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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제이 Jul 12. 2021

빨래 유감

내 남편을 위한 세탁 노하우 총정리


 신혼살림을 중국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일면식도 없는 어느 대가족이 살던 아파트에 몸만 들어가 살았다. 당연히 모든 가전이 중국어 일색이었다. 나보다 몇 달 먼저 중국에 들어가 이 집을 구해 놓은 당사자인 신랑이 살림을 소개했다. 

 냉장고 설정은 이렇게 하고 TV는 이렇게, 세탁기는 이렇게. 


 그랬던 인간이 왜!

한국어로 적혀 있는 세탁기는 왜 못쓰니 왜...


 엄밀히 말하자면 세탁기를 못 쓴다기보다는 어떻게 세탁해야 할지 모른다는 말이 맞다. 옷 넣고 세제 넣고 맞는 코스 선택해서 돌리면 되는데 어떻게 '어떻게' 할 줄을 몰라서, 세탁기 좀 돌려달라고 할 때마다 "어떻게 돌려?"라고 물어보다니.

나는 네 세탁 로직을 못 따라가겠어

 내가 세탁을 너무 복잡하게 해서 못 하겠다는 그. 그런 신랑을 위해서 정리해봤다. 단계가 많아 보이지만,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라도 그가 제발 내 루틴을 따라줬으면 좋겠다.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기계적으로라도.


0. 색깔별로 모으지 않는다. 

 이염 방지를 위해 색깔별로 세탁해야 한다는 건 또 어디서 들어가지고, 회색 속옷과 회색 바지를 같이 빨려고 했던 우리 남편. 요즘은 세제도, 빨래 아이템도 좋아져서 이염 걱정은 많이 안 해도 된다. 그보다는 옷의 재질과 용도에 맞게 빨아야 한다. 

 속옷이나 수건처럼 위생과 직결된 제품들끼리 한 묶음, 울코스로 돌려야 하는 애들끼리 한 묶음, 운동복이나 등산복 같은 기능성 의류들끼리 또 한 묶음. 최소한 세 번은 따로따로 돌려야 한다. 그래야 옷도 덜 상하고 무엇보다 피부건강에도 영향이 있다. 재질별로 각기 다른 세제를 쓰기 때문이다. 

 

1. 속옷, 수건 빨래에 쓰는 세제는 신경 써서

 속옷 빨래는 혼자 살면서 생겼던 여러 습관 중에 하나다. 빨래 한 번 돌릴 만큼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가 귀찮아서 속옷 정도는 손빨래하곤 했는데, 놀랍게도 통증이 줄어버렸다. 컨디션 안 좋을 때나 월경 시즌이 다가올 때면 꼭 염증이 생기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싹 줄어든 것이다. 

 별도로 섬유유연제를 쓰지 않았던 영향이 제일 크다. 섬유유연제가 아니더라도 향이 나는 세탁세제라면, 또는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세제라면 염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불쌍한 손가락 피부를 지켜주기 위해(고무장갑, 면장갑도 다 소용없고 집안일 안 하는 게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손빨래는 지양하고 몽땅 세탁기에 돌리는데, 속옷과 수건류는 [유아용 세제]를 써서 가장 빡센 코스로 돌린다. [알레르기 케어]나 [은나노 항균] 코스 따위는 없는 9kg짜리 세탁기라 대신 [아기 옷]이나 [삶음] 코스로 만족하고 있다.


1.5. 혹시 모르니까 '헹굼'은 최소 1번 이상 

 아무리 비싸고 좋은 클렌징 폼이라 해도 제대로 씻어내지 않은 채 피부에 발라놓고 다니면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속옷류도 다르지 않아서 좀 망가지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헹굼] 코스를 꼭 추가한다. 늘어나면 눈물 나는 귀하신 옷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면 100% 수건이야 뭐 마구마구 돌리고 닳으면 그때 그때 새로 사는 편이 여러모로 위생적이다. 


2. 운동/등산/요가복은 기능성 의류 전용 세제로

 고어텍스나 속건(땀이 빨리 마르는) 기능이 있는 특수 섬유로 만든 의류는 그냥 막 빨면 안 된다. 수명이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코팅이 벗겨지거나 원단이 상하면서 옷이 뻣뻣해지거나 촉감이 거칠어진다. [운동복용 세제]나 [등산복용 세제]를 구매하는 것이 제일 좋고, 귀찮으면 사실 [울세제]도 쓸 수 있기는 하다.

 부드러운 촉감이라던가 섬유 보호를 위해 섬유유연제를 넣겠다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운동복용 '전용 섬유유연제'가 아닌 이상 오히려 옷감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땀냄새 뺀다고 [강력] 코스로 돌려서도 안 된다. 아무리 조그마한 세탁기라도 요즘에는 [스포츠 의류] 코스가 다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다. 혹은 [손세탁]이나 [울코스]도 괜찮다. 옷감 손상과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빨래가 제일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는 바쁜 현대인이니까.


3. 탈수는 섬유 타입에 따라 

 운동복이나 등산복은 탈수나 헹굼 코스는 추가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손빨래 코스]가 아무리 제일 약한 코스라고 해도 기계가 손만큼 섬세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울빨래 코스]도 다르지 않다. 헹굼 탈수를 막 돌려도 되는 옷은 면직물 정도다.

 물론 건조기가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탈수는 원심력으로 물을 짜내지만, 고열(또는 저온)로 수분을 말려내는 건조기는 오히려 옷가지에 남은 섬유먼지까지 털어낼 수 있다. 다음에 이사 갈 땐 꼭 하나 장만하고 싶다.


4. 돈 아끼고 싶다면 세탁망은 필수

  브래지어처럼 모양이 변형되면 안 되는 경우, 세탁망에 넣어서 돌려야 와이어가 휘거나 끈이 늘어나는 불상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 안 그러면 훅이 어디 걸려서 다른 옷을 찢을 수도 있다. 지퍼 달린 옷들도 마찬가지다. 

 그 밖에도 늘어나기 쉬운 니트나 너무 구겨지면 티가 나는 옷들, 그리고 카라 라인이 생명인 셔츠류도 세탁망에 넣어 돌리는 편이 안전하다. 와이셔츠의 경우, 단추가 빠질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망에 넣어 돌린다. 포인트가 달린 티셔츠도 세탁망을 활용하면 좋다. 일반적인 프린팅 티셔츠는 뒤집어서 빠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세탁망을 쓰면 혹시 때가 덜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일리 있는 우려다. 세탁망을 쓰지 않는 경우에도 오염이 심한 부분은 주방세제 등으로 살짝 손빨래를 해 준 뒤 빨면 걱정 없다.

 비눗물이 충분히 헹궈지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면, 헹굼 코스를 추가하면 된다. 하지만 헹굼도 너무 많이 하면 과유불급이다. 요즘 기술이 원체 좋아져서 처음부터 세제를 많이 넣지 않는 이상 잔여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5. 세제는 최소한의 최소한!

 샴푸도, 클렌징 폼도 푹푹 짜서 양껏 써봤자 피부에 잔여물만 남길뿐 더 깨끗해지지는 않듯, 가루던 액상이던 세제를 많이 넣는다고 효과가 더 좋아지지 않는다. 수 십 년 간 기술이 얼마나 좋아졌는데, 적은 양 만으로도 충분히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요즘 입는 옷들은 예전처럼 묵은 때가 심할 일도 없다. 집, 학교, 회사 정도나 왔다 갔다 하고 수시로 빨래도 돌리니까. 흙탕물이나 땀에 찌든 옷도 묵히지 않고 바로바로 빨기만 하면 적은 양의 세제로도 냄새와 오염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섬유유연제는 더더욱 줄여야 한다. 린스에 비유하면 쉽다. 린스를 쓴다고 머리카락이 정말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갈라진 부분에 코팅이 되어 부드럽게 느껴지는 편에 가깝다. 섬유유연제도 린스처럼 섬유에 보호막을 씌우는 개념이다. 린스의 코팅제(?)가 두피에 남으면 각종 피부 트러블을 야기하듯, 섬유유연제도 등드름(등에 나는 여드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적다'의 기준이 얼마만큼인지 감이 안 온다면, 계량컵이나 계량스푼을 쓰면 된다. 좀 귀찮은 것 같아도 막상 한 번 써 보면 그냥 막빠로 들이부을 때 보다 엄청 적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6. 걸레는 제일 마지막에

 걸레 빨 대 쓰는 세제도 따로 있다. 친환경, 알레르기 방지, 기능성 전용, 다 필요 없다. 가장 싼 세제 한 통이면 된다.

 주방에서 쓰는 걸레는 삶음 코스로 가끔 돌려서 소독해주고, 기계에 들어가는 걸레는 약한 코스로 여러 번 돌린다. 걸레가 뭐 대수인가 싶지만 규격에 딱 맞게 들어가는 3M 걸레를 생각 없이 돌렸다가는 쪼그라들어서 손걸레로나 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탈수도 마찬가지다. 손걸레야 뭘 어떻게 돌려도 상관없지만, 기계용 걸레는 헹굼 탈수를 너무 많이 돌렸다가는 왼쪽, 오른쪽이 비틀리는 수가 있다. 그러면 나중에 로봇청소기가 돌다가 걸레 한쪽이 빠져 버버벅 버버벅 밟고 다니게 된다.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은 신랑은 종종 걸레를 손수 빨기도 한다. 하지만 손빨래 한 판 했다고 그이처럼 드러누워 있기엔 이 몸은 할 일이 너무 많으므로, 나는 세탁기로 돌려버린다.  


7. 걸레 빤 다음에는 통세척

  빨기 전에 걸레에 붙은 큰 쪼가리나 머리카락은 떼어 낸다 하더라도, 걸레를 빨았던 통에 수건이나 속옷을 곧바로 빨기엔 잔여물이 걱정된다. 통세척 기능이 괜히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걸레야 뭐 약간의 물비린내가 나도 깨끗하기만 하면 그냥 쓰겠지만, 쿰쿰한 냄새가 나는 옷을 입고 다니는 건 얘기가 다르다. 

 통세척만 틈틈이 해 줘도 습한 장마철 물 냄새를 방지할 수 있다. 세탁기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통세척] 코스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돌려주면 '세탁기 통세척용 세제' 또는 '세탁기 클리너'는 자주 안 써 줘도 된다.  [통세척] 코스 대신 [불림] 코스로 돌릴 수도 있다. 세탁기에 따라 제공하는 코스가 다 다르니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통세척을 마친 후에는 세제 투입구와 세탁기 문 구석구석을 열어 놓는다. 사실 세탁이 끝날 때마다 모두 열어놓아야 미생물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수시로 습기를 날려주면 통세척에 신경을 덜 써도 빨래 냄새가 덜 난다. 


8. 섬유유연제 다음에도 통세척

 섬유유연제는 오염물을 씻어내는 '세제'가 아니라 세탁 마지막 단계에 옷을 헹굴 때 향을 '입히는' 용도의 제품이다. 때문에 세탁기 통 내에도 섬유유연제 성분이 '입혀지기' 쉽다. 잔여물이 남는다는 뜻이다. 빨래를 다 돌리고 난 뒤에도 세탁기 내에 섬유유연제 향이 남아 있는 이유다.

 대기업의 기술력으로 인체에 무해하게 개발되었겠지만, '무해'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제로 생리통, 여드름을 비롯한 자잘한 각종 트러블로 단 한 번도 고생해 본 적 없는 축복받은 몸뚱이를 타고 난 게 아니라면! 섬유유연제는 피해볼 만하다. 


9. 통세척 요령: 식초와 베이킹소다 

  대기업의 기술력은 위대하므로, 세탁조 청소용으로 나온 제품이 제일 편리하고 효과 역시 즉각적이다. 베이징에서부터 국내외 여러 브랜드의 세탁조 전용 세제를 써 본 결과, 그놈이 그 놈이라 비싼 제품을 쓸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요새는 세탁조 클리너 대신 대용량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쓰고 있다. 친환경도 친환경이지만 가격적인 이유가 더 크다. 1.8L짜리 싸구려 식초가 1+1으로 3천 원, 베이킹소다 3kg에 3천 원 꼴이다. 한 번 쓰면 땡인 세탁조 클리너를 몇 만 원 주고 살 이유가 줄었다.

 식초와 베이킹소다는 가능하면 동시에 넣지 않는다. 인터넷에 보면 산성인 식초와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가 반응하면서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는 걸 보고 신기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성과 알칼리성을 섞어 놓으면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중성이 될 뿐, 묵은 때 제거와는 관련이 없다.

 산성에 녹는 때는 식초로, 식초로 제거되지 않는 때는 베이킹소다로 제거해야 하므로, 통세척을 할 땐 한 가지만 넣는다. 다음 통세척 때 다른 용제를 번갈아 쓰면 된다. 물론 이도 저도 귀찮으면 간편하고 효율도 좋은 통세척 전용 세제를 쓰면 된다. 


10. 통세척을 돌렸어도 한 번쯤은 손으로

  통세척을 정말 '통' 세척일 뿐, 세탁기 자체가 깨끗해질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세제 투입구 안쪽에 켜켜이 쌓인 찌꺼기, 세탁기 문 구석에 낀 먼지, 그리고 고무패킹 사이에 눌어붙은 때는 걸레나 물티슈로 닦아줘야 한다.

 세제통을 비롯해서 문틈, 경첩 부분을 하얀 걸레로 닦아보면,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알 수 없는 검은 오염물도 닦여 나온다. 뭘 그렇게까지 하냐 싶으면, 닦아 낸 불순물의 냄새를 맡아보면 된다. 세제 묵은 때 냄새야 향기로울 수도 있지만, 향기롭다고 해서 샴푸를 몸에 바르고 다니는 사람은 없다. 

 세탁기 하단에 있는 [거름망]도 가끔 손수 비워줘야 한다. 배수구가 막히는 걸 방지하기 위한 거름망으로, 머리카락이나 섬유 조각을 모으는 장치다. 빨래 빈도나 세탁기 상태에 따라 주기가 달라질 텐데, 1-2인 가구 기준으로는 경험상 1년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0. 그리고 다시, 속옷부터

 통세척으로 새로 태어난(?) 세탁기에는 다시 속옷이나 수건 등 위생 따지는 의류부터 빨래를 돌린다. 단벌신사로 살지 않는 이상 빨래는 끝나지 않는다.

 세탁기가 커지고 건조기가 있으면 좀 쉬워지기는 한다. 옷을 알아서 예쁘게 정리해주는 기계도 나올지도 모른다. 에어 드레서도 편리하다. 요즘 나오는 것보다 훨씬 크고 훨씬 저렴한 에어 드레서가 하루빨리 출시되면 좋겠다.

 그래도 가사노동시간은 줄지 않을 것이다. 옷을 분류하고 세탁기를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그 기기들도 관리해야 할 테니까. 




 옛날엔 얼음 깨서 방망이로 다 다 두드려가며 빨래를 했다지만, 그 중노동을 맨날 한 건 아니다. 계절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잦아야 1주일에 한 번이었다. 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시간이 며칠에서 한두 시간으로 줄어드는 동안 매일매일의 가사노동 시간만큼은 별반 줄어들지 않았다. 

 빗자루 대신 생긴 청소기는 더욱 철저해진 위생관념을 반영한다. 로봇청소기도 걸레를 빨아주고 먼지통을 비워줘야 한다. 브러시도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고, 필터도 갈아줘야 한다.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티끌 같은 잡일들을 하나하나 하다 보면 도대체 끝이 나지 않는다.  

 가습기도, 선풍기도, 공기청정기도, 에어컨도, 그리고 세탁기도. 

 삶이 더 단순해질 수는 없을까.

 대충 빨고 대충 널고 대충 살 수는 없을까. 괜히 나 혼자 사서 고생하는 건 아닐까. 내 옷은 그래서 점점 더 단순해진다. 남편이 엊그제 탑텐에서 주문 한 1+1 티셔츠는 모두 망에 넣어 중성세제 손빨래 코스로 돌려야만 하는 재질이다. 

 대충 살기엔, 사무실에 모두가 기피하던 인간이 자꾸 떠오른다. 그가 지나갈 때면 퀘퀘 묵은 냄새가 났다. 복도를 지나서 왼쪽으로 갔는지, 오른쪽으로 갔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한 체취였다. 깡마른 체형에 술 담배도 안 하는 사람인데도 그랬다. 옷을 안 빠는 건지, 잘 씻지를 않는 건지, 양치는 하던데. 성격도 별로라 누구 하나 그에게 언질 주는 사람이 없었다. 

 욕은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 아내가 다 먹었다. 

부인이 안 챙겨주나? 자기 남편이 저러고 다니는데 신경도 안 쓰이나? 여자가 잘 나가는 전문직이라고 하던데, 자기 남편한테 신경을 너무 안 쓰네. 같이 살긴 산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저런 옷을 입고 다니게 한담? 부부 사이가 안 좋은가 봐.

 

 부당한 걸 알면서도 익명의 인간들에게 욕먹기 싫어서 나는 오늘도 빨래를 열심히 돌린다. 나의 안위를 위한 빨래를. 그러니 남편도 나의 루틴에 동참해주었으면 한다. 전적으로 나의 안위를 위해서.


https://unsplash.com/photos/SBA1rEduV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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