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을 사람 Aug 31. 2021

유치원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학부모 편

전지적 유치원 교사 시점에서의 이야기.

지난번에는 예비/초임 교사들이 유치원을 선택할 때의 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전지적 유치원 교사 시점에서 말하는, 학부모가 유치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려했으면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결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각 가정의 사정에 따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따르는 것이 맞다.






1. (코로나가 아니라면) 입학설명회를 갑시다. 


지원할 유치원에서 하는 입학설명회를 꼭 참석하자.

'처음학교로' 확대 시행 이전에는 입학설명회를 참석하는 것도 경쟁이었다. 입학설명회를 참석해야지만 유치원 입학 추첨권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처음학교로' 시스템을 통한 추첨으로 유치원 입학 등록을 하게 되며, 누구나 원하는 유치원 3곳(현재 재학 중인 유치원에 계속 재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경우는 2곳)에만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처음학교로 시스템으로' 입학설명회나 유치원 추첨권 없이도 지원하고 싶은 유치원에 지원해볼 수 있게 되었다지만, 그래도 꼭! 지원하고 싶은 유치원의 입학설명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치원에서 야근과 주말 출근도 감수하고, 평일 유치원 오픈 시 교사들이 모르는 학부모들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까지 입학설명회를 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유치원 입장에서도 우리 원의 특성을 잘 이해한 학부모가 지원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 연령에 몇 명씩, 유치원의 핵심 교육프로그램을 흔드는 불만사항을 끊임없이 호소하는 학부모가 있다. 민속촌에 베르사유와 피라미드도 만들어 달라는 것 같은 요구 말이다. 진짜 이런 학부모들이 있다. 

100% 만족하는 유치원을 찾기는 힘들다. 사전에 아쉬운 부분을 감수하고 아이를 보내더라도 작은 일에 크게 서운해지는 곳이 유치원이다. 유치원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려는 노력 없이 아이를 보내고 나면 속상한 일 투성이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꼭! 유치원 입학설명회에 참석하여 유치원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따져보고 지원하자. 입학설명회에 끝까지 참석을 못 한다면 배부 자료라도 받아 와서 정독하자.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건의사항(우리 애만을 위한 지극히 개인적인 부탁 말고!)은 담임 입장에서 대환영이다. 





2. 유치원 알리미(https://e-childschoolinfo.moe.go.kr)를 적극 활용하자. 


<유치원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교사 편>에서도 소개했던 유치원 알리미!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만 유치원 알리미를 통해 전국의 유치원/어린이집의 정보공시를 확인할 수 있다.


유치원 알리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공시항목은 이러하다.




3. 인력이 충분한 곳인지 알아보자.


무슨 일이든 인력이 충분한 게 좋지 않은가? 유아교육도 마찬가지다. 부담임이나 보조교사가 있는지 알아보자. 보조교사가 더 필요한 연령은 있어도 필요 없는 연령은 없다. 보조교사의 유무는 교육의 질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전에 말했다시피 한쪽에서 아이가 바지에 똥 싸고, 다른 한쪽에서는 싸워서 울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모가 갑자기 데리러 와서 빨리 나오라 하고, 그 와중에 학원 가는 아이들의 하원도 함께 준비해야 하는데 어른은 나 혼자인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교실이다.(이럴 때 꼭! 학원에 가야 하는 아이가 바지에 똥 싼 아이더라... ) 교실이 아닌 곳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찾아온다. (생각만으로도 죽고 싶어 진다.......) 이런 일이 만 3세에게만 일어나는가? 아니오. 만 5세 반에서도 일어난다. 이때 보조교사 한 명만 더 있다면 상황은 더 빨리 정리될 것이고 나머지 아이들이 방치되는 시간도 줄어든다.


보조교사가 있다면 수업준비도 더 촘촘히 할 수 있다. 물론 보조 교사가 없다고 해서 수준 낮은 교육을 하는 곳이라는 뜻은 아니다. (뭐, 담임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면 된다. 다만 교사의 기대수명이 줄어들겠지...)

원 입장에서 '보조교사=인건비 지출'이다. 원아모집이 안 되는 곳이라면 보조교사가 없더라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대가 생각하고 있는 유치원이 숲유치원이라면 보조교사의 유무를 꼭 확인하자.

숲 유치원에서 보조교사와 부담임의 유무는 교육의 질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과 연결된다. 연령별 보조교사가 없더라도 숲이나 실외에 나갈 때 따로 도와주는 인력이 있는지 확인하자.




4. 사람이 자주, 많이 바뀌는 곳은 이유가 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믿는다...








위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팁이다. 참고하면 좋은 팁. (1번과 2번은 필수로 생각해주면 더 좋겠지만.)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유치원도 유치원이지만 나랑 잘 맞는 담임교사를 만나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정말 복불복이다. 인생이란 복불복의 연속인 것을.......


그리고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따르는 것이다. 



남들이 A 유치원이 좋다고 아무리 말해도 내 우선순위를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나에겐 최악의 유치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위한 선택을 하자. 우리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아이가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다닐 수 있을 만한 곳으로 보내자. 


남들이 A유치원/어린이집에서는 수영도 가르치고, 한자 급수 시험도 보고, 영어 선생님이 상주하고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해도 그곳이 내게도 좋은 곳은 아니다. 남들 말에 따라 내 우선순위 중 다섯에서 열 번째쯤에 있는 것들을 위해 가장 첫 번째에서 네 번째까지의 것들을 기회비용으로 삼는다면, 아마 그 원을 다니는 내내 불만스러울 것이다.


세상 모든 아이가 행복한 유치원 생활을 하길 바랍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유치원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교사 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