니다)
"상암 가고 싶다."
케이팝 고인물은 상암이 간절하게 가고 싶다. 처음에는 금방 끝나겠지,라는 안일함. 중반쯤 되고나선, 올해 안에는 보겠지?라는 체념. 요즘에는 의아함이 생겼다. 각종 문화예술에서 왜, 케이팝만 안 된 걸까? (코로나 시대에서 문화예술산업의 전체적 피해와 불균등한 대우에 대한 글이 아니다. 심지어, 코로나 시대에서 나는 문화예술,특히나 공연 산업이 매우 x 1000 등한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데는 예술의 힘이 강력한데, 예술이 무시되고 있는 것 같다)
미스터트롯 체조 콘서트가 성황리에 끝났다. 오페라의 유령은 (어쩔 수 없이) 9개월 째 내한 공연 중이다. 우리는 영진위 할인 쿠폰을 활용해 6,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었다. GV도 계속 열리고 있다. 예술의 전당 또한 특별전을 꾸준히 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공연들의 관계자와 관객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에게 공연은 자신의 의식주를 책임지는 생계 수단이다. 관객은 공연이 개최됐으니 안전 규칙에 따라 공연을 즐길 뿐이다.
매 년 개최되던 데이브레이크의 썸머매드니스 공연은 3일 전 취소됐다. 이 공연 역시 좌석 간 거리두기로, 예매가 진행됐었다. 각종 방송사에서는 여전히 팬과 함께 하는 사전녹화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쯤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왜 케이팝만 안되지?
나름대로 케이팝 공연만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했다.
1. 어린 팬들이 몰릴까봐
2. 제재가 안 될까봐
팬덤의 나이가 어려서 코로나 질병의 피해가 더 클테니, 미리 예방하자는 차원일까. 그렇다면 노년층인 미스터트롯은 왜 정상개최가 된 걸까. 혹은 열정적인 팬덤 문화때문에 제재가 힘들어서일까? 응원봉을 들고, 소리를 지르고, 점프하는 격동적인 모습은 다른 문화예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워딩을 정말 쓰고 싶지 않지만) 케이팝 팬들은 그 어떤 소비자보다 말을 잘 듣는다. 음악방송 사전녹화에는 몇 백명이 모인다. 단 한 번의 소란없이 응원만 하고 해산한다. “공연 중, 마스크를 벗지 말고 거리를 지켜주세요.”라는 말은 누구나 잘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가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응원봉 들지 말고 뛰지 말라고 하면 대체 누가 이 말을 어길까.
결국에, 물증은 없지만 심증으로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케이팝 혹은 케이팝 팬에 대한 편견이 작동하는 구나.
아이돌 산업에 대한 맹목적 소비와 사랑, 이로 인한 여성혐오의 확대라는 타당한 의견도 생각해봤다. 케이팝 덕질은 다른 문화예술과 비교했을 때 분명 다른 지점이 있다.
하지만,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밀집됐을 때 확산될 코로나의 위험성'과 '여성혐오적 덕질'의 상관관계가 어느정도일까.
문화의 우열을 따지는 것만큼 쓸 데 없는 게 없다. 케이팝 관계자 (콘서트, 조명, 음향 등 관련 직종 종사자를 포함한)에게 공연은 자신들의 생업이며 가치실현의 수단이다. 영화, 뮤지컬, 전시를 보러가는 사람들처럼 케이팝 팬도 그저 공연이 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