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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범 Oct 29. 2020

'자신의 삶' 그리고 '타인의 삶'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난 글을 정말 좋아한다. '읽기'라는 수동적 행위도 물론 그렇지만, 그보단 좀 더 능동적일 수 있는 '쓰기'를 말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도 같지만, 아무튼 그렇다.

펜을 잡고 종이 위에서 내 맘대로 뛰어놀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들자면 글은 '나를 다시금 다잡고, 스스로를 돌보는 데에 그 효능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일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깥세상에 어지럽혀진 내 마음을, 지금과 같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즈음에, 글을 적어내려감으로써 차분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 휘청이던 나를 다시금 다잡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내온 오늘 하루, 일주일 혹은 이번 달을 돌아보고, 어쩔 때는 이제까지 달려온 내 삶 전체까지도 되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말이다.



살다 보면, 그렇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오늘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당당할 수 있는지 혹은 그렇지 못해 후회는 남지 않는지>, <나의 잣대와 꿈은 흔들리지 않고 있는지>... 와 같이 보다 근본적인 질문들에 마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매번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깨닫고 차분해진다. 가령, 내가 오늘 덜 근본적인,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그런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랬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런 행동을 보일 필요는 없었다고 스스로를 달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어지럽혀졌던 내 마음은 차분해져 간다.



그러나, 자신의 삶만을 살핀다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인간은 자고로 다분히 의존적인 존재이다. 태어나서 죽기까지, 가족부터 시작해 친구, 친인척, 선후배, 동료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어 나가고,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나'라는 존재를 확립해 간다. 인간은 결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고, 그 말은 흔히 일컬어지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속성'인 것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우리는 '타인의 삶'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을 향한 보다 포용적이고 넓은 시선을 갖게 되고, 남을 더 잘 이해하고 남에게 더 잘 공감할 수 있게 되며, 결국엔 타인의 삶으로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한층 풍요로워진 나의 삶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전에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다른 이에게 공감할 줄 아는 자가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나도 그렇게 믿는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줄 안다는 건, 타인의 삶을 이해할 줄 안다는 것이니까.

유례 없는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우리가 느껴온 것도,

'우리네 인생은 혼자일 때보단 누군가와 함께일 때 더 빛나고 의미있다는 것'이 아닌가.

다른 이들과 함께하며, 나와 다른 그들의 삶을 이해할 줄 안다는 것이야말로, 한층 높은 차원의 행복일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되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이나 영화, 예술작품 등에 녹아들어 있는 '타인의 삶'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가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이다.


사실, 평소에 보는 모든 책, 모든 영화에 대한 감상을 일일이 수기로 적으려면 시간도 시간이고 손도 저릿하다.

그래서 여태까진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해 왔는데, 앞으로는 '타인의 삶'을 관찰하고 난 뒤의 감상을 나름 성실히 적어 볼 계획이다.

그냥, 가장 큰 이유는 이거였는데, 그럴 듯한 다른 이유를 조금 길게 써봤다.



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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