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무궁전 Sep 06. 2023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거야

거기에 풍족과 여유를 곁들인.

내 꿈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짚고 넘어가야 할 명제가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 똑부러지게 고집하는 한가지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 또 그렇지가 않다.


좋아하는 일이 아주 많기도, 아주 없기도 하다. 그러면서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지?


.


90년대 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라. 가슴이 뛰을 해라. 주도적인 사람이 되어라. 나답게 살아라. 이런 말들을 귀에 딱지 박히게 듣고 살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먹고 살기 바빴던 이전 세대와 다르게 '어떻게' 먹고 살지, 자아실현을 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우리 세대의 과제였다.



나답게 산다는 것. 그것은 인생에 있어 진리요 생명이었다.


곧 죽어도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었던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냐는 엄마에게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거야!!" 하며 빽 소리를 지르곤 했다.


온 세상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라고 부추기는데 나라고 못할 일이야? 앞으로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미래의 멋진 나를 그려보는 일은 팍팍한 수험생활에 지친 여고생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


그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20대의 나는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다.

이름만 들어도 꿈과 열정이 떠오르는 영화 현장, 영화제, 인디 밴드, 뮤직비디오, 파티 크루, 공간 창업, 미술 전시, 독립 출판 등등... 이 문을 두드렸다가 저 문도 두드려보고, 많이도 이곳 저곳을 들락날락 거렸다.


.


하지만 그렇게 20대를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여기저기 방황하며 보냈음에도, 명쾌하게 이거다! 하는 답을 찾지 못한 채 30대가 되었다.


30대는 20대보다 조금더 현실적으로 되어간다지.

조금씩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뭐하나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고, 경험은 많지만 경력은 없는, 이것저것 애매한 능력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어디 가서 자기소개를 하려 하면 나조차도 나를 설명할 길이 없어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덕지덕지 붙어있는 나의 애매한 능력들. 어떻게든 굴러가기는 한다.


나름 경험 부자로 그동안 내가 했던 프로젝트들을 되돌아보면 하나하나가 내새끼여서 애착이 가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뭔가 하나의 연관성이라던가 이걸 통해 무엇을 하고 싶었던건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것들이 돈을 벌어다준 프로젝트는 아니어서 계속 이어가기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보릿고개를 열정 하나로 이겨내야 했다.


그러기엔 또 나의 열정이 그정도로 불타오르지도 않고... 언제까지 나에게 열정페이로 입막으며 새로운 문만 두드릴것인가!!


.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고집은 내려놓지 못했다. 욕심이 하나 늘었을 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근데 이제 풍족과 여유를 곁들인. ☺️호호

몇 천원 차이로 먹고 싶은 메뉴를 바꾸고, 오늘 만큼은 마음껏 쇼핑한다! 하고 마음 먹고 간 지하철 양말 쇼핑에도 한두개는 내려놓고 나오는 이 생활, 30대 40대에는 달라지고 싶었다.


.


어떻게 해야 좋아하는 일을 하며 풍족과 여유도 챙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생각지도 않던 기회가 찾아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