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바이
2화
'졸업이란 영화 봤어?
신부가 결혼식 당일에 다른 남자와 버스를 타고
도망가버리는 내용.
그게말이지, 도망 가버린 쪽은 꽤 드라마틱하지만
버림받은 쪽은 어떻게 되는건지.'
'조연에는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잖아요.
조연이란 말이죠, 카메라가 쫓아가지 않는 법. 철칙이죠'
'영화의?'
'인생의..'
'언제가 돼야 비로소 내 차례가 되는거지? 난 대체 지금 뭐하고 있는건지.'
'저기. 이런 식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긴........휴가...라고.
난 말이죠 언제나 분발해야 될 필욘 없다고 생각해요.
왜 있잖아요. 뭘 해도 잘 안 될 때가요.
뭘 해도 안 되는 그럴 때.
그럴 때는 뭐랄까, 말투는 좀 이상해도... 하느님이 주신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무리하지 않는다
초조해 하지 않는다
분발하지 않는다.
흐름에 몸을 맡긴다.'
10화
'침몰하려는 배가 있습니다.
한 사람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를 구하겠습니까?
그런 녀석.. 나는 정말 싫어요.
하지만 왜 일부러 그런 서글픈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까?
어차피 그러니까..
좀 더 즐거운 것이 좋지요'
'예를 들면? '
'음.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는 김에
불꽃놀이 세트를 샀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와 함께
불꽃놀이를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까?
선배.
나는 이제 선배의 상대는 하지 않아요.'
'어째서?'
'왜냐하면
선배가 지금 함께 있고 싶은 건
내가 아니니까요
선배가 만나고 싶은 건
내가 아니니까요
선배가 전화 걸고 싶었던 건
내가 아니죠?
선배가 정말 가고 싶은 곳으로
가주세요.
바이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