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기본 이메일 작성법
직장인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고 연습을 거듭한 다음 아마 가장 처음 경험하는 업무 관련 글쓰기는 이메일 작성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학교 다닐 때도 이메일 정도는 작성해서 주고 받지만 특히 직장인에게 이메일은 업무의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자 그 자체로 중요한 업무다.
이메일을 잘 쓰는 직장인이 업무 효율도 높다.
그깟 이메일?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이메일을 잘 쓰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우선 도대체 왜 업무를 위해 이메일을 사용하는지 그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메일을 잘 쓰는 방법도 알 수 있다.
이메일을 이용한 의사소통은 전화나 문자, 메신저와 비교했을 때 명확한 근거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업무를 하다 보면 어떤 요청이나 자료를 전달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또 그 전달의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메일은 글의 내용과 전달한 날짜기 명확하게 기록되기 때문에 업무에 자주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직접 대면하여 회의한 내용이나 전화 상으로 주고 받은 내용도 이메일로 다시 한번 정리하여 전달하면 명확한 근거로 남길 수 있다. 또 이메일 회신, 전달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이 보내온 정보나 자료를 왜곡 없이 그대로 보관한 상태로 답변하거나 제 3자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업무를 하다 보면 많은 양의 자료가 쌓이게 된다. 이메일은 이런 자료들을 차곡차곡 보관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해당 자료를 다시 찾아서 쓸 수 있는 일종의 창고 역할을 한다.
특히 외부 회사나 다른 직원에게서 전달 받은 자료의 원본을 확인해야 할 경우 이메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자료는 내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내용이 수정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메일에 첨부되어 있는 상태의 파일은 다시 내려 받으면 처음 받았을 때와 동일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본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전화나 메신저, 대면 회의도 다수의 인원과 진행할 수 있지만, 이메일은 수신자, 참조, 숨은참조 기능을 이용해 보다 명확하게 수신자를 지정할 수 있어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이메일을 이용하면 동일한 내용을 여러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할 필요 없이 한 번에 전달할 수 있어 업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러한 이메일의 장점과 역할을 생각해보면 업무용 이메일을 작성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도 명확해진다. 회사 내에서 지정한 이메일 작성 양식이 있다면 그 기준을 따르면 되겠지만, 만약 별도의 지정된 양식이 없다면 표준적인 작성 방식은 아래와 같다.
우선 메일을 작성하기 전에 누구에게 보낼 것인지 정하는 것이 좋다. 메일을 받는 수신자는 가능하다면 1명으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 특정 부서 인원 전체에 보내야하는 메일이라도 그 부서 내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1명을 수신자로 지정하고 다른 사람들을 참조로 넣는 편이, 부서 전체를 수신자로 넣는 것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메일의 수신자를 누구로 지정하느냐는 발송하는 사람의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일이다. 모호한 여러 사람을 수신자로 지정하는 것보다 정확한 한 사람을 수신자로 지정하는 편이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책임감 있게 해당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
참조는 해당 업무나 정보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을 지정한다. 예를 들어 부서장에게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메일이라면 해당 업무를 같이 하고 있는 부서원을 같이 참조로 넣으면 손쉽게 일정을 공유할 수 있다.
숨은 참조는 메일을 받는 사람이 다른 수신자를 인지하지 못하게 하고 싶을 때 활용한다. 예를 들어 외부 업체에 업무 관련 메일을 보내면서 업무 확인 차 우리회사 부서장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내고 싶지만, 해당 업체에서는 부서장의 메일 주소를 알지 못하게 하고 싶다면 숨은 참조에 부서장을 넣으면 된다.
메일의 제목을 쓸 때 중요한 것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읽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목은 최대한 간략하게 쓰되 메일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좋다. 더불어 해당하는 프로젝트의 명칭 등을 제목에 적어두면 추후에 검색 등을 통해 메일을 다시 찾아봐야 할 때 유용하다. 메일을 검색해서 찾아야 하는 경우까지 생각한다면 같은 업무에 대한 메일을 작성할 때마다 프로젝트 명칭 표기 등을 통일해서 사용하며 줄임말 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다 체계적인 분류를 위해서는 말머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보통 대괄호를 이용해 [말머리]와 같은 양식으로 적는다. 메일 제목의 시작 부분에 말머리를 사용하면 한 눈에 메일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고 검색의 키워드 역할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부업체에 메일을 보낼 경우에는 자사의 업체명이나 브랜드명 등을 말머리로 사용하고 회사 내부에서 주고 받는 메일의 경우 해당 프로젝트 명이나 부서명 등을 말머리로 사용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 [긴급] 이나 [컨펌요청] 처럼 메일의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해 활용할 수도 있다.
만약 작업물을 보내기 위한 이메일이고 동일한 작업물이 여러 버전이 있을 경우 같은 제목의 마지막에 버전을 표시해준다면 버전 관리에도 유용하다. 만약 버전의 번호를 붙이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면 보낸 날짜를 표기해서 버전 번호를 대체하는 방식도 있다.
<예시>
[컨펌요청] 5월 마지막주 직장인 글쓰기 원고 (220527)
업무용 메일은 불필요하게 긴 안부인사 보다는 간단하게 '안녕하세요' 혹은 '안녕하십니까'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 상대방의 이름과 직책을 알고 있다면 인사말 뒤에 붙여주는 것이 좋다. 시작 부분에 이름과 직책을 넣어 읽는 사람을 명확하게 하면 메일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읽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 다음은 메일을 보내는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하는 편이 좋다. 메일의 발신자 항목을 보면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있지만, 해당 메일 시스템에서 발신인의 이름을 어떻게 표기할지 모르기 때문에 정확히 내 정보를 전달하는 편이 낫다.
<예시>
안녕하세요. 김땡땡 과장님
브런치닷컴 글쓰는직딩 대리입니다.
메일의 본문 첫 문장은 가능하면 메일을 보낸 중요한 목적을 써주는 것이 좋다. 읽는 사람이 내용을 꼼꼼히 파악해서 읽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메일을 보낸 목적을 정확히 밝힘으로써 주요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목적을 적었다면 그에 따른 세부적인 사항들을 전달한다. 메일의 내용을 적을 때는 한 문장을 지나치게 길게 적지 않도록 하고, 불필요한 수식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전달해야 할 항목이 많다면 번호나 글머리 기호를 사용하면 읽는 사람이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파일을 첨부하였다면 첨부된 파일을 확인해 달라는 설명을 추가하는 편이 좋다.
<예시>
5월 마지막주 직장인 글쓰기 원고 전달을 위해 메일드립니다.
원고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인사말
2) 이메일의 중요성
- 기록과 근거
- 원본 자료
- 다자 커뮤니케이션
3) 이메일 쓰는법
- 수신자 지정
- 제목
- 인사말
- 본문
- 맺음말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파일 확인 부탁드립니다.
메일의 마지막에는 메일 내용 확인 후 필요한 요청 사항을 작성한다. 이때 날짜가 명확히 정해진 요청의 경우 오해의 여지 없이 날짜를 명확히 표기한다. 요일을 같이 적어주면 읽는 사람이 좀 더 쉽게 날짜를 계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끝 인사도 첫 인사와 마찬가지로 간단하게 작성하고 본인 이름을 한 번 더 언급하면 읽는 입장에서 발신자를 한 번 더 인지할 수 있다.
<예시>
원고 내용 검토 하신 후 추가하거나 수정할 사항이 있으시면 5월 31일(화)까지 메일로 회신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쓰는직딩 드림
물론 이렇게 이메일 작성 방식에 앞서 소속된 회사에 자체적으로 업무용 이메일 양식이 정해져 있다면 그 것을 따르면 된다. 이번 시간은 그런 양식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할만한 메일 구성과 작성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업무용 이메일 작성도 익숙해지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익숙해질 때까지 다른 직원이 보낸 이메일의 내용을 참고하고 또 수신자나 참조를 어떻게 지정했는지도 관심 있게 살펴본다면 어렵지 않게 이메일 작성 요령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