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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Jun 17. 2020

왕따였던 친구가 몸짱 CIA 요원으로 돌아왔다

영화 센트럴 인텔리전스 (Central Intelligence) 리뷰




센트럴 인텔리전스 (Central Intelligence), 2016


미국

액션, 코미디

1시간 47분


★★







20년 전 센트럴 고등학교, 탈의실에서 샤워를 하는 로비를 지켜보던 아이들은 보통 사람처럼 샤워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 시각 체육관에선 올해의 고등학생 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었다. 수상자는 가장 성공할 것 같은 졸업생으로 뽑혔던 칼빈 조이너였다. 많은 학생의 축하를 받으며 수상 소감을 발표하던 순간 체육관에 문이 열린다. 아이들은 나체 상태의 로비를 체육관으로 던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로비를 비웃었다. 많은 학생이 로비를 비웃었지만 칼빈은 로비를 비웃기는커녕 자신의 옷을 건네준다. 옷을 받은 로비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체육관을 빠져나간다. 체육관에 있던 학생들과 선생님은 그를 끝까지 비웃었다. 로비가 나간 문을 쳐다보던 칼빈은 홀해의 고등학생 상을 받고 친구들의 축하를 받는다.



다재다능하고 인기가 많았던 칼빈은 회계사가 되어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평소처럼 일을 하던 그는 보조였던 에단이 자신보다 먼저 승진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축하 파티에 같이 가자는 동료의 말에 아내와 점심 약속이 있다고 한다. 에단의 축하 파티를 지켜보던 칼빈은 기분이 좋지 않다. 칼빈이 걱정된 매기는 자리를 옮기자고 하지만 칼빈은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한다. 일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칼빈은 매기에게 20년 만에 열리는 동창회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사무실로 돌아온 칼빈은 페이스북을 열어 센트럴 고등학교 동창회 초대를 거절한다. 거절하자마자 밥 스톤이라는 사람에게 친구 신청이 도착한다. 칼빈을 반가워하며 맥주를 마시자고 하던 밥은 누군지 물어보는 칼빈에게 자신을 로비 위어딕이라고 소개했다. 약속한 장소에 도착한 칼빈은 근육질의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가 같은 학교를 다녔던 로비라는 사실에 놀란다. 맥주를 마시며 달라진 밥의 외모를 얘기하던 칼빈은 비법을 물어보고 밥은 20년 동안 하루도 안 쉬고 6시간씩 운동만 했다고 말한다. 칼빈은 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칭찬해주는 그에게 마음을 연다.



난 남 괴롭히는 사람을 혐오해


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의자를 가져가려는 남자는 칼빈이 물러서지 않자 협박한다. 남자의 태도에 긴장한 칼빈은 밥에게 자리를 옮기자고 하지만 밥은 남자가 칼빈을 모욕했고 사과를 받기 전엔 가지 않겠다고 한다. 남자의 일행이 하나 둘 모여들고 밥은 당신 친구가 내 친구를 욕했으니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단호하게 얘기한다. 총으로 위협하는 일행은 나초를 나눠먹는 걸로 상황을 해결하려는 칼빈을 조롱하고, 그들의 말에 화난 밥은 순식간에 일행들을 제압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칼빈은 자신이 생각하던 과거의 로비가 아님에 놀란다. 가게를 나온 밥은 칼빈에게 약속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칼빈은 속 시원했다고 말한다. 자신을 친구라고 인정한 칼빈에게 고마워하던 밥은 그를 자신의 오토바이에 태운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센트럴 고등학교였다. 학교를 둘러보면 과거를 얘기하던 밥은 자신에게 옷을 벗어준 칼빈에게 고마워한다. 고등학교 시절 받았던 상을 보며 생각에 잠긴 칼빈을 위로하는 밥.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도착한 칼빈은 밥에게 자신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라고 한다.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급여 계좌에 문제가 생겼고 범죄 관련 계좌와 연관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지금 당장 봐달라는 밥의 부탁에 계좌를 살펴보던 칼은 경매에 관련된 계좌임을 알게 된다. 계좌에 있던 무단 사용자 감지 프로그램이 작동하자 밥은 의도적으로 칼빈의 노트북에 술을 흘린다.



사이트에 대해 물어보는 칼빈에게 처음 보는 거라고 말하던 밥은 집에서 자도 되냐고 묻는다. 잘 곳을 정리하던 칼빈은 밥에게 자신의 잠옷을 줬는데 너무 작아서 터질 것만 같다. 칼빈은 자신의 집에서 잔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밥에게 인사하고 침실로 들어간다. 다음 날, 회사에 갈 준비를 하고 거실로 나온 칼빈은 집이 어질러져 있는 상태로 밥이 자고 있는 걸 발견한다. 노크 소리에 현관문을 연 칼빈 앞에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중앙 정보국 소속 요원 파멜라 해리스라고 소개한 여자는 이 남자를 만난 적 있냐며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 속 인물이 밥인걸 알아본 칼빈은 소파에서 자고 있다고 한다. 칼빈의 말에 요원들이 총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가지만 밥은 아침에 봤던 쓰레기들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코미디 영화 <센트럴 인텔리전스>를 보면서 -


국내에서 개봉하지 못했지만 최근 넷플릭스에 업로드된 <센트럴 인텔리전스>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유명한 케빈 하트와 선수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드웨인 존슨이 만나 1시간 47분 동안 쉬지 않고 재미를 선사한 코미디 영화다. 둘은 이 영화 이후 <쥬만지>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감독인 로슨 마샬 터버는 2018년 <스카이스크래퍼>와 2020년 <레드 노티스>에서 드웨인 존슨을 주연으로 선택했다.



케빈 하트가 맡은 칼빈 조이너는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의 기대와 학생들의 응원을 받던 모범생이었다. 남들보다 성공할 줄 알았던 그는 회계사로 일하며 자신보다 먼저 승진한 동료를 보고 인생을 후회하는 평범한 남자가 됐다. 중앙 정보국 소속 요원들이 집에 들이닥치고, 집에서 사라졌던 밥이 회사에 나타나 자신을 데리고 도망치고,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밥을 만나고 나서부터 평범한 일상을 깨는 사건들이 일어난다. 자존심때문에 아내의 위로를 거절하고, 밥을 돕게 되면 자신도 범죄자가 되고 인생이 꼬여버릴 거란 걱정을 하던 그가 어째선지 밥을 도와주고 있다. 20년 전 체육관에서 비웃음을 당하던 로비에게 건넨 배려가 로비의 인생을 바꾸고 자신의 인생까지도 바꾸고 있다. 칼빈도 어느 순간부터 느끼고 있을 거다.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하던 나는 칼빈이라는 인물이 단순하게 친구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캐릭터가 아닌 인생이 바뀌고 있는 캐릭터로 인식하게 됐다. 감독이 칼빈이라는 캐릭터를 케빈 하트에게 맡긴건 그의 과장된 행동으로 관객을 조금 더 집중하게 만들려던 의도가 아닐까. 케빈 하트는 다른 사람이 한다면 밋밋할 수 있엇던 역할을 재미있게 만드는 재주도 있으니 믿고 맡길만 했다. 작은 선행이 인생을 바꾼다는 의미를 잘 보여준 캐릭터라 마음에 들었다.



드웨인 존슨이 맡은 밥 스톤의 원래 이름은 로비 위어딕이다. 그는 20년 전 학교 체육관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붙잡혀 창피를 당한 적이 있다. 많은 학생이 자신을 비웃고 선생님조차 비웃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칼빈이었다. 그날 로비가 칼빈의 옷을 가지고 체육관을 나간 이후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칼빈의 작은 배려에 감동을 받은 로비는 20년 동안 매일 6시간씩 운동해서 살을 빼고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누구도 자신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만든 로비는 밥 스톤이란 이름으로 바꾸고 CIA 요원이 된다. 그리고 자기가 제일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준 칼빈에게 찾아간다. 다짜고짜 찾아와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밥을 칼빈은 귀찮게 여겼지만 어느 순간부터 잘 맞는 파트너가 된다.


네 친구 밥이 검은 오소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알려줄까?
너무 나약하거든, 게다가 켈빈 골든 젯 조이너의 얘기만 허구한 날 늘어놨지. 


끝이 보일쯤 악당이 이런 말을 한다. 켈빈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때 밥은 매일 칼빈에게 고마워했다. 악당은 밥이 매일 자랑하던 친구가 무능력하고 약해빠진 칼빈이라는 점에 실망을 하지만, 밥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악당을 처치하고 켈빈에게 동창회에 같이 가자고 한다. 과거를 다 잊었다고 말하지만 그에겐 아직까지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던 건 칼빈의 작은 배려 때문이 아니었을까? 선수에서 배우가 된 드웨인 존슨은 한국의 마동석처럼 액션이 있고 센 역할만 맡았다. 가끔 농담을 하긴 하지만 진지하고 화려한 액션만 했는데 <센트럴 인텔리전스>에선 그런 역할보다 조금 더 인간성이 강조된 역할을 맡아서 마음에 들었다.



<센트럴 인텔리전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 매력이 있어 보는 내내 흥미를 느꼈다. 주인공은 칼빈과 밥이지만 극 중에서 칼빈의 부인으로 등장한 매기 존슨과 밥의 상관으로 나온 파멜라 해리스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매기는 졸업하자마자 칼빈과 결혼하고 평생을 옆에 있으면서 바닥까지 떨어진 칼빈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일에 대한 만족감이 없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병원을 예약하고 자신은 부모님처럼 되지 않을 거라며 관계를 회복하려고 한다. 매기는 로비가 나체로 체육관 가운데 던져졌을 때 칼빈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로비를 비웃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칼빈이 저녁에 로비와 만날 거라고 얘기하자 부정적인 반응 없이 허락하기도 했다. 이유 없는 혐오를 하는 사회에서 매기처럼 선입견, 편견 없는 캐릭터는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고마움이 되기도 한다. 밥을 체포하기 위해 칼을 찾아온 파멜라 해리스는 밥이 소파에 있다는 얘기에 총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밥이 도망 다니는 범죄자라고 설명하자 놀라서 말이 많아진 칼빈을 보며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칼빈의 회사에 왔을 때 자신을 보고 스트리퍼라고 하며 무례하게 구는 동료에게 정중하게 얘기하지만 말을 듣지 않고 더 크게 조롱하자 전기 충격기로 공격한다. 급하게 상황이 진행됨에도 표정에 흔들림 조차 나타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자신이 될 수 있어요


칼빈과 함께 동창회에 도착한 밥은 매기를 만나고 자신이 과거 로비였다는 사실을 알린다. 칼빈은 매기에게 자신의 인생은 실패했고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한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말한다. 동창회가 열리는 체육관으로 들어간 밥은 과거가 생각나서 나가고 싶어 했다. 칼빈은 긴장한 밥에게 과거와는 다를 거라고 안심시킨다. 칼빈이 투표를 조작해 왕으로 뽑힌 밥은 사람들 앞에 서게 된다. 상을 받으러 나가던 밥 앞에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이 나타나지만 밥은 주먹을 날리고 기절시킨 뒤 지나간다. 상을 받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보여주던 밥은 학교 다닐 때 좋아했던 달라 맥구키언을 만난다. 동창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 밥이 칼빈에게 옷을 돌려주면서 다시 한번 우정을 확인하는 결말도 좋았다. 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결말이었지만 신나는 음악으로 THE END 라는 글자까지 기억에 남았다.



가벼운 코미디라고 생각했던 <센트럴 인텔리전스>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단순하게 친구를 만나서 위험에 빠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파트너 영화 보단 친구를 만나서 인생이 바뀌는, 친구와 함께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끝나고 소방차가 와서 촬영을 중단한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서로의 SNS에 알릴 영상을 찍으면서 티격태격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이나 돌려봤다. 케빈 하트와 드웨인 존슨의 재치 있는 코미디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 정말 추천한다.







<센트럴 인텔리전스> 예고편


https://youtu.be/MxEw3elSJ8M




사진 출처 : 넷플릭스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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