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의 3가지 전략과 브랜드 전략기획부문 부문장 김성준 상무 인터뷰 中
MZ 세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MZ 세대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으로 마케팅하는 기업을 꼽으라면 '시몬스'를 들 수 있다.
단순히 침대를 브랜딩 하는 것을 넘어, '침대 없는 침대 광고'로 혁신을 추구하며 Oddly Satisfying Video를 통한 디지털 아트, 팝업 스토어 등의 마케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어떻게 시몬스가 MZ 세대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는지 그들의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시몬스는 2019년부터 침대 없는 광고를 선보였다. 캠페인 영상 속 침대를 과감히 없애고 감각적인 BGM과 트렌디한 연출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제17회 서울 영상광고제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침대 없는 광고는 제품에 대한 시몬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침대의 기능과 디자인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과 '숙면'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도 시몬스의 메시지를 혼선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특히 힙한 감성을 가득히 담은 영상미를 부각해 2030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힙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
시몬스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멘탈 헬스(Mantal Health)'에 영감을 받아 '멍 때리기(Hitting Mung)'를 주제로 한 OSV 디지털 아트를 선보였다. OSV란 'Oddly Satisfying Video'라 하여 '이상하게 만족스러운 비디오'다. 오브제의 반복적인 움직임, 백색소음, 화면 대칭을 통해 묘한 긴장감을 유발하여 영상에 몰입하게 하며 편안함을 느끼도록 한다.
시몬스는 LA를 무대로 활동하는 싱싱 스튜디오와 협업하여 OSV 디지털 아트를 제작해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디지털 아트 또한 침대가 등장하지 않으며 뛰어난 색감과 포근한 영상미를 통해 유튜브 공개 열흘만에 1000만 뷰를 돌파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영상을 도산대로에 있는 11개의 대형 옥외 빌보드에도 선보이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들만의 트렌드를 구축하며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시몬스의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몬스의 가장 혁신적인 현재 진행형 마케팅으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소셜라이징'을 빼놓을 수 없다. 소셜라이징의 일환으로 시몬스는 2018년 9월 이천에 '시몬스 테라스'를 오픈했다. 침대를 보여주는 쇼룸 외에도 디지털 아트 전시공간과 카페, 넓은 잔디밭을 마련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사진 찍기 좋은 스폿들을 제공해 시몬스만의 독보적인 공간을 구축했다.
이후 시몬스는 2020년 4월 성수동에 '하드웨어 스토어'를 오픈했다. '침대 없는 팝업 스토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케이블 타이, 스패너 등의 공구 아이템은 물론, 점프 슈트 및 각종 액세서리 등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핫플레이스에 인스타 그래머 블한(instagramable; 인스타에 올릴만한) 공간을 마련하여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을 건드렸다고 할 수 있다.
하드웨어 스토어를 시작으로 팝업 스토어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이후 '그로서리 스토어'를 오픈했다. 가장 먼저 해운대에 시작을 알렸는데, '그로서리 스토어(Grocery Store)'라는 단어가 주는 청량감과 비비드(Vivid)한 컬러감이 여름 바다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가장 어울리는 로컬로 해운대를 선정했다고 한다.
2022년 2월에는 서울 청담동에도 오픈을 하여 현재까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1층은 굿즈샵, 2층은 버거샵, 3층은 OSV 전시공간이 있다. 굿즈샵에서는 삼겹살 수세미, 요요, 머그컵, 노트 등 시몬스에서 제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버거샵은 부산 해리단길의 로컬 크루 버거샵을 그대로 재현한 곳으로, 뉴욕 스타일의 수제버거를 맛볼 수 있다. OSV 전시공간에서는 시몬스 디지털 아트를 직접 감상하며 영상의 메시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시몬스는 '레트로'와 '트렌디함'을 모두 잡은 '뉴트로' 감성을 선보이며 많은 MZ 세대의 관심을 이끌었다. 하나의 공간에서 하나의 체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보고, 듣고, 먹고, 살 수 있는 여러 공간을 마련하여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는 제품을 넘어 '시몬스만의 문화'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시몬스 팬덤'이 형성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시몬스 전략기획 부분 부문장 김성준 상무 인터뷰에서 시몬스 마케팅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시몬스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무진을 MZ 세대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MZ의 감성과 트렌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MZ 세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소셜라이징 프로젝트처럼 로컬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로컬이 곧 모두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 반경이 로컬로 좁혀진 영향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이 재해석 또는 재정립되는 과정을 겪으며 지역 상권이나 e커머스의 성장을 떠올렸다고 한다.
회의를 하며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크루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해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했다.
이렇게 시몬스는 '침대 없는 침대 브랜드'로 브랜딩 하면서 고객들이 당장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시몬스는 언제나 가까이 있고 언제든 즐길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MZ 세대와 단순한 소통이 아닌, '힙'한 소통을 하며 자신들만의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시몬스 테라스'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모두 방문해 보았는데,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시몬스의 전력과 기획이 성공적이었음을 몸소 실감할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나 시몬스침대 매장에 방문하게 되면 이곳이 침대회사인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소통'을 강조하려는 시몬스의 의도였으며 공간 배치, 인테리어 하나하나 신경 쓴 시몬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시몬스 테라스에서 2022년 올해 시작한 OSV 디지털 아트 전시공간이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되어있는 것은 물론, 시몬스 테라스에는 영상 배경 속으로 실제 들어온 것처럼 공간을 꾸며 몰입감을 높였다. OSV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는 팸플릿까지 구비되어 있어 좋았고 얻어가는 것이 많음을 느꼈다.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제품을 과감히 삭제하고 트렌디함을 추구하며 독특한 전략을 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MZ 세대는 누구보다 유행에 빠르게 반응하고 유행을 주도하는 세대이다. 앞으로 이들의 영향력과 소비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며 가장 중요한 타깃층이 될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여 자신들만의 전략을 구축하고 끊임없이 연구하여 발전하는 시몬스의 자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시몬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어떠한 마케팅으로 또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